2017 휴먼네트워크 멘토링 우수사례, 따뜻한 열정의 이야기 ‘가득’

新(신)나눔문화라고 불리는 멘토링의 어원을 알고 있는가. 과거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로 출정을 떠나며 아들을 맡길 사람이 필요했고, 지혜와 신뢰로 인생을 이끌어준 이가 바로 멘토였다. 이로부터 하나의 명사로 불리게 되었고, 시대흐름에 따라 멘토링 그리고 멘토와 멘티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왔다. 과거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을 이루는 이는 멘티에 한정됐지만, 최근에는 함께하는 멘토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상승곡선이 비례하며 멘토와 멘티는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멘토링 사업을 지원·운영하고 있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휴먼네트워크는 매년 공모를 통해 전국 각지의 멘토링사례를 모집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우수사례를 선정하고 있다. 선정된 사례 속 주인공들에게는 시상과 더불어 많은 이들에게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발표회를 연다. 올해 발표회는 지난 11월 9일, 강남 그랜드힐 컨벤션에서 진행됐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멘토링의 전국적 확산을 위해 열심히 활동해 공로를 인정받게 된 수상자들에게 축하인사를 전한다”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사람을 통해 사람을 키우는 멘토링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 지지로 따뜻한 이야기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수사례 공모전은 총 10건이 수상, 상장과 상금을 받았다.

2017 휴먼네트워크 멘토링 우수사례 발표회가 지난 11월 9일 강남 그랜드힐 컨벤션에서 열렸다. 서상목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공모전 수상자들이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 휴먼네트워크 멘토링 우수사례 발표회가 지난 11월 9일 강남 그랜드힐 컨벤션에서 열렸다. 서상목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공모전 수상자들이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채로운 볼거리, 배가되는 즐거움

대상을 수상한 ‘함께하는 사랑밭월드문화센터’의 김동순 코디네이터 사례로 샌드아트가 공연됐다. 모든 조명이 꺼지고 무대 중앙에는 샌드아트의 화면이 나왔다. 이어 나레이션을 통해 잔잔하게 사례가 낭독되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4년간 집 안에만 갇혀 살던 멘티는 세상을 낯설어했습니다. (중략) 하지만 이내 공부를 시작해 친구들도 만나고, 검정고시에 합격해 고등학교에도 진학했습니다. 그리고 낮은 음이 좋아서 배우기 시작한 베이스 기타는 이제 저의 꿈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중략) 멘토 선생님, 감사합니다!”

샌드아트 공연이 끝난 이후 사례의 주인공이 속해있는 밴드부 학생들이 무대 위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보여준 신나는 밴드 공연이 이어지면서 참석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발표회 중간에는 지난 해 우수사례 수상기관 중 하나인 ‘영종예술단’의 공연도 펼쳐졌다. 어린 멘티들은 플롯과 섹소폰을 통해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했고, 크게만 느껴질 수 있는 무대이지만 떨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뽐낸 그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웃음꽃을 선사했다.

첫 번째 발표는 아름다운 배움의 고원형 대표가 맡았다. 그는 세월호 생존자 형제·자매를 멘티로 삼아 문화·예술 멘토링을 진행해 스스로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멘토링 일화 하나를 이야 기했다.

“세월호 생존자 멘티 학생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었다. 그래서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었는데, 주저 없이 보쌈이 먹고 싶다고 말하더라. 소소한 소원을 함께하며 멘티는 멘토링을 통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생존자라는 꼬리표를 떨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다”며 멘토링 당시 느꼈던 점을 이야기했고, 참석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그 다음 마이크를 잡은 이는 반월신용협동조합의 배유리 대리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신협사회공헌재단이 주관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신협과 함께하는 경제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그동안의 멘토링 과정을 설명했다. 어색하던 멘티들을 만나 서로 인사를 하고, 함께 친해지는 과정을 거쳐 세상에 둘도 없는 멘토-멘티가 되었다는 것. 밝은 표정으로 발표하는 모습에서 멘토링이 선사하는 행복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세 번째 발표는 IBK 행복나눔재단의 김성웅 팀장이 진행했다. 그는 지하철 노선도를 가리키며 “이 노선도를 보면 순환하는 2호선 역에서 또 다른 2호선 역으로 가려면 갈아타지 않고도 갈 수 있다. 하지만 몇 번을 갈아타고, 무수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 좌절은 실패가 아니라 단지 목적지로 가는 과정 중 하나일뿐이다”며 멘토링 당시 멘티에게 전했던 말을 설명했다.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전한 따뜻한 말은 보는 이들에게도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다양한 멘토링 사례…감동의 릴레이

네 번째는 전년도 수상자인 우리나눔봉사단 전민국 학생이 진행했다.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도 멘토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던 그는 자신의 멘토링 이야기를 전했다. 다른 대학생들과 함께 휴먼네트워크에서 지원한 ‘동아리야, 멘토링하자!’ 프로그램의 지원부터 결과까지, 그가 노력했던 과정들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대학생들에게 멘토링 참여를 독려하던 그에게서는 멘토링을 향한 열정이 가득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상 수상자인 ‘함께하는 사랑밭월드문화센터’ 김동순 본부장은 앞으로도 이처럼 좋은 사례들이 발굴돼 멘토링을 하는 기관이 더 많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전했다.

‘2017년 멘토링 우수사례 발표회’는 누가 수상을 하고, 어떤 발표를 하고, 무슨 공연을 하는지는 참석자들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매년 멘토링 사업을 통해 우수한 사례들이 무수히 발굴되고 있으며, 이 사례들을 위해 많은 관계자들이 뒤에서 숭고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내년에는 어떤 새로운 사례들이 발굴되어 멘토링문화를 확산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7년 12월호(통권 11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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