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시설 ‘마리아마을’, 2019년 설립 50주년 앞두고 새로운 도약 다짐

2004년 6월 준공한 마리아마을 건물 전경. 마리아마을은 생활인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며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4년 6월 준공한 마리아마을 건물 전경. 마리아마을은 생활인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며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사회일원으로서 인정받고 최소한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가정처럼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우리 시설의 목표이자, 목적입니다.”

부산시 사하구에 위치한 노숙인복지시설 ‘마리아마을’(원장 마리스텔라)이 2019년 설립 50주년을 앞두고 소박하지만, 너무나도 설립 취지에 충실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1969년 7월 알로이시오 슈월츠 신부가 부산시로부터 행려환자구호소를 위탁받으며 시작된 마리아수녀회의 마리아마을은 2000년 1월 1일 부랑인복지시설로, 2012년 6월 관련법 시행으로 노숙인복지시설로 전환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마리아 마을은 한국전쟁 후 극심한 혼란과 가난 속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을 때 무료진료소와 고등공민학교를 통해 구호사업과 교육사업을 시작한 미국인 알로이시오 슈월츠 신부가 1969년 100여명의 결핵환자를 수용하고 있는 행려환자보호소를 부산시로부터 인수받으며 시작됐다.

마리스텔라 원장은 “알로이시오 슈월츠 신부가 부산시 결핵행려환자 들의 보호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며 지금의 우수사회복지시설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생활인 대부분 장애인…생활지도원 ‘부족’

현재 마리아마을은 정원 107명. 그중 입소자는 98명이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57:41로 3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평균 연령은 56세 정도. 하지만 점점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마리아마을은 노숙인복지시설 중 요양시설로 분류되어 입소자 들의 대부분이 정신질환 장애인이거나 노인이다.

때문에 단기간 내 가정 및 사회복귀가 힘든 노숙인이 다반사다. 마리스텔라원장은 “생활자 의 80~90%가 장애인이고 그 중 정신질환자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장애인과 노인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시설종사자들의 수고로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마리아마을 종사자는 원장 1명을 포함해 사무국장, 생활복지사, 간호사, 영양사, 생활지도원, 위생원, 설비기사 등 총 17명이 98명의 생활자를 돌보고 있다.

마리스텔라 원장은 “함께 생활하는 입소자들에게 내 집 같이 편안한 환경,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지만, 인력부족이라는 물리적 환경 때문에 개개인에게 100%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줄 수 없다는게 안타깝다”며 “특히 현재 4명의 생활지도원이 98명의 입소자를 지원하면서 생활지도원은 과업에 시달리고, 생활자는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숙인재활·요양시설의 생활지도원 문제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노숙인 재활·요양시설 현황’에 따르면, 6월 기준 시설 57개에 입소한 노숙인 7118명 가운데 장애등록 인원은 4157명(58.7%)이다. 생활지도원은 294명으로 1명당 노숙인 24.2명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가 중증(1·2급)장애인시설의 경우 4.7명당 2명, 지적·시각장애인 5명당 1명, 지체·청각·언어장애인 10명당 1명의 생활지도원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생활지도원 1명당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돌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정부는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의 경우 노숙인 50명당 생활지도원 1명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생활인 대부분이 요양대상자인 만큼 장기간 입소하는 노숙인들이 많다”면서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고령화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생활인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지원

마리아마을은 ‘장애’와 ‘고령’, 그리고 ‘노숙인’이라는 사회적 편견까지, 사회복지분야 중 가장 소외되고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생활인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지역사회와의 교류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현재 사회재활프로그램으로 영화감상은 물론 맛집탐방, 부산길탐방, 놀이치료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산대병원과 함께 정신장애인 정서지원 및 인지분화 프로그램, 지적장애인 대상 스페셜올림픽 등 장애인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다 많은 생활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매년 경로당 어르신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열고, 자선바자회, 복지박람회를 개최하는 한편, 나누미 봉사단을 조직해 매달 독거노인가정을 방문해 청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정기적으로 공익병동을 방문해 연고자가 없는 환우를 위로하고, 지난 2000년부터는 매년 명절에 무연고자 묘지벌초를 실시하고 있다.

마리스텔라 원장은 “올해는 복지부 지원을 받아 생활인들의 인지능력개발과 재활치료 사업을 성공적으로 실시하는 등 성과가 크다”며 “에이블-X프로그램을 활용해 참여자들의 인지능력과 신체능력을 개선하고, 컴퓨터게임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해 참여자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1등 노숙인요양시설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내·외실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꾸준한 기능보강사업을 통해 요양시설에 맞는 환경을 갖추고, 나눔 숲을 조성해 생활인의 편안한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리스텔라 원장은 이와 더불어 “장애인과 고령자라는 시설생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신체능력 향상을 위한 의료재활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하겠다”고 다짐했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7년 12월호(통권 11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복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