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사회복지관 프로그램 현지 적용 노하우 전수

우리나라의 복지 프로그램을 전수하기 위해 지난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 실천현장의 전문가 7명이 베트남을 방문했다. 한국형복지모델 전수사업은 2012년부터 중국 길림성을 시작으로 중국 산동성과 베트남 호시민시, 몽골의 복지프로그램 개선과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추진해오고 있다.

베트남과는 2013년 지역조사를 시작으로 그간 4번의 초청연수를 진행했다. 전문가파견은 지난 2016년 11월 이후 두 번째다. 현재 베트남 호치민시의 4개 사회복지기관과 한국의 반포종합사회복지관, 방화2종합사회복지관, 원종종합사회복지관, 음봉산동종합사회복지관 간 협약을 체결하고 협약기관별 복지모델전수가 이뤄지고 있다.

전수단은 이번 방문에서 베트남 사회보훈노동청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청소년 사회봉사 중심센터(Tr u ng tâmcông tác xã hội thanh niên Thànhphố H ồ Chí M inh), 장 애아동시설(Trung tâm Bảo trợ trẻ tàn tật mồcôi Thị Nghè), 아동복지시설(Làng thiếu niên Thủ Đức), 종합생활시설(Trung tâm bảo trợ xã hội Chánh Phú Hòa) 등 협약체결 기관을 견학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이준영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베트남 사회복지종사자에게 ‘한국의 사회보장제도 및 전달체계’ 강의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베트남 호치민시 뚜둑 청소년마을을 방문한 전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시 뚜둑 청소년마을을 방문한 전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시설 개방해 관계 맺어야

Trung tâm công tác xã h ội thanh niên Thành phố H ồ Chí Minh는 1989년 설립됐다. 공 산청년단 산하 기관으로, 청년단이 중심이 되어 활동한다. 정부로부터 20%정도 예산을 지원받고 나머지는 기업과 개인 후원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서비스 대상은 청소년, 장애인, 노인, 환자 등이며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건강교육, 성교육, 마약예방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노인을 대상으로는 방문서비스, 집수리 등을 제공하고 지역 환경보호와 도시정화사업에도 앞장서는데 정기적인 개울 정화활동과 분리수거 홍보행사 등도 진행한다.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한 캠프, 페인트칠 등 학교 환경개선, 에이즈 예방, 모금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지역복지 발전에 힘쓰고 있다.

전수단은 “한국 사회복지관은 프로그램을 직접 제공하는 것에서 점차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는 분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지역사회에 시설을 개방하는 방안도 고민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한 청소년 휴대폰중독문제예방사업 시행, 청년단 산하기관과의 연계사업 추진 등을 제안했다.

Trung tâm Bảo trợ trẻ tàn tật mồcôi Thị Nghè는 특수교육실, 직업기술교육실, 컴퓨터실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식품관련 교육실이 신설됐다. 3세부터 18세까지 뇌성마비환자, 정신장애인, 다운증후군 환자, 자폐증 환자 등 183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는 학부모 상담을 진행하는 전담부서가 별도로 있어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지, 언어, 사회적응, 직업교육 등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시설 관계자는 “한국 방문 후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물리치료실 등 신규로 5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특히 자활운동을 통해 참가한 아이들 25명이 1만6800번의 물리치료를 받았고 행동 장애 교정 등을 통해 아이들의 지능수준이 올라가고 언어도 발전했으며, 무엇보다 자해행위를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아동 자립위해 ‘디딤씨앗통장’ 도입 추천

Làng thiếu niên Thủ Đức은 아동복지시설이다. 아이들은 법적으로 만 18세가 되면 자립해야 하지만, 대학생이 된 후에도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시설에서 등록금과 생활비도 지원해준다.

시설 관계자는 직업교육에 크게 관심을 갖고 한국의 프로그램을 소개받고 싶다고 했다. 신생아 때부터 보호서비스를 제공하고 학교를 갈 나이가 되면 그에 맞게 교육을 지원하고 있는데, 직업교육도 함께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곳에서는 직업교육을 위해 외국에 보내기도 한다고 했다.

전수단은 “시설에서 직업교육을 시키는 것도 좋지만 외부자원을 활용해 전문교육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이들의 자립과 관련해서는 저소득층 아동의 자립을 위해 보호자나 후원자가 매월 일정금액을 저축하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1:1 매칭지원금을 적립해주고 18세 이후 자립에 사용할 수 있는 ‘디딤씨앗통장 사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Trung tâm bảo trợ xã hội Chánh Phú Hòa는 부녀회 산하기관으로 가족지원센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동안 상담과 교육을 주로 진행해왔는데 마약예방교육, 건강교육, 아동권리보호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에이즈 환자 진단부터 치료기관 연계, 미혼모 지원 실시, 임신부터 출산까지 보호·지원 및 양육서비스 물품 제공, 청소년 직업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2004년 설립 당시 산모를 위한 업무만 했으나, 성매매가 사회적문제가 되면서 이들을 위한 진단 및 치료의 기능도 하게 됐다. 2014년부터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이용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여성생활시설, 보호시설 등 폭력피해여성을 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상담을 하다보면 한계를 많이 느낀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배우고 전수받고 싶다”고 했다. 베트남 호치민시를 대상으로 한 한국형복지모델전수사업은 현재 2018년까지 계획돼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이번 방문으로 파악한 협약기관의 욕구 및 문제점 등을 내년 초청연수에 반영할 계획이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7년 12월호(통권 11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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