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협의회, 좋은이웃들 사업 중심으로 복지사각지대 밝혀

거창군사회복지협의회는 ‘좋은이웃들’ 사업을 중심으로 지역 소외계층을 찾아 지원하고 있다.
거창군사회복지협의회는 ‘좋은이웃들’ 사업을 중심으로 지역 소외계층을 찾아 지원하고 있다.

“지역협의회가 각자 위치에서 묵묵히 맡은 역할을 해낼 때 지역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자연스레 인지도는 높아지고 지역복지의 허브역할도 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7년 설립된 거창군사회복지협의회(회장 이남이)는 10여 년째 거창군의 든든한 복지울타리가 되어주고 있다. 거창군협의회는 경상남도와 군의 지원을 받아 사회복지법인으로 출발했다. 설립 초기 지역 내 복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홍보하는데 주력하다 2011년 푸드뱅크, 2012년 이동푸드마켓을 운영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협의회가 지역사회에 자리 잡은 건 2013년 소외계층을 발굴해 공공 및 민간자원과 연계·지원해주는 ‘좋은이웃들’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평소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임규순 전 회장이 사업 취지에 공감하고 지역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적극 움직였다. 푸드뱅크·마켓과 연계해 도움을 주는 등 모든 사업을 ‘좋은이웃들’ 중심으로 이끌어나갔다.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복지서비스가 닿지 않는 산간오지의 노인지원서비스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2013년 5월 거창군에 신고하고 ‘좋은이웃노인돌봄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는 지리적, 교통문제로 소외되어 있던 노인 24명을 대상으로 5명의 요양보호사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상담사 양성해 알코올 중독자 가정 회복 나서

거창군협의회는 2013년부터 5년간 1300여 명의 복지소외계층을 발굴하고 3400여 건의 자원을 연계했다. 좋은이웃들 사업을 수행하는 전국 100개 기관 중에서도 돋보이는 실적이다.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 그간 맨땅에서 일군 것들도 많다. 이웃을 돌보며 소외계층을 발굴해 줄 봉사자 모집부터 쉽지 않았다.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담당자가 발로 뛰며 직접 대상자 발굴에 나섰다. 그러다 차츰 지원대상자가 늘고 입소문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갔다. 2013년 84명으로 시작한 봉사자는 2017년 현재 600명으로 7배 이상 늘었다.

대상자 지원도 쉽지 않았다. 사업비에서 지원할 수 있는 구호비로 복합적 어려움을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협의회도, 사업도 생소하다보니 후원도 쉽지 않았다. 이 때부터 각 기관과 서비스를 연계하며 주택개보수, 생활비 지원 등을 위해 다양한 공모사업에 신청서를 냈다. 방송과도 연계해 모금활동을 하는 등 자원동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남이 회장은 “‘사업비가 부족하다’는 핑계를 찾지 않고 스스로 자원을 찾아 연계하며 대상자를 지원하고 있다”며 “그렇게 열심히 뛰다 보니 지금은 필요한 지역자원이 있을 때 후원과 봉사가 이어지는 등 지역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변화는 특히 최근 1∼2년 사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공모사업 중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협의회 대표사업으로 자리 잡은 것이 ‘알코올 중독자 가정 회복’ 사업이다. 2016년 아산재단에 공모해 지난 6월까지 1년간 진행된 이 사업은 전문상담인력을 양성하고 알코올 중독 대상자와 가정을 발굴해 그들에게 각 상황에 맞는 심리·정서적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거창군 내 알코올중독 관련 사업이 없고, 저소득 가정의 경우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 받거나 가정이 해체되는 등 피해사례가 많아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게 됐다.

사업 진행을 위해 전주에 있는 전라북도 마음사랑병원 중독치료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대상자와 상시 동행방문하며 치료를 돕고 있다. 거창군보건소,각 읍·면, 군청 복지허브팀 등과 통합네트워크를 구축해 알코올 중독 대상자가 발견되면 협의회로 연계한다. 지난 1년 간 80명이 알코올 중독 관련 치료를 받았다. 공모사업은 지난 6월 끝났지만 사업은 앞으로 지속할 계획이다. 인력, 예산 등 운영의 어려움은 있지만 치료를 통해 회복중인 대상자가 늘고 있고, 대상자 발굴 때마다 협의회로 연계되고 있어 사명감 또한 크기 때문이다.

거창군 ‘복지파트너’ 자리매김… 다문화가정 지원 방안 마련할 것

이외에도 거창군협의회는 올해부터 어르신을 돌보는 활동을 하고 이를 포인트로 적립·관리해 65세 이후에 본인이 사용하거나 돌봄이 필요한 가족 또는 제3자에게 기부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노력으로 입지를 다진 거창군협의회는 거창군과의 관계도 협력적이다. 사업 대부분을 희망복지단 내 복지 허브팀과 연계·진행하고 있어 군에서도 ‘복지파트너’로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역협의회가 더욱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중앙 또는 경남협의회에서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해주면 좋겠다”며 “시·도에서 진행중인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시·군·구단위에서 진행하는 등 지역복지 중심기관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거창군협의회는 현재 ‘다문화가정’ 지원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종합지원대책을 마련해 거창군, 나아가 전국 다문화가정을 지원할 수 있는 해결점을 찾는 것이 목표다.

이 회장은 “다문화가정이 닫힌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군과 연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며“가장 큰 복지현안 중 하나가 될 다문화가정 문제에 협의회가 한발 앞서 대비하면 좋겠다”고 했다.

거창군협의회는 앞으로도 소외계층의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거창의 복지사각지대를 밝혀 나갈 계획이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7년 11월호(통권 11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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