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소중함을 알리고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가족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해 앞장서는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의 소임을 맡은 것은 영광이다.

 

신언항 인구보건복지협회장
신언항 인구보건복지협회장

 

Q | 제13대 인구보건복지협회장 취임을 축하한다. 소감과 함께 포부를 말해 달라.

 

“현재 우리사회는 저출산 문제라는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결혼해서 자녀가 생긴다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인데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가 늘어가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 이러한 시기에 가족의 소중함을 알리고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가족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해 앞장서는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의 소임을 맡은 것은 영광이다. 결혼과 출산을 생각하면 부담이 아닌 축복이라는 따뜻한 감성이 살아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Q |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주요 사업엔 어떤 것이 있나.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민인식 개선홍보, 출산장려사업, 성생식·모자보건사업, 건강증진사업, 국제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얼마 전 협회가 추진한 저출산극복 표어공모전에서 ‘더 낳은 우리 아이, 더 나은 우리 미래’가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이처럼 국민들과 함께 저출산의 해법을 찾고 우리사회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기업에서의 가족친화 환경조성을 위해 종교, 언론, 경제, 시민단체 등 각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 우리나라 저출산은 얼마나 심각한가.

“2015년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그런데 이마저도 지난해 1.2명 이하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저출산 문제는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2017년을 인구절벽의 원년으로 향후 5년간이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때다.”

 

Q | 저출산 문제에 대한 국민의 체감도는 어느 정도인가.

“2015년 보건복지부의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약 9명이 저출산 현상이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사회조사’에서 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저출산 현상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식은 하고 있지만, 실천 의지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청년취업, 주택, 보육비 문제 등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여 결혼, 출산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결혼과 출산은 개인의 기쁨이자 축복이다. 이러한 행복을 젊은 세대가 포기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Q | 저출산 원인과 극복방안은 무엇일까?

“저출산 원인으로는 고용 불안정,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해결책을 찾기가 매우어렵다. 얼마 전 ‘리셋코리아:내가 바꾸는 대한민국’ 행사에서 20∼30대의 주된 고민을 취업이라고 했다. 취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결혼, 연애, 출산 등을 포기하는 N포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저출산 문제의 시발점을 청년실업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는 고용 불안으로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에 대해 느끼는 부담을 해결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일하고 싶은 청년들이 일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각계가 머리를 모아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일하는 여성들이 승진과 경력단절을 걱정해 일과 가정 중 한 가지를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남성들도 정시 퇴근하여 육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 환경조성을 위해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 직장에서의 ‘눈치야근’, 회식문화도 개선돼야 한다.”

 

Q | 남성의 육아참여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남성의 육아참여는 왜 중요한가.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독박육아’라는 말이 일상용어로 빈번하게 사용된다. ‘독박’은 뭔가를 심하게 독촉한다는 뜻인데, 이 단어가 육아와 붙어 그 의미가 잘 해석되지 않았다. 그런데 의미를 들어보니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육아를 도맡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는 부부가 함께 양육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혼자서 키우라고 하니 혼자 하는 육아 부담과 스트레스가 이런 신조어를 탄생시키지 않았나 생각한다. 혼자 하는 육아에 대한 어려움은 부부공동육아의 중요성으로 이어져 ‘남성의 육아참여’가 강조되고 있다. 정부도 아빠의 달 휴직급여 상한액을 둘째 자녀부터 인상하는 등 남성의 육아휴직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남성의 육아참여는 양성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며, 또한 남성에게도 육아의 기쁨을 경험하게 하고 가족 구성원 내에서 아빠의 역할을 중요하게 해준다.”

 

Q |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위해 정부는 2016년부터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는 2004년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설정하여 2016년부터 현재까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아 보완대책을 내놓을 정도로 심각하다. 어쩌면 ‘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 저출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들고 피로감마저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는 그간의 정부 노력이 헛되었다고 보지 않는다. 정부의 꾸준한 정책으로 저출산 문제에 대한 국민 인식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국민의 참여를 이뤄내야 할 때다. 지금이야말로 인구절벽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백화점식 정책나열이 아닌 각 부처가 합심하여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제도를 체계화하고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밀접하게 국민과 소통할 때 저출산 문제의 실마리가 풀려나갈 것이다.”

 

Q | 이번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보면, 난임시술 의료비 지원에 있어 소득기준이 전면 폐지되었는데….

“아이를 원하지만 임신이 되지 않아 고통 받는 난임 부부들이 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 및 시술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난임치료 지원에 대한 소득기준 폐지는 난임 가족에게 희망이 되는 정책이다. 경제적 지원이 확대되었다면, 한발 더 나아가 난임 가족의 심리적 불안과 상처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 우리 협회는 난임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을 통한 의료 및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난임 정책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과 동시에 심리·사회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난임 부부가 출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국가가 함께 해결책 마련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Q | 최근 국회에서 0세 이상 12세 이하 아동에게 월 3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도록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국민이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아동수당은 보육과 함께 육아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출산율을 높이는 기본적인 제도로 그 의미가 크다. 다만, 아동수당이 도입되기 위한 재원마련과 기존 정책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지급대상, 지급금액 등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Q |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삶은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 다리가 아프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을 참으면서 왜 산에 오를까? ‘신비한 자연의 조화’에 감탄하면서 모든 고통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 자녀를 기르는 것도 이와 같다. 출산과 육아가 힘들지만 키우다 보면 둘째, 셋째를 낳고 싶게 되는 건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녀가 주는 행복감 때문이 아닐까? 우리 협회는 ‘아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다’는 신념하에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7년 2월호(통권 10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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