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는 국가발전과 국민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투자요소다. 소모성, 소비성 사업이라고 주장하는 입장도 있지만, 사회복지인으로서 복지의 절대가치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은광석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이 임기동안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은광석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이 임기동안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Q | 취임 후 7달여가 지났는데, 그동안 느낀 소감을 말해 달라.

 

"노인복지 현장은 2008년 장기요양제도가 도입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장기요양보험 재정으로 운영되는 장기요양기관의 특성상 수가협상이 매우 중요한데, 지난 7월초까지 보건복지부 및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수가협상에 매진해왔다. 수가협상은 종사자처우와 서비스품질과 연관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 보험재정의 건전성과 현장의 요구에 균형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현장이 안정적이고 탄탄할 때 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장기요양제도가 왜곡되고 있는 근본 원인과 대책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책당국의 현장중심마인드 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Q | 회장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무엇인가?

"공약의 핵심은 첫째, 요양수가를 보건복지부가이드라인 수준으로 쟁취하는 것이다. '휴먼서비스'는 봉사자 처우와 비례하기 때문에 현장전문가들이 현장을 떠나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이 장기요양제도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둘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가혹한 현지조사를 개선하는 것이다. 각종 평가와 모니터링을 통해 충분히 계도와 지도 및 감독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현지조사를 통해 가혹한 환수가 이어지고 있다. 처벌중심의 행정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복지정책의 파트너로써 국회보건복지위원회와 공동 정책세미나 정례화다. 취임 후 보건복지위원인 새누리당 김명연, 성일종 의원과 함께 장기요양제도발전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노인복지의 뿌리인 양로시설의 자부심을 높이는 것이다."

 

Q | 한국노인복지중앙회의 주요 사업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한국노인복지중앙회는 지난 1954년 한국양로복지협회로 시작한 명실 공히 노인복지의 산증인이다. 전후 복구과정에서 무의탁노인을 중심으로 시설노인들의 '웰빙'과 '웰다잉'을 지켜왔다. 중앙회는 회원의 이익을 대변한다. 회원의 이익이라 함은 사회복지 이념과 가치에 기반을 둔 복지법인들의 공익을 의미한다. 과거 양로시설 중심에서 요양시설로 전환된 회원시설이많아 장기요양제도와 양로정책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장기요양제도가 정착되지 못해 제도안정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 중앙회는 국제교류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이 공여국이 되기까지 해외 무상원조가 소외계층을 돌보는데 큰 힘이 된 만큼 국제개발협력의 한 파트너로서 노인복지의 노하우와 지식을 전수할 때가 됐다. 최근 캄보디아와 네팔지역을 방문, 현장조사를 통해 민간단체 차원에서 국제교류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조사와 관계자 미팅 나아가 캄보디아 반테아이메안체이 주정부와 MOU를 체결한바 있다."

 

Q | 회장으로서의 강점과 중앙회를 이끌면서 가장 가치를 둘 부분은 무엇인가?

"현장을 연구하고 현장에서 대안을 찾는 실천가이자 연구자로서, 현장 없는 제도는 죽은 제도로 현장과 정책 당국 간 손발이 척척 맞도록 현장을 살피고 대변하는 일이 기본적인 소임이자 장점이 아닌가 싶다. 그 과정이 노인복지서비스 품질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앙회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회원들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SNS계정을 개설해 회원시설들과 활발한 의견을 교환하고 회원시설들의 쓴 소리와 단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회원과의 소통, 정책당국과의 소통과 대안제시로 모두 윈-윈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기본 방침이다."

 

Q | 올해 노인복지시설(양로·노인요양)의 운영비, 프로그램 예산이 작년과 동일하게 책정되어 현장에서 물가인상을 감안한 운영비 현실화가 이루어져야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양로시설의 인건비는 2014년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책정되어 회원시설의 불만과 대안 제시 요구가 빗발쳤다. 아동복지부터 노인복지에 이르는 사회복지 영역별 처우 불균형은 종사자들의 이직률을 높일 뿐 아니라 사기진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기요양기관에서 근무하던 숙련된 직원들이 장애인시설로 이직할 경우 연봉차이가 1000만 원에 이른다. 현실적으로 종사자들의 이직을 막고 사명감만을 강조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양로시설이든 요양시설이든 국민복지를 실천하는 종자자에 대한 처우는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Q | 노인복지시설과 노인요양병원과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본인부담상한제에 대한 입장은?

"최근 중앙회가 300개 가까운 시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장기요양기관에서 요양병원으로 전원된 어르신의 47%만이 다시 요양기관으로 복귀했다. 의료적으로 위급할 때 응급대응이 가능하고 본인부담이 훨씬 줄어드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앙회는 본인부담상한제가 장기요양기관에 도입되든지 아니면 이에 준하는 경감제가 실질적으로 적용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의 요양병원 쏠림현상은 장기요양 선행국가인 일본이 요양병원 병상을 대폭 줄인 이유에서 교훈과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Q | 현재 노인복지시설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와 20대 국회에 제안 또는 건의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노인복지시설이 당면한 최대의 과제는 종사자처우 개선이다. 요양보호사들의 학력은 낮아지고 있고, 연령은 고령화가 진행 중에 있다. 농촌과 격오지 시설의 경우 직원을 구하지 못해 요양보호사 연령이 60세에 이를 만큼 유능한 손길을 현장으로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 경력과 무관하게 최저임금수준으로 보수를 받아야하는 환경에서 서비스 품질이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나아가 중앙회는 수가개선, 현지조사개선, 서류업무간소화, 장기요양위원회 구성 조정, 장기요양공제조합, 장기요양종합지원센터 등 장기요양제도발전을 위해 제20대 국회에 제안하고 협의하겠다."

 

Q |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데, 우리나라 노인복지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말씀해주신다면?

"노인세대는 지난 삶을 정리하고 짧게 남은 생애를 대비하는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늘면서 노인세대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대안이 필요하다. 장기요양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로 가족과 본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건전성 유지가 삶의 질에 중요한 핵심 요인이다. 현재 노인에 대한 사회적 처우 수준이 미래세대에 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또한 제도 발전은 역 선택의 부작용을 초래해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가 느슨해지는 경향도 있다. 제도가 발전하는 만큼 전통적인 가치 또한 공고하게 지켜지길 바란다."

 

 

은광석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은 9월 28일 진선미 국회의원과 함께 블랙닷 캠페인 조직위원회 발대식을 거행했다.
은광석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은 9월 28일 진선미 국회의원과 함께 블랙닷 캠페인 조직위원회 발대식을 거행했다.

 

Q | 3년후 중앙회는 어떤 모습이길 기대하는가?

"3년 후 중앙회는 현재 추진 중인 전산화작업이 마무리되어 회원서비스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관별 서비스 표준화가 이루어져 과도한 현지조사의 폐해로부터 받는 불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어 국제NGO로 등록하여 네팔과 캄보디아 그리고 필리핀에 노인요양시설을 직접 짓거나 현지NGO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선진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을 것이다. 장기요양기관 종사자들이 제3세계에 나가 노하우를 전수하며 타문화를 이해하고 상호 교류하는 모습 속에서 자부심과 수용성을 고양하는 한편 현장의 숙원인 종사자수준이 복지부가이드라인수준으로 정착되어 젊고 유능한 전문 인력들이 노인복지현장에 유입되길 소망한다. 나아가 장기요양종합 지원센터가 건립되어 장기요양 및 노인복지의 새로운 축이 형성되는 것을 전망해 본다."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사회복지는 국가발전과 국민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투자요소다. 소모성, 소비성 사업이라고 주장하는 입장도 있지만, 사회복지인으로서 복지의 절대가치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편 9월 28일 출범한 '블랙닷 캠페인 조직위원회'의 '블랙닷 캠페인'은 2015년 영국에서 시작해 시작한지 1주일 만에 500만 명에게 노출됐고, 실제 49명이 가정폭력으로부터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 이후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중인 '블랙닷 캠페인'은 실제 이 시그널을 통해 도움 받은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중앙회가 중심이 되어 지난 9월 28일 진선미 국회의원과 함께 블랙닷 캠페인 조직위원회 발대식을 거행했고, 국가인권회, 보건복지부, 국민안전처, 경찰청의 후원참여가 이어졌다. 앞으로 위기에 처한 노인과 아동, 장애인 나아가 여성들이 긴급구호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인권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현장 실천가들의 리더십을 규합하고 정책당국과 더 많은 대화와 소통으로 노인복지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6년 10월호(통권 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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