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계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진출한 최동익 의원은 초선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최동익 국회 의원
최동익 국회 의원
19대 국회 임기는 오는 5월말까지다. 19대 국회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지만 의원들은 지난 4년여의 의정활동을 총 결산하는 시기다. 국회 최동익 의원(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장애인계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진출한 최 의원은 초선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Q | 곧 19대 국회가 마감한다.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를 말해 달라.

"아쉬운 점이 많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했고, 할 일도 많았다. 추진한 입법을 마무리짓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러나 국민과 약자의 편에서 의정활동을 펼치고 대변하려는 자세는 4년 내내 흐트러지지 않았다."

 

Q | 그래도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평가가 많다.

"약화사고 보상금제도를 도입하고 사회복지시설 생활인들의 밥값을 올린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장애인의 재활을 도와주는 전문인력인 재활상담사의 자격증을 도입하고 수급권을 신청주의에서 발굴주의로 패러다임을 전환시킨 것도 의의가 있다. 발달장애인 관련법 제정도 큰 성과다."

 

Q | 19대 국회활동에서 역점을 둔 방향은 무엇인가.

"국회의원은 법으로 말하는데 법은 일반적으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거나 특정인을 대상으로 효력을 발휘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입법활동을 하는 것과 이용자 입장에서 의원활동을 하는 것은 철학적으로 큰 차이다. 나는 국민의 입장에서 의정활동을 했다. 내가 발의한 법안이 아니라도 소위원회에서 가급적 국민의 입장에서 조문을 정리하고 협의안을 도출하려 했다. 그래서 청부입법을 단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다. 내가 발의한 법안은 모두 직접 문제점을 파악하고 사회적 약자와 국민의 입장을 더 대변하도록 했다. 이는 정부의 부담이고 정부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 법이 많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이 방향은 포기할 수 없는 소신이다."

 

최 의원은 법은 자원 재분배의 기능과 함께 국민의 편에서 힘 있는 자를 견제한다고 했다. 법조문에 한 줄, 한 단어, 조사 하나를 넣고 안 넣고에 따라 관련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는 첨예하게 갈린다. 그래서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관계자들은 사활을 걸고 입법로비를 벌인다. 그렇지만 최 의원은 민원입법, 청부입법을 한 적이 없다고 단언한다. 오로지 자신의

판단과 결정에 의해 입법활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Q | 사회보장급여법 시행으로 사회복지사업법은 누더기가 됐다.

"사회복지계나 보건복지부에서 이렇다 할 안을 내지 않고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못한 것에 화가 난다. 관련부처와 복지계에서 빨리 움직이면 4월 국회에서도 개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사사법은 사회복지의 영역과 기능 등을 규정한 기본법적 성격으로 개정돼야 한다. 사회복지 가치나 이념은 물론 사회복지사의 처우와 권리, 역할도 담아내야 한다."

 

Q | 의정활동을 벌이면서 사회복지계에 아쉬운 점은 없는가.

"사회복지계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다. 오히려 불만만 얘기한다. 건전한 대안을 가지고 국회와 소통했으면 한다. 좀 더 능동적으로 움직이면 좋겠다."

 

Q | 사회복지계의 상황에 답답했을 것 같은데….

"복지계가 대 국회관계에 서툰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안타까운 면도 없지 않지만 나는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에 따라 소신껏 일해 왔다. 이를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출생부터 죽음까지 아니라 임신부터 장묘사업까지 전 사회복지영역을 아우르려고 노력했다. 나의 의정활동이 약자들에겐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자부심은 있다."

 

Q | 국제장애인지원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국제개발협력은 빵이나 약을 주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지난 1930년대 극동지역에 살던 우리 민족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할 당시 그들의 품속에 씨감자가 들어 있었다. 배가 고파 그 씨감자를 지키지 못했다면, 그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생존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처럼 저개발 국가 주민들에게 줘야할 것은 씨감자를 먹는 방법이 아니라 씨감자를 키워 스스로 자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단편적으로 환자를 치료해 줄 것이 아니라 의료인을 양성해 그들이 스스로의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내가 관심 갖는 장애인의료와 재활분야 국제개발협력사업은 이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최 의원은 어린 시절 의료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그리고 다리마저 장애를 입어 불편한 걸음을 걷고 있다. 보이지 않는 눈 때문에 맹학교를 다녀야 했고, 보이지 않는 눈을 대신해 편견과 차별에 대항해야 했다. 시각장애인 당사자이면서 사회복지사 출신인 최 의원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제20대 총선 때 지역구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Q | 잘 할 수 있는 일이랄까,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나는 현장경험이 풍부하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로 장애인복지 현장에 뛰어들어 시설장으로서 시설운영을 해봤고, 시각장애인협회장까지 역임하면서 다양한 단위의 고민과 경험을 해봤다. 또 의료사고 당사자, 장애인 당사자이기 때문에 당사자적 시각으로 접근해 문제를 풀고 합의점을 끌어내는 일을 가장 잘 한다."

 

Q | 현장경험은 많지만 정치경험은 부족하지 않나.

"정치는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가 중요하다. 민생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면 정치경험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민생을 중심으로 한다면 그 경험은 어떤 기성정치인보다 풍부할 것이다.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손길을 느껴보고 그들의 미래를 위해 정책으로 보완하는 과정 자체가 민생 아니겠나. 장애인이 사람으로서 존엄한 처우를 받기 위한 과정은 투쟁의 과정이자 민생정치의 과정이 아닐 수 없다."

 

Q | 출마하고 싶은 지역이 있는가. 있다면 그 지역의 특성도 잘 알텐데….

"도전하고 싶은 지역은 서울 동작구다. 지역에 대학교 3개가 있다. 각 대학의 사이사이에는 크고 작은 산이 있어 각각의 문화적 차이가 있다. 또 전반적으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거나 곧 진행될 만큼 지역발전의 역동성까지 갖고 있다. 일종의 새로운 동네로 탈바꿈되는 과정에서 뉴빌리지 무브먼트가 필요한 곳이다."

 

Q | 출마할 경우 공약이나 구상하는 새로운 대안은 있는가.

"기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공공기관을 주목한다. 주민자치센터, 경로당, 파출소 등 공공서비스영역의 자원을 네트워크화해야 한다. 이는 하나의 주민서비스센터로서 서비스 허브기능으로 상호 시너지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또 비즈니스형 원룸처럼 학생을 대상으로 숙소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곳이 많지 않아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학생들에게 자치형기숙사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최 의원은 "사회복지사가 할 일이 없는 세상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도 "빈부격차와 양극화는 영원한 과제가 될 것이므로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회복지사인 그의 역할을 주목하는 이유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6년 1월호(통권 8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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