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민·민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충남협의회의 역할이라고 본다

최석원 충남사회복지협의회장
최석원 충남사회복지협의회장
Q | 올해 2월에 회장에 취임했는데, 그 동안 느낀 소감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복지현장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직·간접적으로 그들과 접하면서 정말 다양한 단체와 사업들이 복지현장에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도내 사회복지 시설 단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한 '행복프로그램 공모전'을 통해 아동에서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참신하고 유익한 아이디어들을 접할 수 있었고 동시에 현장에서의 생동감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복지현장은 마치 시계 속의 태엽처럼 일면 복잡한 듯 보이지만 나름의 질서에 따라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느꼈다. 그러므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라고 생각된다. 민·관, 민·민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 속에서 수많은 욕구와 문제들을 발견하고 동시에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정적으로 일하는 현장의 종사자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있는 복지의 긍정적인 힘을 가늠할 수 있었던 시기다."

 

Q | 오랫동안 교직에 계셨는데 사회복지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복지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를 행복추구라고 한다면 결국 스스로 자립하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이 아닐까 한다. 결국 복지와 교육은 맞닿아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직에 있는 동안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많이 보아 왔다. 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꿈을 꿀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사회복지에 대한 거창한 뜻이나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교육자의 소박한 욕심에 부응하는 뜻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런 의미 있는 생각들이 모여서 '명학장학회'라는 장학재단을 운영하게 되었다. 지난해에는 장학재단 운영을 위한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희망사다리사업단'이라는 사회적 기업도 발족했다. 독지가들로부터 재사용이 가능한 물건을 기부받아 판매함으로써 생기는 수익금을 다시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형태로 적지 않은 학생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함께 나누고 있다. 또한 자원절약과 환경을 아끼는 마음도 고양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 사회복지를 밖에서 바라볼 때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시선의 차이가 마음의 차이를 만든다고 한다. 복지현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령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에 대해 누군가는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고 누군가는 윤리적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다. 저 역시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면 어떠한 가치갈등 문제에서 다수를 위하거나 경제적 우위에 있는 선택지를 집어 들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공감능력이다. 우리사회가 바른길로 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생각의 전환이 결국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Q | 현재 당면한 충남 지역의 사회복지 현안과제를 꼽는다면….

"먼저 충남복지재단 설립이 중요 이슈다. 현재 충남도에서 무게를 두고 추진 중에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외형이 아니라 그 단체의 과업이 아닐까 한다. 지역 내 복지환경의 정밀한 진단을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고 기존의 다양한 복지단체들과 상생을 위한 과업 설정 등 균형적이고 발전적인 형태의 재단 설립을 위해서는 민·관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다음으론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유사중복사업 정비 계획과 관련한 문제다. 중복급여 등 과잉복지의 논란이 있는 사업에 대한 정비는 바람직한 것이지만 중앙정부의 지원규모가 전체를 아우르지 못해 이를 보완하는 사업을 대상으로 예산을 삭감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복지영역의 다양성과 긴급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용자 중심의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쳐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Q | 지역 내에서 충남사회복지협의회 역할과 기능을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있는가.

"민·관, 민·민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본다. 결국 사회복지협의회를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은 징검다리가 아닐까 한다. 문제를 품고 있는 사람과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이어주는 것, 가장 이상적인 복지징검다리의 형태다. 물론 대체로 문제와 문제가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해법을 고민하기 위해서라도 네트워크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의 질적 향상을 위한 종사자의 역량강화 역시 중요하다. 사회복지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루어지는 일이다. 종사자의 전문성이 사업의 효과성과 효율성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사회의 발 빠른 변화와 함께 새로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지성의 사회복지 전문가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 |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충남사회복지협의회의 특화된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특별히 차별화된 사업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는 않다. 중요한 것은 개성이 아니라 필요성이기 때문이다. 독창적인 사업은 결국 독창적인 환경에 기인한다. 충남도는 다행히 크게 치우침이 없는 기후·지리적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복지환경 역시 대체로 치우침 없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별화라는 것이 마치 다른 것보다 우위의 영역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리는 필요성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

 

Q | 지난 7월부터 '사회보장급여의 이용ㆍ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따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견을 달라.

"사회복지의 근간을 이루는 법률을 개정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회복지 영역 중 어느 한 곳 빠짐없이 살필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이번 법 개정을 통해 복지영역 내에서의 사회복지협의회의 분명한 역할 정립을 이루어 사회복지인들의 구심점으로 서 기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Q | 중앙사회복지협의회와 지역사회복지협의회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한다고 보는가.

"충남도의 경우만 보더라도 시·군사회복지협의회 활성화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고, 조직 간의 제반여건 역시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근본적인 활성화 방안은 결국 하나의 단일조직으로 융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이미 개별 법인으로 설립된 조직을 다시 재조립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중앙협의회는 전국의 협의회 조직이 개별적인 역량을 기르고 상호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공통사업을 개발하고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하여 장기적으로는 조직이 통일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으면 한다."

 

Q | 회장께서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새로운 사업과 지속가능한 사업 발굴이다. 특히 사회공헌정보센터를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센터가 우리 지역복지 발전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고, 그러한 차원에서 우리 지역 내의 기업 뿐 아니라 개인의 사회공헌 마인드형성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또 충남도청사가 대전에서 충남지역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우리 협의회 사무실도 충남도에 새로이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

 

Q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처우가 열악하다. 안정적인 근무여건 마련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될 때 복지분야 종사자들도 더욱 열심히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11월호(통권 8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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