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땀흘려 지은 곡식으로 술과 떡을 빚고, 햇과일을 따 조상께 차례 지내는 한가위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햅쌀로 빚은 송편을 먹으며 추석달이 둥실 떠오르는

추석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땀흘려 지은 곡식으로 술과 떡을 빚고, 햇과일을 따 조상께 차례 지내는 한가위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햅쌀로 빚은 송편을 먹으며 추석달이 둥실 떠오르는 것을 보느라면, 하루하루 살아내느라 삭막해졌던 마음도 넉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올해 추석은 가슴아픈 사연이 그 어느 해보다도 많다.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와 사회불평등이 더욱 심화됐다는 소식이다. 도시가구의 지니계수는 1997년 0.389에서 2002년 0.427로 높아졌고, 중산층 비율은 97년 68.5%에서 2001년 65.3%로 줄었다. 도시근로자 상하위간 소득격차는 97년 4.49배에서 2001년 5.36배로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층의 자살이 잇따라 일어나는 등 가계파탄에 직면한 계층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생활고와 사업실패에 따른 자살은 2000년 786건에서 지난해에는 968건으로 늘어났다.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해야할 30대의 자살도 같은 기간에 2444건에서 2655건으로 증가했다. 신용불량자는 315만명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월 7일은 '사회복지의 날'이다. 그리고 이 날로부터 1주간은 '사회복지주간'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제4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 및 전국사회복지전진대회를 연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살길이 막막해 자살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택하는 빈곤층, 왜곡된 경쟁구조로 인해 일찌감치 삶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는 등 빈곤문제가 새 국면을 맞이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 수준인 사회복지재정을 획기적으로 늘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140만명, 차상위계층 320만명 등 자칫하면 자살로까지 내몰릴 수 있는 저소득층과 취약층을 위한 탈빈곤정책에 총력을 기울려야한다. 새로운 고용과 소득을 창출하고 분배구조의 문제를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

민간에서는 서로 돕고 사는 공동체의식을 실현해야 한다. 너나없이 살림살이가 어렵고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않지만 마을을 돌며 음식을 거두어 가난한 이웃에 전해주던 추석을 계기로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거나 어렵게 살고있는 소외된 이웃과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누자. 올해 추석연휴는 '사회복지주간'과 겹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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