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 한국 의료인들이 세계 지구촌의 건강증진을 위해 눈을 돌릴 때이다.

조한익 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조한익 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조한익
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2010년 나는 몽골, 아프리카 수단, 평양 등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의료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지역을 방문하였다. 이들 지역의 방문은 나로 하여금 시계를 60여 년 전으로 돌려놓은 고향 마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였다. 궁핍한 삶과 황량한 산하,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주민들과 어린이들을 보니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우리 시골 마을(충남 청양)과 동네 어른들, 어린 친구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현재 발전된 우리나라의 의료 기술을 기반으로 외교통상부의 국제빈곤퇴치기여금을 KOICA를 통해 지원 받아 수단 화이트나일 주의 알자발라인에서 주혈흡충 퇴치사업을 하고 있다. 그곳 알히뎁 마을에서 만난 7~8세 어린이들은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에 식수로 쓸 나일강 물을 머리에 이거나 어깨에 메고 모랫길을 맨발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들의 주혈흡충 감염을 진단하기 위해 오줌을 받아보니 약 15%가 피오줌이었다. 약을 주어 기생충을 퇴치해도 나일강 물에 들어가거나 이 물을 마시면 다시 감염되니 나일강 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쓰고 있는 이들로서는 오염되지 않은 물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기생충 퇴치와 주민의 건강을 위해 깨끗한 식수를 공급할 수 있는 정수시설을 설치해야 했고, 지난 연말에 그 준공식을 가졌다. 준공식 날 그곳 마을은 온통 잔치분위기였다.

그러나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은 너무나 많다. 그곳에서 10여㎞ 떨어진 나이지리아 원주민 출신 팔라타 부족들이 모여 사는 코오르 아주왈 마을도 마찬가지다. 7천 여 명 주민 중 절반 가까운 48%가 주혈흡충에 감염되어 있으나 보건소도, 학교 건물에도 정수 시설이 없고 아이들의 절반 이상이 나일강 물을 긷고 땔감을 찾아 황량한 들판을 헤매느라 학교에 가지 못한다. 이 마을까지 정수 시설을 하기에는 우리의 지원 능력에 한계가 있어 단지 진단하고 약을 주고, 감염예방법을 교육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제는 우리 한국 의료인들이 세계 지구촌의 건강증진을 위해 눈을 돌릴 때이다. 우리나라 의료 발전이 과거에 우리를 도와 준 많은 국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때맞추어 정부 기관과 각 사회단체들이 도움이 필요한 지구촌을 찾아가고 있다. 이런 우리의 노력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과거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가야 할 것이다. 단발적인 진료보다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 인력을 내 보내 그 지역 현지 전문가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춘 지원을 해야 한다. 단발성으로 약품만 나누어 주는 행사성 지원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수단과 캄보디아에서 수행하는 기생충 퇴치 사업은 우리 사업 모델을 통하여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고 그들로 하여금 우리가 지원을 중단해도 그들 손에 의해 지속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 질병 예방 교육과 의료 사업이 지속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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