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한 도시에 이상한 동상이 하나 있다. 앞머리에는 머리숱이 무성하고, 뒷머리는 대머리이며, 발에는 날개가 있는 괴상한 동상이다. 그 동상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새겨있다.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시는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한 것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이다." 기회는 언제나 얼굴만 비추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아 가버린다는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후원개발 담당자들은 자신에게 별로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한탄하곤 한다. 그러나 기회는 항상 준비된 사람에게만 잡힌다. 따라서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이러한 기회를 위해 항상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아가서 기회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아 나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기관 티셔츠를 입자

첫째, 가능하면 기관 티셔츠를 입어라. 티셔츠를 보고 사람들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2만원만 내면 당신도 구입할 수 있다고 답하라. 미국의 경우 비영리기관 모금액의 가장 큰 수입은 기념품 판매 수익으로부터 온다. 티셔츠는 홍보효과와 함께 모금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물론 티셔츠의 경우 사람들이 입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예쁘고, 질적으로도 괜찮아야 한다. 사람들은 신기한 티셔츠를 보고 기관에 대해 물어 볼 수도 있다.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 정말 중요한 기관이라고 소개하고, 명함을 주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보내주겠다고 권유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사람들이 모두 기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부를 하고, 안하고는 나의 능력과는 상관없는 문제이다. 사람들에게 기관의 존재를 알리고, 기관의 중요함을 알게 해준 것만으로도 내 역할을 충분히 다한 것이다.

우리나라 공동모금회의 경우 상징물은 빨간색의 사랑의 열매이다. 깜찍하고 예쁘기도 하지만 어릴 적부터 학교를 통해 보아온 국민들의 인지도도 매우 높은 상징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동모금회는 몰라도 사랑의 열매는 알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참 안타깝게도 사랑의 열매는 옷깃에 달고 다니는, 그것도 최근에는 대중매체에 출연하는 유명인들이나 정치인들이 주로 달고 다니는 장식품 정도로 오해 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기념품들이 만들어져 판매된다면, 홍보효과와 더불어 모금효과도 매우 높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올 겨울에는 거리 곳곳에 사람들이 예쁜 사랑의 열매 스웨터를 입고 다니는 풍경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난 여름 무더위 속에서 투쟁을 위해 입었던 자켓 대신에 이번 겨울에는 불우이웃 모금을 위한 사랑의 스웨터를 입어보자.

둘째, 모든 기념일을 모금의 기회로 만들어라. 제자 중에 어느 큰 모금단체에 근무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지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좋은 글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재미있는 것은 아바타에 늘 자기 생일을 주지시키는 메모를 담아 보냈다. 생일이 다가올수록 생일을 기억해달라는 다소 협박성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생일이 되면 무엇을 요구할까가 매우 궁금해졌다. 그런데 생일 한 달전 그녀가 보낸 메일의 아바타에는 "생일선물 대신에 배고파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해주세요"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얼마나 훌륭한 제자인가!

기념일은 모금의 날로

설날, 추석, 크리스마스, 가정의 달, 노인의 날, 사회복지사의 날…. 이러한 모든 기념일들이 후원개발 담당자들에게는 모금의 기회가 된다. 명절마다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거나, 기부물품의 부적절성에 대해 불평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모금의 기회를 삼아야 한다. 단지 국가적 명절 뿐만 아니라 기관장의 생일, 결혼기념일 등 개인적인 기념일도 얼마든지 모금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인들과 다져온 연줄을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행위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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