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이 되면 누구나 새로운 마음으로 소망을 꿈꾼다. 돈, 건강, 행복, 승진, 합격, 사랑, 결혼….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새해소망을 기원한다. 올해 새해소망 중에는 로또복권 당첨과 같은 돈벼락 맞고 싶다는 것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가족의 화목이나 건강 같은 가족적 소망이나 승진 등의 사회적 성공보다 개인의 풍요로운 경제생활에 대한 욕구를 나타낸 대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불황과 실업 등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대박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예산 뒷받침돼야 서비스 제공

필자도 새해아침 구름 속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개인적 소망과 사회적 소망을 기원했다. 무엇보다도 올 한해는 생계를 비관해서 자녀들과 함께 자살하는 가정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국가의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정책이 현실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국가 정책이 잘되어도 공공부문의 전달체계는 융통성이나 즉응성이 결여되기 마련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민간 사회복지조직이다. 민간 조직이 융통성을 갖기 위해서는 재원출처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민간 사회복지조직들은 모금 활성화를 통해 재원을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금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한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사람들은 소외계층들을 위해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사회복지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재원을 창출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사회복지적 과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모금전문가도 훌륭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문 인력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문화에서는 돈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돈을 얘기하면 고상하지 못하고 속물적이라고 생각한다. 배금사상을 경멸하면서도 돈벼락을 꿈꾸는 사회는 너무 이율배반적인 것 같다. 이왕이면 소외된 이웃에게 돈벼락이 쏟아지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이 돈벼락 맞을 확률이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하니, 누군가가 돈을 모아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인 듯 싶다. 바로 모금전문가가 필요한 이유이다. 모금은 멋지고, 신나는 일이다. 모금전문가가 매력적인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모금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일이다. 기부가 아니면 서로가 만날 수 없는 사람들 간의 연결이라는 차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후원자들은 일상생활에서 기부금이 전달되는 사람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거의 없다. 모금전문가는 기부자들이 사회복지조직을 통해 소외계층을 이해하고,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다.

재원 창출은 사회복지적 과업

둘째, 모금은 사람들을 조직화하는 일이다. 모금전문가들은 모든 일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모금활동에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참여시킨다. 사람들에게 모금의 당위성을 이해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평소에 주저했던 모금요청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셋째, 모금의 기술은 사람을 더욱 이해하게 만든다. 그러나 모금기술을 익히기 위해 수년간의 교육과정을 거칠 필요까지는 없다. 비영리조직의 행정이나 마케팅과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모금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적인 모금을 위해서는 상식적 사고, 소외된 사람에 대한 애정,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 등이 더 요구되는 조건이다.

넷째, 모금은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가능케 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기부행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해 누구보다도 많이 알아야 한다. 새로운 이슈에 대해 학습하려는 동기를 부여받게 된다. 또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며,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짜릿하고 도전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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