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요청 편지쓰기는 아무 권한 없는 상황에서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켜서 행동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어려운 과업이다. 후원금을 요구하기 위해 편지를 쓰는 것은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건, 일대일의 개인적 편지이건 간에 편지를 읽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살펴야 한다. 따라서 편지를 쓰기 전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읽는 사람들의 심리를 헤아려야 한다.

후원대상과의 연관성 강조

첫째, 편지를 읽는 사람들은 자신과의 연관성에 관해 따진다. 사람들은 글을 읽을 때, TV나 영화를 볼 때, 혹은 강의나 라디오를 들을 때에도 잠재의식 속에 늘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갖는다. 우선은 '이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만족스러우면 다음은 '그래서 내게 뭘 원하는 거야'라는 질문을 던진다. 즉 사안의 개인적 연관성과 요구사항의 적절성에 따라 관심과 무관심을 표현하게 된다.

후원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후원자에게는 사소하고 따분한 것이 상대방에게는 매우 심각하고 생명을 살릴 수도 있는 일인 경우가 있다. 따라서 후원편지를 읽는 사람에 상대방이 자신과 관계가 있음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편지 독자들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첫번째 질문인 연관성의 의구심을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단지 기관의 예산부족이나 대상자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수준으로는 첫번째 질문에 만족스런 해답을 줄 수 없다. 편지의 각 문장마다 독자와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후 자신 있게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떠한 행동이 필요하고 어떻게 그러한 행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기부요청 편지를 읽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으려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과 개인적으로 관계가 있는 편지가 아니면 집중하는 시간이 매우 짧다.
특히 글로만 채워진 편지라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편지를 쓰는 사람들은 독자들이 2∼3초 내에 각 문장을 읽을 수 있도록 짧고 쉽게 구성해야 한다. 또한 각 문장마다 필요한 정보로 채워져야 하며, 다음 문장을 읽어야겠다는 호기심이 생길 수 있도록 도발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이어야 한다.

셋째, 사람들은 자신에 관한 글을 읽기 좋아한다. 앞에서 언급한 첫번째 내용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사람들은 편지 글을 읽으며 이 속에 내가 있는가를 생각한다. 즉 그 편지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뿌려지는 광고 전단지가 아니고, 개인적인 호소와 인격적인 대우가 담겨있는 것이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자신이 왜 이 편지를 읽어야 하는지 혹은 이 편지의 내용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부를 했을 때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지, 내 죄의식이 감해질 수 있는지, 혹은 나에게 어떠한 유익이 있는지 등에 관해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독자가 과거에 기부한 경험이 있을 때는 반드시 그것을 명시해주고 시작하는 것이 독자로 하여금 편지 속에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이다. 이미 우리 기관에 기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난번 도움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은 보다 구체적으로 '작년에 OO님께서 저희에게 후원하신 10만원은 저희 시설 장애아동들의 복지에 정말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우리는 OO님 같은 분들의 후원덕분에 독거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일할 수 있습니다. OO님은 우리 기관의 보배이십니다'와 같은 말을 삽입하여 연관성을 부각시켜야 한다.

과거 기부경험 명시할 것

편지를 읽는 독자의 심리는 복잡하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서는 최소한 2차례 이상 4차례까지 편지를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첫번째 이후의 편지에는 '이미 읽으셨겠습니다만…' '마음으로는 이미 저희와 함께 하시고 있다고 믿습니다…' '아마도 우리에 대한 깊은 관심이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등의 친근감을 표시하는 문구를 넣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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