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했던 겨울이 지나고 봄꽃들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하면 여기저기 봄맞이로 부산해진다. 그중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봄맞이 대청소이다.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은 후 예쁜 화초 하나 들여 놓은 것도 집안 살림의 기쁨일 것이다. 대청소를 할 때마다 생기는 고민거리가 있다. 겨우내 쌓아두었던 물건을 처치할 것인가 계속 보관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새로운 봄기운을 느끼기 위해서는 과감히 버리고 비우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주소록 명단과 후원금 비례안해

후원자 관리를 하다보면 가장 소중한 자산이 주소록이다. 주소록의 길이는 후원금의 규모와 비례할 수 있다. 많은 후원자를 개발하여 긴 주소록을 가지고 있다면 그만큼 든든한 후견인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주소록을 간직하고 보관하게 된다.

그러나 주소록의 역사와 후원금의 규모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아무리 긴 주소록이라 할지라도 명단이 오래된 것들이라면 후원금의 모집에 전혀 영향을 못 미친다. 오히려 우편요금만 낭비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미 돌아가셨거나 이사를 간 사람, 기관의 사업에 흥미를 잃었거나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 등을 확인도 않은 채 주소록에 포함시켜 계속 후원요청 편지를 보낸다면 시간과 비용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기관의 이미지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봄맞이 대청소를 하듯이 주소록도 정기적으로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주소록을 대청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소록 명단 1인당 소요되는 비용을 추계해볼 필요가 있다. 한 사람을 주소록에 남겨둠으로써 드는 비용은 대개 우편요금일 것이다. 정기적인 소식지 전달, 후원요청 편지, 혹은 기타 안내 편지 등이다. 또한 그것을 제작하는데 드는 인쇄비와 인건비가 포함되어야 한다. 일년에 최소한 2차례의 소식지와 몇 차례의 편지를 보낸다 할지라도 1인당 최소한 2000~3000원은 소요될 것이다. 1인당으로 계산하면 적은 비용이지만 그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금액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후원금을 보내지 않는 사람에게도 기관에 대한 홍보효과가 있기 때문에 소식지 등을 보낸다고는 하지만, 홍보효과는 후원과 이어질 때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각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소록 중에 활발하게 후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20%를 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휴면 명단이다.

따라서 매년 정기적으로 주소록을 점검하여 정리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비용을 줄여 실제적인 후원개발 효과를 가져온다. 문제는 어떤 기준으로 주소록을 정리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소록에 포함시켜야 하는 사람들은 후원자, 자원봉사자, 임직원, 경제인, 정치인, 관련 공무원과 전문인 등이다.

우선 주소록 점검 기간을 1년 6개월(18개월)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후원자의 개인적인 사유로 특정 년도는 후원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햇수로 2년에 걸치는 18개월 정도를 점검 기준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주소록에서 삭제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18개월 동안 한번이라도 후원을 한 후원자, 지난 18개월 동안 1회라도 자원봉사를 해준 사람, 지난 18개월 동안 한차례라도 자문과 조언을 해준 사람 등이다.

18개월, 3년 기준으로 점검하자

다음은 3년을 기준으로 해서 명단을 정리해본다. 이들에게는 과거 후원 경험에 대해 상기시키며 안부편지를 보내는 것이 좋다. 계속 주소록에 포함시켜 소식지 등을 받고 싶은지 확인함과 동시에 새로운 후원요청을 하는 내용도 포함시켜야 한다. 이는 전혀 새로운 사람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높다. 전혀 새로운 대상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는 경우 기껏해야 1~2%의 응답이 있는데 반해 기존에 후원을 했다가 중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후원요청을 하면 대개 5% 내외의 응답률을 보인다. 2개월 내에 응답이 없는 경우에는 과감하게 주소록에서 삭제하고 새로운 후원자를 개발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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