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모금은 전략적인 비영리 마케팅기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모금기술의 발달은 대개 마케팅 발달과정과 맥을 같이 한다. 오늘날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중심에 있다. 고객중심이란 고객의 눈으로 보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모금도 고객중심적인 기법이 요구된다.

모금의 초기단계는 상품중심적이다. '우리가 좋은 명분을 가지고 있으니 사람들은 우리에게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태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사명을 중시하는 종교관련 기관들이 이러한 태도를 갖기 쉽다. 대학들도 이러한 맥락에서 모금하는 경우가 많다.

모금은 기부자의 욕구충족

공급자 중심의 모금에서는 돈이 주로 기존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상부 사람들의 인맥을 통해 모아진다. 자원봉사자를 통해 나머지 돈을 조금 더 모으는 수준에 불과하다. 일부 소수 핵심 기부자들이 낸 돈이 모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두 번째 단계는 판매중심적 모금이다. '기부 의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그들을 찾아서 기부의 확신을 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태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기관에서는 개발담당을 별도로 임명하거나 모금 전문가를 고용하기도 한다. 이 직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금에 전념한다. 그것이 고용조건이기 때문이다. 반강제적인 모금강요를 하거나, 극적인 연출을 통해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고용된 직원은 기관의 정책이나 인력들에게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그의 일은 돈을 모으는 것이지, 조직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규모 모금기관이 이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기관이 성숙하면서 고객중심적 모금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고객중심적 모금단계에서는 모금을 고객의 욕구와 선호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모금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모금은 기관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기부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기부자들이 만족하면 기관의 욕구는 자동적으로 충족된다.

이러한 사례를 미국의 공동모금회에서 볼 수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공동모금회는 판매중심적 모금에 치중했다. 그 당시 모금회는 우리가 사회복지분야에 이러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니 시민 여러분들이 우리게 기부해주어야 한다는 식 이었다. 그래서 직장인들이 봉급에서 일부를 자동으로 모금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많은 돈을 모금했다. 기부자들에게는 정확한 보고를 통해 기부한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1990년대 새로운 직업계층이 등장한다. 바로 젊은 전문 자영업자들이다.

이들은 봉급에서 자동으로 이체되는 기부방식을 경험해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방식에 대해 호의적이지도 않다. 선한 곳에 쓴다고 믿고 무턱대고 자동으로 돈이 빠져나가도록 하는 기부 방식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했다. 공동모금회의 권위적 태도에 대해 거부감마저 갖게 되었다.

모금방식은 기부자 선호에 맞게

미국 공동모금회는 이들 새로운 계층의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새모금방식은 기부자 선호에 맞게롭게 포지셔닝하기 위한 조사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젊은 전문가들을 면접하는 과정에서 기부에 대한 의식이 많이 바뀌고 있음을 깨달았다. 즉, 젊은 전문가 집단은 기부를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었다. 일을 제대로 하는 조직에 기부하기 원했고, 그들의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가 변화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원했던 것이다.

이러한 신기부자들 집단의 욕구와 선호를 파악한 후 고객중심의 모금방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모금회가 사회문제를 찾아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뮤추얼 펀드식의 모금을 하고, 문제해결 결과를 가시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통해 모금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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