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00세대의 국민기초수급 가정을 담당하는 중에도 최근 3년 6개월 동안 507시간의 봉사활동을 기록할 만큼 그의 복지마인드는 투철하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제69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로 장경희 광주학운동주민센터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선정됐다. 지난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육군 장교로 복무한 장경희 씨는 소령 예편 후 광주여대 기획실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06년부터 사회복지복지전담공무원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고 있다. 연 600세대의 국민기초수급 가정을 담당하는 중에도 최근 3년 6개월 동안 507시간의 봉사활동을 기록할 만큼 그의 복지마인드는 투철하다. 특히 무연고 중증장애인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수급자의 헤어진 가족을 찾아준 일화 등이 지방일간지를 통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장경희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장경희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장경희 사회복지전담공무원.늦깍이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관내 장애인시설인 '행복재활원'에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아내를 만나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군복무와 사립학교교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제가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전직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였으나, 아내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외조(外助)를 하고자 사회복지를 공부한다는 것이 결국은 사회복지전담공무원까지 되었습니다.

무연고자 가족을 찾아준 일이 화제가 되었더군요. 어떤 사연이 있었나요?
지원1동에서 근무할 때 보호자 없이 병원에서만 수 년 동안 생활하던 분이 있었습니다. 질병이 많이 악화되어 수술 등을 할 때 제가 보호자 역할을 하던 중 말을 전혀 안하던 대상자가 저를 보면 반가워하고 가끔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고향이야기를 하다가 호적등본(현재의 가족관계등록부 및 제적등본)을 확인해 죽은 것으로 알고 있던 동생을 25년만에 만나게 해드렸습니다. 그분이 이것을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로 지역 신문에 투고를 했는데 이것이 1면에 대서특필되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분들의 상황으로 볼 때 당연히 할 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그 분이 글로 적어 놓은 것을 보니 저도 가슴이 찡하더군요.


오카리나 동아리 활동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작년 9월 선배 두 분이 오카리나를 부는 모습이 부러워 저도 합류하여 지금은 사회복지공무원 6명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동구보건소 정신보건센터의 클라이언트들도 오카리나를 매일 연주하는데 그 분들과 두어 차례 공연도 하였습니다. 올 6월 동구정신보건센터 10주년 기념행사 때 '그루터기'란 이름으로 데뷔도 했습니다. 힘들고 소외된 분들에게 힘이 되어 드리고자 저희 팀은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업무를 담당하시는데, 가장 큰 애로점은 무엇인가요?
부양의무자에 의한 생계주거비 감액이나, 보호중지사유가 발생할 때 너무 힘듭니다. 수급자 본인의 생활실태를 보면 조금이라도 더 지원해야 할 상황인데요, 일 년에 한 두번 다니는 부양의무자들의 소득재산에 따른 부양비를 계산하여 적용을 하다보면 오히려 감액이나 중지 같은 일이 생깁니다. 부양비 적용비율을 조금만 더 낮춰도 비수급 빈곤층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태를 넘어 위험한 상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느끼시는 위기 의식은 어느 정도인가요?
복지예산증가에 따른 국민들의 복지체감도 향상은 일선 전담공무원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지원제도가 많이 생겨날수록 심층 사례관리를 통한 통합서비스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장에서는 시급히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한 두가지의 법정서비스만 안내(제공)되기 마련입니다. 기존의 사업은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로 발생하는 사업이 매년 수 십 가지가 되고 복지급여 분산, 비정규직 혹은 비전문인력을 활용하는 등의 임시방편을 활용하고 있어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서비스제공과 복지서비스의 질 저하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생각합니다.다행히 최근 일련의 사건사고로 인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복지급여 통합 등 제도 및 인력활용에 대한 보완이 이뤄지고 있어 이러한 상황은 개선되리라 기대합니다.


혹시 지금 하는 일을 그만 두고 싶을 때가 있었나요? 반대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였나요?
도움이 꼭 필요하나 당장의 대책이 없을 때, 동료들은 물론 주민들이 보는 가운데 안될 일을 되게 해달라고 욕하는 등 인격적인 모욕을 주는 민원이 있을 때 너무 힘들고 고달프다는 생각은 몇 번 했습니다만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사회복지업무는 일하는 자체가 보람입니다. 20여년 이상 헤어졌던 가족을 만나게 하여 신문기사에 보도된 사례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기억에 남는 사례가 하나 더 있는데, 수 년 동안 바깥출입을 못해 이웃조차도 그 존재를 알기 어려운 독거노인을 발견하여 지원한 적이 있습니다. 그 어르신이 감사표시로 하천에서 쑥을 뜯어다가 동사무소로 가져다주셨는데 쑥의 상태가 너무 지저분하여 차마 먹지 못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그분의 입장에서 감사표시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라 생각하니 저 또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애칭이나 별명이 있나요?
제가 늦깎이로 시작해서 공무원 동기들과 나이차이가 많이 납니다. 삼촌뻘 되는 저를 '오빠'라 부르기 어색하여 처음에는 '반장님'이라는 호칭을 부르다가 지금은 다들 '반장오빠'라 부릅니다. 이 모습이 재밌었는지 선배들조차도 저보고 '반장님'이라 부르더군요.

끝으로 앞으로의 포부, 수상소감 등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세상에 여러 가지 길이 있으나 저를 사회복지사가 되게끔 동기를 주고 저에게 행동모델이 되어준 아내에게 가장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가진 것 없으나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수 있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일할 기회를 주신 대한민국과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새내기사회복지상은 제 생애에 있어 가장 영예로운 상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훌륭한 영예를 주신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님과 삼성전자, 국민일보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리며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을 계기로 사회복지사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어려운 이웃과 주민에게 마음으로 다가가고 가슴으로 봉사하는 사회복지공무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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