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업의 근간이 사랑이라면 사랑의 본질은 자유함이다. 나만을 위한 닫힌 사랑은 집착이며 이기(利己)의 덫이다. 사랑은 자유의 대지 위에서 발아하며 숙성된다. 자유함이란 이기를 죽이는 일이며 이는 곧 욕(慾)의 비움을 의미한다.

사회복지사업의 근간이 사랑이라면 사랑의 본질은 자유함이다. 나만을 위한 닫힌 사랑은 집착이며 이기(利己)의 덫이다. 사랑은 자유의 대지 위에서 발아하며 숙성된다. 자유함이란 이기를 죽이는 일이며 이는 곧 욕(慾)의 비움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사랑이란 자기중심의 닫힌 이기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사회복지사업이란 내 안의 욕을 비워내고 사랑을 채우는 일인 것이다.

사회복지=사랑․자유함의 나눔

난초 두 분(盆)을 3년 동안이나 키우던 법정(法頂)스님이 어느 여름 장마 끝의 출타 중에 뜰에 내놓은 채 거두지 않은 난초 때문에 급하게 산사로 돌아와서 얻게 되는 깨달음 하나가 그의 정신이 담긴 책 '무소유'에 소개되어 있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념한 것이다…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놀러온 친구에게 난초를 넘겨준 법정은 '비로소 얽매임에서 벗어났다'고 적고 있다.

부단한 빔(虛)을 통해서만 쓰임으로서의 '용(用)'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노자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크게 버리는 사람이 크게 얻을 수 있는' 자유함의 높은 경지를 말하고 있다.

헛된 집착은 무리를 낳는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필코 쟁취하고야 말겠다는 아집은 충돌을 일으키고 분란을 초래한다. 지나고 보면 다 무상하던 것을 당장의 욕심이 헤아려볼 눈을 멀게 하고 급기야는 영겁의 업으로 자신을 망치고 사회를 멍들게 한다. 돈이 그렇고 명예가 그렇고 권력이 또한 그러하다.

어느 시인은 '방 안 가득 채워져 있던 가구를 다 치워내니 비로소 하늘이 들어왔다'라고 쓴 바 있다. 욕(慾)에 마음자리를 다 내어주고 한쪽구석에 옹색하게 갇혀있던 내 속의 욕을 비우고 나니 바람이 들어오고 햇볕이 비추이더라는 시인의 고백은 차라리 외경스럽다.

집착의 속성은 자기와 뜻을 달리하는 다른 견해를 수용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가 추구하는 길만 옳고 나머지는 모두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치부된다. 개혁을 빙자한 편가르기가 자행되고 본류쟁탈의 끝없는 이전투구가 난무하게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감당할 수 없을 지경으로 욕(慾)이 차면 살(肉)을 썩히고 뼈(骨)를 녹인다. 마침내 아집은 바깥으로 통하는 모든 문을 닫아걸고 스스로 자신을 가두게 한다. 돌이킬 수 없는 부패가 시작되는 것이다.

자기중심적 사고의 틀에 갇힌 채 밀폐된 공간 속에서 생산해낸 '이기'를 다중의 뜻으로 확대 적용시키려고 하는데서 비극은 잉태되고 불행은 시작된다. 무릇 '뜻'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제자신의 뜻을 버려야 한다. 죽음으로써 오래 살 수 있는 역설의 진리가 여기에 있다.

기독교 신앙의 진수는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데 있다. 십자가의 죽음과 그를 통한 부활이야말로 그리스도의 핵심인 것이다. 자기를 죽여야 비로소 살게된다는 깨우침은 동양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 몸을 밖으로 던지기에 몸이 안으로 보존되며 자기를 고집하여 살지 않으므로 오래 살 수 있다(外其身而身存,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노자(老子)의 말이다.

모든 생명이 땅 속의 죽음으로부터 잉태되듯이 자기중심의 닫힌 이기(利己)에서 벗어날 때 참 삶은 발아(發芽)할 수 있다. 자기를 온전히 죽이는 삶이라야 마침내 '자유함'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의 케이블대학에 걸려있는 윌리엄 홀맨 헌트의 그림 '세상의 빛'은 가시관을 쓴 예수가 어느 문 앞에서 손에 등을 들고 조용히 문을 두드리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관람객 한 사람이 "왜 이 문에는 손잡이가 없느냐?"고 물었을 때 화가 헌트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 문은 안에서 열게 되어 있습니다."

'자유함'이란 안으로부터 활짝 열고 다 비워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겹겹이 닫혀있는 차단막을 걷고 세상의 욕(慾)을 치워내면 바람이 들어오고 햇볕이 비추이게 된다.

자기중심적 '이기' 버려야

사랑은 자유함의 바람이며 빔(虛)의 햇볕이다. 사회복지사업은 사랑의 나눔이며 자유함의 나눔이다. 사회복지사업으로 들어서는 문에는 손잡이가 없다. 사회복지사업의 문은 안에서 열게 되어 있다.

이기의 욕을 비우고 안으로부터 그 문을 열면 자유함의 바람과 햇볕이 우리를 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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