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로 칸느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중에 '복수는 나의 것'이라는 작품이 있다.

박찬욱 감독의 이른바 '복수 3부작'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복수와 복수가 얽혀 또다른 복수를 낳는 상황을 역설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표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작품에서 복수의 첫 발단은 농아인 주인공(신하균)이 누나의 병 치료비 마련을 위해 신장매매단을 찾았으나 그만 신장만 떼인 채 돈은 받지 못하면서 시작된다. 이처럼 영화와 비슷한 신장매매 사기가 최근 불황을 타고 활개를 치고 있다는 보도가 있어 우려스럽다.

시외버스터미널 공중화장실 등에서 '신장매매를 알선해 주겠다'는 문구와 휴대전화번호가 적힌 종이 스티커를 본 사람들이 "신장을 팔면 1억원까지 벌 수 있다."는 말에 우선 조직검사비를 지정한 계좌로 입금시켰지만 그 후로 연락이 두절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것.

물론 피해자들은 대부분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30∼50대 남성들이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때문에 수사 관계자들은 "현재 공공화장실 등에 부착된 `장기매매 알선' 광고는 90% 이상 사기"라며 "장기까지 팔 정도로 급박한 사정은 이해하지만 위험한 모험은 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나라의 장기기증자 수가 필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까닭이다. 장기기증만이 유일한 희망인 사람들과 돈이 필요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이들 불법 장기매매 브로커들의 근절은 결국 장기기증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에 있다.

한 국회의원이 최근 국회의원 전원의 장기기증서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이어져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붐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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