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은 사람만이 사랑할 줄도, 나눌 줄도 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제49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로 선정된 춘천시립복지원 재활팀의 김현진

움츠러든 어깨 펴주는 '희망도우미'
움츠러든 어깨 펴주는 '희망도우미'
'사랑받은 사람만이 사랑할 줄도, 나눌 줄도 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제49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로 선정된 춘천시립복지원 재활팀의 김현진 사회복지사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일러주신 이 말씀이 늘 힘이 된다.

100여명 남짓한 부랑인들이 입소해 생활하는 지금의 춘천시립복지원에 입사했을 때 느꼈던 생소함과 두려움에 대한 고민도 잠시, 김씨는 '한번 해보자'는 다짐과 함께 그녀의 표현처럼 '우연이지만 운명같은' 부랑인과의 인연을 맺었다.

김씨가 이곳 춘천시립복지원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생활인들을 위한 음악회 개최, 웃음치료, 생활체육, 절주교육, 위생관리 등 일상적인 프로그램 진행을 기본으로 사업 시작 이래 가장 참여도가 높다는 사슴ㆍ타조사육, 보호작업장 내 쇼핑백제작 프로그램 등 자활교육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시설 전 생활인들이 참여하는 쇼핑백제작은 그들에게 정기적인 일감과 수입을 보장해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도우미'의 역할을 톡톡히 감당하고 있다.

"자활교육사업의 목적은 한 가지입니다. 자존감 향상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회복이지요. 사회생활에 실패하고, 그로 인해 가족관계가 와해되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부랑인시설 생활자들에게는 할 수 있다는 의지 확립은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

물론 말처럼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이제 겨우 20대 중반을 갓 넘긴 아가씨가 산전수전 다 겪었을법한 생활인들을 이끈다는게 쉬울 리 없었다. "딸 뻘도 안 되는...어린 것이 XXX" 등등 별별 심한 소리에 속으로 눈물을 삼킨 날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사실 많이 힘들었죠.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습니다. 지금은 그런 생활인들이 없지만 당황스러운 일이 닥쳐도 생글생글 웃을 정도의 여유도 생겼답니다. 시간이 약이란 말이 정답인거 같아요. 가끔 아무런 표정도, 표현도 없던 생활인들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사르르 녹기도 합니다."

움츠러든 어깨 펴주는 '희망도우미'
움츠러든 어깨 펴주는 '희망도우미'

그녀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단순한 프로그램 진행에만 매몰되지 않고 부랑인복지시설의 열악한 환경을 뚫고 나가고자 후견인 발굴과 후원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점이다.

최근에도 그녀는 천주교 춘천교구에 후원금을 요청해 난방설비 교체비용 700만원을 받아냈으며, 서울주재영국협회(BASS), 서울국제여성협회(SIWA), 강원도공동모금회 등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요청 결과, 생활인들을 위한 쉼터조성비과 월동비 등을 잇따라 지원받는데 성공했다.

이종호 춘천시립복지원 수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발품을 팔고 마음을 움직여 후견인을 발굴하고 후원개발 활성화에 기여"한 셈이다.

이런 그녀의 소망은 어쩜 당연한 것 같지만 의젓하다.

"부랑인시설의 경우 정신질환자, 신체장애인, 단순 부랑인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생활인들이 혼재되어 있어요. 따라서 각 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지요. 정부가 보다 현실적인 지원을 펼쳐 생활인 각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 ․ 실천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것이 제 소망이라면 소망이에요."

'어쩌다 보니... 눈 깜빡할 사이에... 여기까지 와 있더라'라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힘없이 말하는 생활인들을 볼 때 가슴이 가장 아프다는 김현진 씨.

그녀의 거듭된 부탁은 "생활인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며 "부디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차가운 시선으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지 말아달라"는 거였다.

생활인들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그녀가 있어 매서운 칼바람 부는 춘천의 겨울이 춥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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