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시대정신을 담아야한다고 생각해요."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에서 단편소설 '예감'으로 당선된 김혜린씨의 말이다.

단편소설 '예감'으로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을 받은 김혜린씨.
단편소설 '예감'으로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을 받은 김혜린씨.

단편소설 '예감'으로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을 받은 김혜린씨."시력이 제로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와 상실감으로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죠. 그때 글쓰기는 제게 다가온 희망이었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회장 차흥봉)가 주최한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의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김혜린씨(여.37.시각장애2급)는 고등학교 때 발병한 포도막염으로 시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저시력증으로 대학 진학도 포기해야만 했던 그녀는 2003년엔 망막질환까지 찾아와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두려움은 더하다. 김씨의 두려움은 강박증으로 변해 글쓰기에 더욱 집착하게 됐다.

"문학은 시대정신을 담아야한다고 생각해요. 일반 문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문인들도 장애인 문제를 등한시 하고 있어요. 몇몇 작품에서 장애인이 등장하지만 단지 소재로만 쓰일 뿐이죠. 단순한 소재로서의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인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담은, 차별화된 장애인문학을 하고 싶습니다."

두 번의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시각장애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김씨의 이번 단편소설 수상작 '예감' 역시 장애인과 그 가족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

김씨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인 센스리더(저장된 텍스트나 입력하는 글자를 소리로 읽어주는 프로그램)를 이용하여 글을 쓰고 있다.

제일 안타까울 때는 읽고 싶은 책이 출간이 돼도 바로 읽을 수 없을 때이다. 시각장애인이 독서할 수 있는 방법은 점자도서를 이용하거나, 점자용 파일을 받아서 센스리더를 통해 들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출판계에서는 신간 출판과 동시에 파일을 바로 올려주지 않는다.

신간을 읽기 위해서는 자원활동가의 입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보통 5~6개월이 걸린다.

급격히 시력이 떨어진 2003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는 김씨는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처럼 고등학교 졸업 후 2년 동안의 안마사 과정을 마치고 자격증을 취득한 후, 고향인 강원도 삼척을 떠나 대구에서 3년간 안마사로 근무했다.

대구여성장애인연대, 한국장애인연맹 등 장애인 단체에서의 활동하기도 한 그는 이렇게 사회생활로 바쁜 가운데에서도 배움에 대한 갈증으로 2000년 대구미래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에는 방송통신대 교육학과에 편입학해 2005년 학사학위를 받았다.

김씨는 1남 1녀 중 막내로 언니 길녀씨는 부산에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저작권자 © 복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