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재가어르신들을 지원하고 있는 이민성 재가복지팀장(29ㆍ남)은 어르신들 사이에서 속칭 '이문딩'으로 통한다. 한 재가어르신이 '이ㆍ민ㆍ성'을 '이ㆍ문ㆍ딩'으로 잘못 발음하면서 처음 불리운 '이문딩'은, 이제 이

사당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재가어르신들을 지원하고 있는 이민성 재가복지팀장(29ㆍ사진)은 어르신들 사이에서 속칭 '이문딩'으로 통한다. 한 재가어르신이 '이ㆍ민ㆍ성'을 '이ㆍ문ㆍ딩'으로 잘못 발음하면서 처음 불리운 '이문딩'은, 이제 이 팀장에 대한 어르신들의 애정이 담긴 애칭이 됐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제45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팀장은 '사람 참 좋게 생겼다'는 인상에다 시원시원하고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재가어르신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하는 사회복지사다.

이팀장 역시 많은 새내기 사회복지사들이 그러하듯 사회복지계에 투신하기까지 적지 않은 고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막연히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숭실대 사회사업학과에 입학했지만, 이내 '내가 왜 사회복지를 해야 하나'라는 물음에 선뜻 답하지 못했던 것.

그는 대학 4학년 자원봉사 때 받은 1통의 편지 한 장이 인생의 반전을 가져다 주었다고 고백한다.

'선생님이 없어서 걱정이 많이 돼요. 이제는 아프지 마세요. 저도 커서 선생님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당시 병원에 입원한 이팀장에게 저소득가정아동 학습지원 자원봉사 때 만난 세혁이라는 아이가 건넨 편지였다.

"사회복지를 하지 않겠다고 도망치고 뿌리치려 했던 제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부족한 나를 보며 꿈을 키우는 아이를 보며, 과연 나는 이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깊은 반성의 시간을 가졌죠."

이후 첫 직장으로 들어간 사당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재가복지팀에 발령받은 이씨는 말 그대로 재가어르신들을 위해 몸을 던졌다.

이민성 사당종합사회복지관 팀장은 어르신들이 즐거워한다면 기끼어 '문딩이'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언제나 환한 웃음이 그답다.
이민성 사당종합사회복지관 팀장은 어르신들이 즐거워한다면 기끼어 '문딩이'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언제나 환한 웃음이 그답다.

이민성 사당종합사회복지관 팀장은 어르신들이 즐거워한다면 기끼어 '문딩이'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언제나 환한 웃음이 그답다.
급식서비스, 일상생활지원 등 재간복지봉사센터의 기본적인 사업은 물론, 남성어르신들의 가사부담 완화를 덜어드리기 위한 '띠앗머리',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보호를 위한 '천사넷', 어르신 의료보호를 위해 사당지역 병원장들이 참여한 '의료네트워크' 등이 그가 입사 후 밤낮 없이 펼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특히 독거어르신들의 외로움과 고독을 덜어드리기 위해 홀로 사는 할머님들을 의자매로 결연시켜 주는 '칠팔공감' 프로그램은 공중파 방송에 여러차례 소개될 정도로 '빅히트'를 쳤다.

"상담 내내 눈물만 흘리시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죠. 그런데 의자매 결연 이후부터는 눈에 띄게 표정이 밝아지시더라구요. 한 번은 장난끼가 발동해 밤 11시가 넘어 할머니께 전화를 드렸죠. '할머니 안 우시죠?'라구요. '울긴 왜 울어. 이렇게 좋은 세상인데'라고 하시더군요. 그날 밤 전 참 행복했습니다."

이씨의 이런 면모를 단지 '투철한 직업정신'쯤으로 치부한다면 그의 골수기증 사연을 듣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올해 3월 갑자기 5일간의 휴가를 낸 이씨. 평소 직원들이 쉬어가면서 일하라고 걱정하던 그였기에 이유를 밝히지 않은 그의 휴가는 화제가 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휴가 기간동안 대구에 사는 한 40대 남성에게 골수를 기증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2002년경 대학 캠퍼스에서 골수기증 신청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올초 한국조혈모세포협회라는 곳에서 골수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는데 기증 의사를 묻더군요. 깊이 생각할 것도 없었습니다. 가족들의 동의는 가장 큰 힘이 되었구요."

그가 좌우명으로 삼는 단어가 있다. '온새미로'.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뜻을 지닌 우리말이다.

"전 정말 언제나 변함없이 어르신들과 함께 호흡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권위가 아니라 동행하는 사람, 지시가 아니라 동참하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밤 11시에 '울고 있으시냐'고 전화를 드렸다던 그 할머니는 얼마 후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할머니의 딸이라는 분이 자신에게 자신에게 대뜸 큰절을 올리더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전 전화를 해 "내가 죽으면 꼭 네가 한국에 와서 이선생님한테 고맙다고 큰절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남기셨다면서 말이다.

외로운 어르신들의 손자가 되기로 작정한 그의 장난기 가득한 웃음이 오늘따라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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