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주관하는 '제43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 배명섭(31) 대구광역시여성회관 성매매피해상담소 상담원은 그런 면에서 단연 독보적인 존재다.

성매매피해 여성의 자활사업은 그 속성상 가장 까다로운 사회복지 업무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것도 여성이 아닌 남성이 성매매피해 여성의 상담원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언뜻 생각해도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주관하는 '제43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 배명섭(31) 대구광역시여성회관 성매매피해상담소 상담원은 그런 면에서 단연 독보적인 존재다.

배씨가 대구가톨릭대를 졸업하고 대구광역시 수성구청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임용된 것은 지난 2002년. 2004년 9월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씨는 대구광역시여성회관 성매매피해상담소로 발령받았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후 성매매피행상담소의 첫 남자상담원이 된 것이다.

배씨가 '찾아가는 상담'을 하겠다며 대구의 대표적 성매매집결지인 도원동, 속칭 자갈마당을 누비고 다니기 시작하자, 얻어맞지만 않았을 뿐 예상대로 업주들로부터 갖은 욕설과 협박에 시달려야만 했다.

"'진심이면 통한다'는 일념으로 그들을 찾아 업소방문상담을 실시했죠. '이 분이 내 누나 혹은 여동생'이라고 생각하니 성별의 차이, 나이, 직업 등은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과연 그랬다. 상담 첫 해인 2005년 한 해 동안 171명의 성매매피해여성을 상담한데 이어, 이듬해에는 본격적인 지원을 위한 현장지원센터 '동그라미'를 개소, 한 해 동안 47명의 집결지 성매매피해여성들에게 생계비, 의료비, 법률비, 직업훈련비 등을 지원하며 자활의 꿈을 심어줬다. 올해는 60명의 자활을 지원한다는 목표 아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감금돼 있던 정신지체장애인을 구출하던 일, 여동생을 찾아 나선 오빠와 함께 폭우를 뚫고 새벽길을 달리던 일, 협박을 일삼던 업주와 맞서 싸우던 일 등 험한 과정을 겪고 일궈내 성과라 더욱 소중하다고 배씨는 말한다.

배씨는 최근 아주 특별한 논문을 하나 작성했다.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하기 위해 쓴 '성매매피해상담소 상담원의 이직의도에 관한 연구'다.

"상담소에서 근무하다보니 성매매피해여성들을 돕는 상담원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더군요.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그들이 전문성과 노력 모두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현재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법체계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 봄에는 방송통신대학 법학과에도 입학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KDI국제정책대학원에 진학해 정책학 석사과정을 해외에서 공부, 다른 나라의 복지실천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사회복지현장을 이해하며 동시에 전문지식을 가진 정책가로 거듭나겠습니다."

그는 다부진 각오로 수상의 기쁨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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