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맞물려 기업들이 기부활동을 기업의 사회적 투자로 여기고 사회공헌활동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사회적 책임 이행' 으뜸=왜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는가. 기업의 기부활동이 확대된 데는 어떤 이유가 있는가.

전경련이 7월 발표한 '기업 기부문화와 활성화 과제 보고서'는 이러한 물음에 어느 정도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전경련이 154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4.3%에 달하는 기업이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기부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임직원들의 자긍심과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가 뒤를 이었다. 반면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라고 응답한 기업은 1.9%에 그쳐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맞물려 기업들이 기부활동을 기업의 사회적 투자로 여기고 사회공헌활동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기업기부액은 1996년 3000억원에서 2005년 1조4000억원으로 10년 동안 4.5배 증가했다.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교육, 학교, 학술연구 분야 지원에 강세를 나타낸다.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은 2002년 40.1%→2004년 42.6%→2005년 45.1%로 꾸준히 40%대를 웃돌고 있다.

사회복지분야는 2004년부터 급증세를 보였다. 2002년 15.7%였던 지원규모가 2004년 41.0%로 훌쩍 뛰더니 2005년에는 37.2%를 기록, 최근 우리 사회의 사회복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전경련의 조사에 의하면 기업은 기부처를 선정할 때 '기업 사회공헌 사업과의 연관성'(39.6%)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기부처의 운영 투명성과 신뢰도'(27.3%), '기부처의 사업 수행능력과 효과성'(16.2%), '제안사업의 사회적 필요성'(11.0%)을 꼽았다.

기업의 기부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공헌 네트워크의 허브기관을 자임한 사회공헌정보센터가 개소돼 주목을 끌고 있다.
기업의 기부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공헌 네트워크의 허브기관을 자임한 사회공헌정보센터가 개소돼 주목을 끌고 있다.

기업의 기부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공헌 네트워크의 허브기관을 자임한 사회공헌정보센터가 개소돼 주목을 끌고 있다.
▲다양해지는 기부, 나눔문화 공유=기업의 기부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모금문화를 정립하고 회사는 이에 대해 적극적인 격려와 체계적인 지원을 제도화하는 매칭그랜트 제도.

매칭그랜트는 임직원이나 고객이 내는 기부금과 동일한 금액을 기업이 1:1로 매칭해 후원금을 내는 제도로 현재 교보생명, 대한항공, 동양제철화학, 미래에셋생명보험,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전자, 신세계, 신한은행, CJ, SK, SK텔레콤, SC제일은행, LG생활건강, LG전자, GS칼텍스, KT, KTB네트워크, KTF, 포스코, 한국산업은행, 한국서부발전, 한국IBM, 한국전력공사, 한화그룹,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효성그룹 등이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기부명칭도 '지식마일리지', '사랑의 제안 모금제도', 'VPI', '러브펀드', '나누미펀드', '밝은세상만들기 기금', '아름다운 통화', '아름다운 팔찌 캠페인' 등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 같은 기업의 기부문화는 이직률 감소, 결속력이 강한 조직문화 형성 등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사후관리-투명성 확보 '애로'=기업들은 '사업추진 결과에 대한 평가 및 사후관리의 어려움'(23.8%)과 '예산 등 기업 내부의 자원부족'(22.8%), '비영리단체의 사업 추진과정의 투명성 부족'(22.2%), '기부처 선정의 어려움'(18.0%)을 기부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전략수립과 연계된 평가제도의 필요성과 함께 기부금 사용과 운영의 투명성을 감시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그동안 일부 기업들의 기부행위나 사회공헌활동이 비자발적인 동기나 이벤트성 행사로 치러지는 경우가 있어 일반 국민들의 평가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전략적인 기부활동은 기업의 이미지 제고 등 미래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또 "기부문화는 사회의 성숙도를 반영하는 지표이며, 건전한 기부문화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로 성장해 나가는 바탕이 된다"며 "현재 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기부문화가 점차 개인 기부문화로 확산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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