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 원장

사회적경제를 비롯해 사회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과 깊은 전문성을 쌓아 온 조상미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8월 2일 중앙사회서비스원(이하 중서원) 초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우리나라 사회서비스를 혁신하는 데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 받고 있는 조상미 원장에게 중서원 운영에 대한 포부와 다짐을 들어봤다.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 원장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 원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초대 원장으로서 의미와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취임 후 1년 같은 한 달을 보냈다. 복지국가로 향하는 방향에서의 큰 축인 ‘사회서비스 고도화, 규모화, 혁신’을 총괄하는 중서원 초대 원장을 맡게 돼 매우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국민이 지역에서 보편적인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확신을 느끼는 나라가 진정한 복지국가다. 돌봄 자원을 연계해 규모화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힘써 복지국가로 가는데 기여하고, 중서원의 기틀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사회서비스 혁신 생태계 조성’과 ‘국민이 필요로 하고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통합적인 사회서비스 제공’, ‘사회서비스 품질 향상’을 향해 중서원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 이러한 미션 수행 과정에서 저의 전문성과 경험, 다양한 섹터와의 네트워크 등을 최대한 활용해 민관협업과 통합을 이루어 내는데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사회적경제,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사회복지행정, 조직관리, 사회서비스와 전달체계, 기업사회공헌과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 분야를 전공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면서 사회복지 한 길을 쭉 걸어왔다. 교수 부임 전에는 최초의 기업 사회공헌 조직인 삼성 사회공헌팀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다. 교수 재직 중 아홉 차례 교내 보직을 맡아 대학 행정을 수행했고, 다양한 교내 사업과 실무를 총괄하면서 행정력과 리더십을 기를 수 있었다. 이외에도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육성 전문위원을 비롯해 현대차정몽구재단 사회공헌위원회 자문위원, 한국복지경영학회 수석부회장 등 민·관·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외부활동을 통해 사회복지의 지평을 넓혀 왔다.

연구자, 교육자로서의 전문성뿐 아니라 다양한 행정과 조직 관리의 경험을 살려 중서원이 ‘행복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그간의 전문성과 경험, 다양한 섹터와의 네트워크 등을 최대한 활용해 민관협업과 통합으로 사회서비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

 

지난 3월 개원한 중앙사회서비스원을 안착시키기 위한 밑그림, 어느 정도 완성됐나?

취임 후 직원 한 명 한 명과 모두 면담하며 조직 내부를 관찰했다. 중서원의 미션과 비전을 재정립했고, 조직개편을 마쳤으며, 인력채용도 진행 중이다. 이제 ‘운동화 끈’은 잘 조여 맨 셈이다. 중서원의 미션은 ‘신 사회서비스 생태계 구축과 민·관 상생협력으로 사회서비스 혁신을 선도’하는 것이다. 이에 따른 전략과제는 △혁신을 통한 사회서비스 진흥 △사회서비스 품질관리 고도화 △시도 사회서비스원 혁신지원 △사회서비스 정책지원 △이용자 권익보호 및 종사자 지원 등이다. 때로는 달리고, 때로는 뚜벅뚜벅 걸어가며 ‘사회서비스 혁신 생태계 조성, 수요자 맞춤형 사회서비스 제공, 온 국민이 체감하는 보편적 돌봄 서비스 구축’으로 향하는 긴 여정을 향해 나아가겠다.

 

사회서비스원 관련 법 제정과정에서 민간 사회복지계의 많은 우려가 있었다. 다양한 민간 복지주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 것인지?

새 정부 국정과제 44번은 ‘사회서비스 혁신을 통한 복지·돌봄 서비스의 고도화’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정책방향은 ‘민간주도 사회서비스 혁신을 통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양질의 돌봄서비스 제공은 사회서비스원이 설립된 가장 큰 이유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 이래 여러 민간주체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시설 간 서비스 질 격차가 확대됐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가 나서는 것이다.

불필요한 경쟁과 중복을 지양하고, 평가와 지원을 통해 전반적인 서비스 질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민간 지원과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 아울러 민간 복지주체 간 협력을 유도·지원하며, 혁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펀드를 조성해서 잘하는 민간 주체는 더 키우고, 부족한 곳은 이끌어 갈 것이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의 역할과 방향은?

중서원은 △품질관리를 통한 사회서비스 향상 △시도 사회서비스원 지원을 통한 돌봄 공공성 및 역량강화 △이용자 종사자 지원, 자원개발을 통한 사회서비스 활성화 △정책지원, 공급자 다변화를 통한 사회서비스 혁신기반 조성이라는 네 가지 전략과제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전략과제 아래 ①사회서비스 품질 향상, ②On 국민 케어시스템 구축·추진, ③사회서비스혁신 기금 조성, ④사회서비스 포털 플랫폼 구축 ⑤사회서비스 수급계획 및 정책연구·개발, ⑥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 개선과 이용자 권익보호 사업 지속 추진 등의 핵심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자 한다.

 

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도 사회서비스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처우개선을 선도하기 위해 구상하는 바가 있다면?

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은 보건복지부와 중서원의 핵심과제다. 2019년 ‘서울시 사회복지사 근로실태조사’ 연구를 총괄하며 사회복지 종사자의 근로 실태를 파악하고 처우개선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 완성되지 못한 임금·보수체계, 근로시간, 종사자 인권보호 등 과제가 남아있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지역별, 조직유형별, 임금 보수체계에 대한 합리적 검토가 필요하다. 세부적으로는 임금가이드라인 미적용 기관에 대한 심화 논의를 통해 보조금 지급 방식 개선, 공무원 비교 직급의 적절성 확보 등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 등 구조적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에 대해 합리적으로 검토하고,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제도적 개선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려 한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의 최우선 당면과제가 있다면?

중서원의 큰 역할 중 하나가 사회서비스정책 지원이다. 현재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함께 ‘제1차 사회서비스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는 5년간의 사회서비스 정책의 로드맵을 수립하는 것으로 중서원이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정부의 사회서비스 관련 정책들을 중서원 비전과 미션에 맞게 조정하고, 앞으로 수행해나갈 전략과 실행 계획을 정비하는 중이다. 아울러 ‘파트너스데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 복지주체 간 협력을 수월하게 하는 생태계 구축 작업, 사회서비스 품질 인증제 시범사업 추진 역시 당면과제로 꼽을 수 있겠다.

 

우리나라 사회복지 정책, 제도 등에 아쉬운 점과 개선 방안이 있다면?

올해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약 108조 원으로 OECD 국가 중 사회복지 지출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물론 2019년 복지지출이 12.2%로 OECD 평균 20.0%에 비해 여전히 미흡해 예산을 더 확충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한국의 복지지출과 제도, 특히 의료보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이 될 만한 사례다. 이제 양적 확충뿐만 아니라 그 내용과 방향을 짚어 보아야 할 시기다. ‘연금개혁, 누더기 복지를 편중·누락이 없는 촘촘한 조각보 복지로 개편, 사회서비스 고도화 및 혁신 생태계 조성’이 꼭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복지체제, 고용을 통해 성장하고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복지를 향해 가야 한다.

또한 중앙 및 지방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재정립해 기존의 복지제도들을 서로 연결하고 협력하는 것도 복지혼종 시대에 우리가 꼭 해내야 할 과업이다. 기존의 좋은 서비스와 기관들의 ‘연결’이 바로 혁신이며, 공급주체의 다양화와 보편적 서비스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지?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명, 그리고 주어지는 기회에 따라 늘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다. 최근 4년간 활동에서 현장과 지역의 중요성을 더욱 체감하며, 복지전문가로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러한 시점에 중서원의 초대 원장으로 부임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 그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먼저 중서원의 조직문화와 풍토를 잘 닦아놓고, 서번트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을 적절히 활용해 다음 원장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문화를 조성하겠다. 그리고 민관협력을 강화해 다양한 공급자들이 협력하고,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연결하겠다. 아울러 시·도사회서비스원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강화해 ‘지역사회통합돌봄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품질인증제 및 시설평가의 평가지표 고도화와 함께 지속적인 사후관리 체계를 확립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한편, 대국민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국민들의 사회서비스에 대한 인식 개선과 더불어 중서원의 인지도를 높여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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