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협의회, 국민일보, 삼성전자가 주관하는 제17회 새내기 사회복지상을 수상한 인천의 아동시설 '향진원'의 생활지도원 성열진(28)씨는 전형적인 외강내유 스타일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국민일보, 삼성전자가 주관하는 제17회 새내기 사회복지상을 수상한 인천의 아동시설 '향진원'의 생활지도원 성열진(28)씨는 전형적인 외강내유 스타일이다.

해병대 출신이라는 선입관을 배제하고라도 한 눈에 성열진 씨는 다부진 체격과 눈매가 유격훈련장의 무서운 조교를 연상시킨다. 아니나 다를까 대전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뒤 자리잡은 이곳 향진원에서의 그의 별명은 '독버섯'이다.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아이들을 다잡기 위해 자처해서 악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BmB밴드를 이끄는 사랑의 캡틴
BmB밴드를 이끄는 사랑의 캡틴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 아이들을 향한 그의 열정과 노력은 남다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향진원의 BmB밴드부 구성. 'Best more than Best'라는 뜻을 지녔다는 BmB밴드가 결성된 것은 지난 2003년. 대천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밴드부를 눈여겨 본 성열진 씨는 '우리도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국장님의 말에 즉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사업에 '밴드부 구성'에 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사업계획서는 채택됐고, 전격적으로 밴드부가 탄생했다.

"밴드부 구성에 있어서 아이들과 한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재미없으면 그만둬라는 거였죠. 다만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인 아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하나씩 악기를 배워나갔고, 중학교 때부터 다져온 기타 실력 덕분에 성열진 씨도 밴드의 한 일원으로서 아이들을 독려하며 이끌어갔다.

"영길이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내성적이고 부끄러움 많은 아이였지요. 하지만 목표를 정해놓고 연습에 매진한 결과 무섭게 변하기 시작했지요. 축구, 농구, 베이스기타, 그리고 그렇게 하기 싫어하는 공부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때 생각했지요. 바로 이거로구나!"

아동시설 아이들의 가장 큰 단점을 자신감 결여로 파악한 성열진 씨는 아이들에게 연말공연이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학업과 더불어 밴드부 활동에 매진하게 했고, 그 결과 아이들은 점차 자신감과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변해갔던 것이다. 덕분에 기획했던 연말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고 지금은 새롭게 2기 멤머들을 구성했다.

"전용연습실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쉽죠. 저녁 이후에는 이웃 주민들의 항의 때문에 밴드 연습을 할 수 없거든요."

향진원 80여명 아이들 중 그가 담당하고 있는 아이들은 모두 12명이다. 24시간 그들과 숙식을 같이 하며 생활한다. 때로는 사회복지사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너무도 열악한 보수가 맥을 빠지게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성열진 씨는 이런 것들 때문에 좌절하지 않는다. 그에겐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나눌 꿈이 있기 때문이다.

만 18세면 퇴소를 하는 아이들을 위한 그룹홈을 만들어 현실적인 자활프로그램을 운영, 그 아이들에게 다양한 사회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성열진 씨. 그래서 그는 이렇게 당부한다.

"아직은 별거 아닌 실력들이지만 내년쯤에는 별거 있는 드러머들이 되기를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드럼을 두드리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주세요."






음악밴드 조직해 자신감과 희망 불어넣어
외로운 아이들의 진실한 조언자이자 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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