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는 전국적으로 172개의 푸드뱅크가 시별로 독립적인 홈페이지를 갖고 운영되며, 500여 개의 픽업 지점이 있다. 약 16만여 명의 국민들이 푸드뱅크를 매주 이용하고 있다. 푸드뱅크 운영 현황과 관련 이슈를 소개한다.

네덜란드의 푸드뱅크는 식료품 구매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의 위급한 상황을 보조하기 위한 것으로, 푸드뱅크에서 제공하는 식품박스는 가족 구성원을 고려해 모든 구성원이 약 3일간 섭취할 수 있는 양이다.

푸드뱅크를 이용하기 위한 자격은 수입에서 모든 공과금과 세금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이 식품과 의류를 구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해당된다. 예를 들어 1인 거주자이고, 자녀가 없고 의류와 식료품 구입을 위한 잔액이 230유로가 넘지 않을 경우 해당 자격이 된다.

푸드박스 구성 사진(사진 출처: https://voedselbankcapelle.nl)
푸드박스 구성 사진(사진 출처: https://voedselbankcapelle.nl)

또한 자격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저축액도 확인하는데, 파트너와 동거하지 않는 경우 저축액이 750유로 미만이고, 파트너와 동거하는 경우는 1500유로 미만이 기준이 된다.

전국 172개의 푸드뱅크는 매년 푸드뱅크 이용자의 자격을 검토하며, 푸드뱅크 이용은 최대 3년으로 제한된다. 3년이 다 되는 경우 전문가와 이용 만료자가 앞으로 어떻게 식품 구입을 해결할 수 있을지 함께 검토한다. 3년 후에도 이용자가 스스로 수입을 충당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는 경우 개인적인 상황을 살펴본 후 해결 방안을 검토한다.

푸드뱅크는 일주일에 한 번 이용자들에게 식품박스를 나눠주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일주일 섭취를 고려한 양의 식품을 저장할 주거지가 없는 노숙인들은 푸드뱅크를 이용할 수 없다.

푸드박스는 최대 5대 영양소를 고려해 구성되며, 시에 따라 혹은 박스에 따라 메뉴가 함께 프린트되어 제공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의 경우 아이들이 학교에 가져갈 간식도 별도로 제공된다.

푸드뱅크 로테르담, 푸드마켓 오픈

푸드뱅크 로테르담이 운영 중인 푸드마켓(사진출처: https://www.voedselbank.nl)
푸드뱅크 로테르담이 운영 중인 푸드마켓(사진출처: https://www.voedselbank.nl)

푸드뱅크 로테르담은 푸드마켓을 오픈했다. 이용자는 네 개의 픽업 포인트 중 원하는 날을 지정해 방문한 뒤 원하는 식품 구성 박스를 선택할 수 있다. 푸드마켓은자녀가 있는 가정과 없는 가정에 필요한 식품 구성을 다르게 하는 등 이용자들이 좀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기부하는 업체에게도 편리한 물류지점을 제공하고 기부자와 자원봉사자, 이용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푸드뱅크 운영을 위한 다양한 모금활동

자이스트(Zeist)의 초등학교에는 유독 이슬람 국가 출신의 학생이 많다. 이 학교는 이슬람 종교의 라마단 기간 동안 라마단의 이웃사랑 정신을 실천하고자 푸드뱅크 모금 행사를 시작했다.

이 행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돼 3400여 개의 식품을 푸드뱅크에 기부할 수 있었다.

낚시동호인연합회 하에스페이(HSV)는 1300여 명이참석하는 낚시 대회에서 잉어 한 마리당 5~25유로, 기타 물고기는 1유로의 기금을 푸드뱅크에 기부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낚시로 잡은 잉어는 기금 될 금액으로 기록한 후 바로 물에 놓아준다. 참고로 네덜란드에서는 낚시로 물고기를 잡은 후 먹지 않고 놓아준다.

네덜란드 푸드뱅크 알미르 지점에서는 기금 모금을 위해 두 명의 대학생이 3일간 창고에 자체 감금되는 행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회 불공평을 사회에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네덜란드는 장기간 락다운으로 레스토랑, 스포츠, 문화 관련 사업자, 자영업자들이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창고에는 비상식량이 준비되어 있고 이 행사는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슈퍼마켓 윰보(Jumbo)의 한 지점은 각 계산대 옆에 푸드뱅크를 위한 모금함을 배치해 고객들이 계산하다 남은 잔돈을 기부하기 용이하도록 하는 일시적 모금행사를 마련했다. 전국 윰보 슈퍼마켓에서는 각기 지점별로 종종 모금행사를 마련한다.

난처한 정부 지원

식품업체들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을 할인 판매해 최대한 식품 폐기를 방지하고 있어 이들의 식품 기부가 감소한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여파로 네덜란드의 푸드뱅크 이용자는 약 10% 증가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푸드뱅크의 식품부족 현상을 지원하기 위해 식품 구매를 위한 별도의 기관을 개설하고, 400만 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했으며, 이외에도 유럽 식량 기금에서 2022년부터 8년간 8만 유로의 지원금이 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푸드뱅크 보조금은 그대로 통장에 남아있다. 푸드뱅크 운영은 기본적으로 업체들의 식품과 자금 기부로 운영되고 전 지점의 운영자 및 직원들은 자원봉사자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푸드뱅크에서 식품을 직접 구매하는 일은 없었다.

이 자금은 이용자가 약 50% 증가했을 때도 모든 이용자들에게 푸드박스를 증정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은 여유자금으로 인해 기부자들이 장기적 기부를 거부하고 있어 일시적인 정부의 도움으로 인해 더 큰 도움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정부는 식품이 부족할 경우 식품을 구입하라고 자금을 보조했지만, 유통기한 만료 직전의 식품을 할인 판매하는 식료품 업체에서 식품을 구입한다면 업체들도 기부 대신 푸드뱅크로부터 판매 수익을 올릴 것을 기대할 것이다.

정부의 지원이 오히려 푸드뱅크에 걸림돌이 된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정부는 이 지원금을 더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환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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