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악화, 근로 중단, 사회적 관계 축소 등 코로나 19로 인한 가족 돌봄 부담 가중

전국의 발달장애인 수는 2021년 기준 24만8400명이다. 이 많은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팬데믹 상황에서 재난 취약계층인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일상생활과 복지서비스 욕구변화를 분석하고 서비스의 방향과 지원형태 개선방안을 담은 연구보고서가 발간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산하 울산광역시발달장애인지원센터는 「펜데믹 시대 발달장애인의 생활실태와 서비스 욕구변화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조사방법과 대상은 온·오프라인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발달장애인의 건강, 일상생활 변화, 사회적 관계, 취업, 복지서비스 이용, 정보 획득, 건강과 돌봄, 일반적 사항 등 9개 영역을 포함한 설문지를 전국의 발달장애인 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하였으며, 회수된 777명의 설문지를 분석했다.

심층인터뷰는 5개 지역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부모 및 당사자 1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인터뷰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 코로나19로 힘든 점,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취득 등을 주제로 조사였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발달장애인 생활실태를 비교 분석하여 팬데믹 상황에서도 발달장애인에게 직접적인 사회서비스 지원이 유지되어야하는 필요성에 대하여 설명하고 지원 방안에 대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하였다.

설문결과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부분의 서비스가 중단되었고 사회적 돌봄 기능이 가족에게 전가되었으며, 도전적 행동 심화, 신체적․심리적 소진 등의 이유로 설문응답자의 74.8%가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보호자와의 심층인터뷰에서는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사고에 대하여 매우 공감하는 등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최소한의 서비스 제공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발달장애인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관계의 축소 및 단절이 심화되었으며 여가활동 축소와 일상생활기능의 약화가 나타났다. 그리고 자해행동, 타해행동, 충동적 행동과 같은 도전적 행동이 증가했고 정서불안행동, 폭식증이 이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발달장애인 자녀의 기능이 퇴행하거나 부정적 행동이 증가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 20.9%, '매우 그렇다' 54.4%로 매우 높은 비율로 부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답하였다. 이로 인한 심리·정서적 문제는 고스란히 가족에게 전해졌으며, 가족의 돌봄시간이 64.8%가 늘어난 상황에서 보호자의 양육스트레스와 우울감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부분에서는 발달장애인의 건강문제가 심화되었고 병원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발달장애인 보호자 응답자 중 27.2%가 장기간 돌봄에 따른 휴식 부족, 심리적 소진을 경험하고 있으며, 18.7%가 신체능력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코로나19 이전의 양육스트레스(5점 척도)는 평균 3.08점에서 3.31점으로, 우울(4점 척도)은 코로나19 이전 평균 1.66점에서 2.13점으로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 자녀가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병원입원, 치료가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에 '매우 그렇다'가 73%로 높게 나타나 발달장애인이 자가격리나 확진 시 지원방안과 긴급돌봄체계가 미비한 점도 문제가 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팬데믹 시대에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도전적 행동 중재 지원 △사회적 돌봄유지를 위한 대안 마련 △발달장애인 보호자를 위한 심리․정서 지원서비스 지원 △방역지침에 미뤄진 발달장애인 인권 모니터링 필요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하고 정확한 정보제공 온라인 플랫폼 필요 △발달장애인 개인별지원계획을 통한 서비스 변경 권한 부여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화병상 및 지원 인력 수급 △코로나19, 돌봄의 형태와 예산지급 방식 변화 등을 제안하고 있다.

김민경 울산발달센터장은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복지서비스는 코로나19 시기에 적합한 지역사회 돌봄 및 복지서비스의 형태로 즉각적이고 실질적으로 변화해야할 필요성을 느껴 본 연구를 기획하였다"며, "이 연구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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