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오단이 숭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사회적기업전공 교수
오단이 숭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사회적기업전공 교수

필자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복지타임즈에서 코로나와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사회적경제(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과 관련된 원고요청을 받고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 돌잔치전문점을 운영하는 오랜 친구가 모처럼 연락을 하여 "단이야 나 보건복지부에 투쟁하러 가"라고 말하였다. 아마 필자가 사회복지를 전공했으니 생각이 난 것 같다.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변화시켰다. 일만 하던 사업가를 생존을 위한 투쟁가로 만들었으며 직장이라는 곳에서 모여서 업무를 하지 않고 각자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재택근무가 가능해졌으며 무더운 여름에도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고 손씻기를 공부만큼 싫어하던 우리 아들 두 녀석은 어느 덧 외출 후 자연스럽게 세면대로 향하게 되었다.

전쟁 등 위기시대에 더 주목 받는 사회적경제

위기와 사회적경제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사회적경제는 사회문제에 대응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문제에 대응하면서 주목받게 된 두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두 사례는 스위스 소매유통기업 1위 협동조합인 Migros(1925년 창업)와 고베 대지진이 일어나자 지역 주민들을 살피면서 지금까지 존경받고 있는 고베생협이다. 미그로는 폭리를 취하는 식료품 상인들에 대한 사회적기업가(고틀리프 두트바일러)의 대응이라면 고베생협은 재난 상황에서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돌봄을 통해 존경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다. 즉 재난시 사회문제가 되는 돌봄에 대응했다는 점이다. 사실 미그로는 처음부터 협동조합은 아니었다. 미그로는 사업이 번창하자 여기 저기서 미그로에 대해 비난(이동식 판매 등)을 하였으며, 미그로의 사업을 가로막는 법이 제정되었다. 두트바일러는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1941년 미그로를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해 위기를 극복한다. 그는 히틀러가 전쟁에서 이기면 백만장자 한 명의 재산은 쉽게 빼앗을 수 있지만 수십만 명의 평범한 소시민 협동조합원들의 재산은 빼앗기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을 한 것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비판도 있으나 필자는 그가 일반 기업으로 부를 축적하였지만 술을 판매하지 않고 포도주스를 대중화하는 전략, 미그로의 가격 정책(유통 단계를 줄여 일반 상점보다 30% 낮은 소비자에게 제공)으로 취리히 식료품가격을 낮춘 점, 정치참여 등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의심하고 싶지 않다.

사회적경제는 산업혁명이후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시작하던 19세기 임금노동문제(낮은 임금과 높은 물가)로 위기에 봉착한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자발적으로 함께 한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경제는 태생 자체가 위기로부터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경제 상황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적경제기업의 경기여건 및 고용변화(2020)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의 자금여건이 매출 부진, 제품 원가·인건비 상승 등으로 1차 조사시 매우 악화되었으나 악화 추세는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적기업의 판로 여건은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문화ㆍ예술ㆍ관광업(4.07)이 가장 타격을 받았으며 다음으로 교육 및 보육업(4.02)으로 대부분 대면으로 사업을 하는 곳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시민경제연구 유닛 권소일 실장의 연구(2020)에 따르면, 서울시 사회적경제 조직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보면 업종별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예컨대 여행, 사회복지서비스, 학교매점은 감소하였으나 부동산, 도소매은 유지되었고 오히려 제조ㆍ유통ㆍ방역서비스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 대응 우수 서울시 사회적경제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경영환경변화 인식에 있어 67.6%가 악화되었으며, 25.4%가 비슷한 반면 7%는 호전되었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전년 대비 매출변화는 53.5%가 감소, 22.5%가 비슷, 23.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드 코로나시대 정부 및 사회적경제의 대응

위드 코로나시대로 접어들면서 중앙정부 및 지자체는 사회적경제 조직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들을 빠르게 준비하였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일자리창출, 전문인력, 사회보험료 사업에 대한 월 지원금 선지급 허용하였으며, 코로나19로 휴업할 경우 지원금을 지원하였고, 지역 자율 일자리창출사업 지원을 통해 경영이 어려운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추가로 지원하였다. 서울시는 사회투자기금 코로나19 특별융자로 총 119억원을 지원하였으며, 광주시는 사회적경제 제품의 해외판로를 지원하였고, 인천시는 사회적경제기업 우선구매를 확대하기 위해 부서별 목표를 설정하여 관리하는 계약통제관 제도를 신설하였으며, 대구시는 사회적경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실시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사회적경제 조직 중에 종사자 및 급여를 감축하거나, 휴업 또는 폐업을 준비하는 안타까운 곳도 있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 시대 사회적경제의 대응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대응은 신규 제품 및 온라인서비스를 개발하고, 정부 및 지자체의 코로나 지원사업에 공모를 하고, 대출을 늘리고, 주사업 변경하는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친 곳도 있는 반면에 호황업종의 경우, 오히려 종사자 및 급여를 증가해야만 했던 곳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나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은 다양한 코로나 시대 사업을 전개하였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고용노동부와 함께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비대면 중심의 판매지원을 확대하였으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스토어36.5에서 제품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운영하였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코로나로 힘든 사회적경제 조직을 지원하는 다양한 공모사업을 진행하였다. 코로나로 야기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여행 여행콘텐츠 개발', '커뮤니티케어 공동배송 모델 개발', '코로나 극복을 위한 동종ㆍ이종 간 협업 프로젝트' 3개의 공모 분야를 지정하여 4개 협업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였다.

위드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시대 사회적경제 조직의 대응방안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살아가는 방식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9시 이후 영업금지로 인해 회식문화가 사라지므로 우리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시기에 사회적경제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의 자기조직을 위한 대응 전략을 찾기보다는 고베생협과 같이 나 그리고 자기조직이 아니라 나의 이웃 그리고 너, 나아가 지역사회를 바라보았으면 한다. 그것이 속된 말로 미래 고객을 유치하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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