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1.5~3단계 유지기간 동안 한시적 허용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발달장애인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상황에서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삶’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복지관, 발달재활서비스, 방과후활동서비스, 직업재활서비스, 주간활동서비스 등 기관이나 시설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의 경우, 평소 이용하던 사람들 중 휴관이나 폐쇄로 이용하지 못한 비율이 적게는 62%(발달재활서비스), 많게는 97%(장애인복지관)에 이르렀다.

서비스 공급 체계가 마비되면서 돌봄 부담은 고스란히 부모에게 전가되고 있어,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직장을 그만뒀다는 응답자가 전체 1174명 중 20.5%인 241명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1월 22일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 코로나19 상담센터 설치

먼저, 발달장애인 ‘활동지원 가족급여’를 사회적 거리두기 1.5~3단계 유지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활동지원제도는 외부 인력으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을 경우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이용시설 등이 휴관하고 도전적 행동 등 발달장애인의 특성으로 인해 가족의 돌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한시적으로 가족급여를 허용키로 한 것이다.

정부는 지체·자폐성 장애인 중 장애인활동지원 기수급자를 대상으로 2020년 2월 이후 활동지원인력으로부터 서비스 제공이 중단됐거나, 활동지원인력 급여지원을 신청했으나 지원받지 못한 경우 발달장애인의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 등 가족이 활동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 급여비용의 50%를 지급키로 했다.

다만, 활동지원인력 현장실습을 10시간 이수한 후 급여제공이 가능하며, 활동지원 수급자가 가족돌봄 급여 지원을 받기 위해 일방적으로 기존 활동지원사의 급여지원을 중단한 경우에는 지원이 불가하다. 또한 매월 1회 이상 가족이 아닌 활동지원인력의 지원을 위해 복수의 활동지원기관에 지원신청을 하는 등의 여부가 확인되어야 한시적 허용을 유지할 수 있다.

한편, 주간활동 최중증 1인 서비스는 도전적 행동 등이 심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이 전담제공인력의 도움을 받아 그룹형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2021년 1월부터 가산급여를 적용한다.

이외에도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전체 유형의 장애인에 대한 긴급돌봄 지원을 강화한다.

코로나19 자가격리·확진 시 활동지원 수급자 격리해제 시까지 24시간 활동지원을 한다. 비수급자는 10일간 12시간을 지원하며, 가족에 의한 돌봄도 활동지원으로 인정한다.

복지기관 휴관 시 긴급활동을 지원하고, 겨울방학 중인 중·고등학생에 활동지원 특별급여를 지원한다. 아울러, 사회서비스원을 통해 가족·돌봄인력 등의 코로나19 확진에 따라 장애인 등이 격리되는 경우 돌봄인력을 제공, 연계한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이러한 긴급돌봄 지원을 확대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이를 잘 알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어 긴급돌봄 지원에 대한 홍보도 강화한다. 17개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행동요령 및 발달장애인 대상 긴급돌봄 지원 안내 등 상담서비스를 1월 25일부터 제공한다.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지원에 대해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부모회,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와 함께 홍보자료를 카드뉴스 형태로 제작해 단체 회원에게 자료를 발송할 예정이다.

장애계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되도록 노력해야”

한편, 정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장애계는 한시적 활동지원 가족급여 허용을 환영하면서도 우려를 내비쳤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허용 대상을 코로나19 확산 시점인 2020년 2월을 전후로 구분하여 한정하고, 월 1회 이상 활동지원 신청을 위해 노력했음을 증명하라는 요식행위를 요구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상이며, 이중 차별을 조장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욕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가족이 코로나19 상황에서 10시간의 활동지원인력 현장실습을 수료해야 하는 것도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발달장애인 당사자 가족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고, 누구도 복지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잘 정비하고 알려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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