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사회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전략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12월 발간한 ‘2020 사회공헌백서, 소셜 갭 리포트’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방향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좌담에는 백서를 기획하고 조사·분석한 트리플라잇의 정유진 대표와 박혜연 PD, 백서 제작에 협력과 자문을 해준 이은경 유엔글로벌콤팩트 실장이 참석했다. 또 기업 사회공헌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는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장과 기업 대표로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사회는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소장이 맡았다.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소장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소장

사회 ‘2020 사회공헌백서’ 발행에 따라 현재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현황과 국민이 기업에 바라는 역할과 책임을 살펴보고, 그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먼저 사회공헌백서 방향 및 결과와 시사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정유진 백서를 기획하면서 어떻게 하면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국민과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기업 사회공헌 현황을 평가하면 좋을 것 같아 기업의 공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특히, 국민 입장에서 기업에 원하는 바와 기업이 현재 하고 있는 사회공헌 현황과의 간극을 분석해 더 나은 사회공헌 방향성을 찾고자 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사회공헌 현황 및 국민 인식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SDGs 목표(Goal), 사회문제, 사회공헌 활동, 코로나 이후 회복탄력성 등 4가지 소셜 갭을 분석했다. 생각보다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도 있고, 기업이 잘 하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

박혜연 사회공헌 대상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여전히 아동·청소년이 많았지만 사회적경제 조직이나 중소기업도 4% 정도 새롭게 추가돼 의미 있었다. 산업별로는 정보기술·금융 부문에서 사회공헌 지출이 많았는데, 최근 글로벌 코로나 자선기금도 인터넷·테크놀로지산업 기업이 많은 지출을 하고 있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 트렌드인 것 같다. 2020년 상반기 10대 그룹의 코로나 사회공헌 현황을 전수조사해보니 기업의 업과 연계된 활동, 기존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연계·확장, 여러 주체들이 협력한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 등 세 가지 특징이 확인됐다. 최근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 사회공헌’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 기존 프로그램에서 현시대에 맞게 변모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는 것이 사회공헌의 지속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앞으로도 여러 주체 간 협력하고, 기업의 업과 연계해 포스트코로나에 대응할 수 있는 차원에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이은경 지난 가을 코스피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SDGs 관련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와 이번 조사 결과를 비교해보니 전체적으로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었다. 다만, 국민과 기업의 사회공헌 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숙제일 것 같다. 백서에 코로나 이슈를 시의적절하게 녹여 조사하고, 앞으로 사회공헌 전략이나 방법론을 제시한 것도 유의미한 작업이었다고 본다.

사회 이번 백서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러 가지 관점과 SDGs 소셜 갭 등이 기술됐는데 기업의 관점에서 향후 사회공헌 패러다임이 어떻게 전환되어야 하는지 전문가적 시각에서 말해 달라.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장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장

김민석 공공 및 민간기업 모두 2021년 사회공헌 활동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관심과 고민이 많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사회공헌이 우왕좌왕했던 시기라면, 올해는 그동안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실제 많은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공헌과 접목해보고 실행해 우수사례를 모으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비대면 사회로 가속화되면서 기술이 화두가 되고 있다. 기술 역량을 활용한 사회공헌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업 관계자들이 내부에 어떤 자원이 있고 어떤 역량이 있는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이제는 기술이 변하고 사회가 빠르게 변하다 보니 과거보다 촘촘한 전략적 사회공헌이 필요하다. 기업의 역량을 잘 파악해 세부적 역량까지 연결해 사회공헌을 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수혜자들도 파편화되어 있다. 개별 맞춤형 지원을 위한 촘촘한 사회공헌 전략이 필요하다.

최재호 코로나로 인해 사회공헌 활동을 잘 하지 못하고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요성이 너무 강조되다 보니 기존의 사회복지 차원에서 사회공헌을 해온 담당자들이 많이 의기소침해 있는 부분이 있다. 기업 사회공헌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하면 쫓아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이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와 디지털라이제이션으로 사회공헌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행사나 시상식, 포럼 등을 언택트로 전환해 하다 보니 참여 인원이 늘어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디지털라이제이션은 성과에 대한 팩트 측정을 고민해 사회공헌도 ESG 못지않게 많은 성과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는 거 같다.

사회 앞서 국민과 기업 간 소셜 갭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또 국민의 인식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기업 및 비영리 단체 담당자들이 사회공헌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했으면 하는지 말해 달라.

정유진 트리플라잇 공동대표
정유진 트리플라잇 공동대표

정유진 사회공헌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준비하다 보면 우리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지,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국민은 어떤 문제 해결을 원하는지, 사각지대 국민들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정부는 하지 못하고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해소해나가면서 기업의 역할을 찾을 수 있을 텐데 그동안 많은 기업이 주어진 어젠다나 키워드를 가지고 ‘어떻게’ 할지만 집중하다 보니 갭이 많이 벌어진 것 같다. 국민이 원하는 사회공헌과 기업이 집중하는 사회공헌이 매칭돼야 임팩트가 확산될 수 있다.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 418개를 분석해보니 절반 이상이 임직원 급여나 기부금 등으로 독거노인·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국민은 소득 불균형 및 주거불안 해결을 위한 사회공헌을 원했는데 이것과는 차이가 났다. 조사를 하면서 국민의 니즈와 기업이 주목하는 주목도, 집중도가 모두 낮은 영역을 모니터링 영역으로 설정했다. 군소지역 노후주택 보수, 지역아동센터 복지시설 환경 조성, 도농 격차 해소를 위한 ICT 인프라 지원 등이 그 영역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니터링 영역은 국민의 니즈가 높아졌을 때 기업이 진출하면 언제든지 기회가 될 수 있는 잠재적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지금 우리 기업이 하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어느 유형에 해당되는지를 보고, 그 유형이 마이너스 갭인지, 플러스 갭인지, 모니터링 영역인지, 예산을 어떤 형식으로 투입하는 게 더 좋을지 전략적으로 고민해 보면 좋겠다.

박혜연 사회공헌 인식 조사 결과 국민의 사회공헌 이해도는 5점 만점에 3.14점으로 나타났고 기업 사회공헌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결과는 10명 중 8명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코로나 사회공헌 점수는 10점 만점에 6.35점 정도로 사회공헌 전반에 대한 인식조사보다 낮았다. 진정성 점수는 5점 만점에 3점 정도였다. 국민은 재난 시기에 기업이 나설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고 기업은 해결 의지를 가지고 사회공헌을 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기업이 국민의 니즈에서 사회공헌을 출발한다면 어디에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더 명확해지지 않을까.

이은경 국민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선행돼야 할 기업의 책임을 조사해보니 윤리경영, 환경 이슈 등이 중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이 코로나 시대에 임대료를 높이고 있고 일부 기업은 친척에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한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국민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이런 사례로 인한 미스매치 때문이다. 전략적인 접근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기업에 국민이 바라는 기대관리가 필요하다. 또 국민은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영역에 대해 기업에 기대하는 면이 있다. 국민과 기업이 생각하는 사회문제, 그리고 그걸 풀어가는 방식과 전략도 차이가 있어 갭이 나오는 거다. 사회공헌은 사회적으로 봐야 한다. 결국 국민은 취약그룹에 기업이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와 투명성을 보기 때문에 기업은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된 계층을 어떻게 타기팅하고 그중에서도 우리 기업에 중요한 전략적 이해관계가 있는지를 계속 찾고 그들에게 무엇을 해줄지 고민하면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워야 한다.

김민석 국민과 기업의 설문 갭은 응답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인식조사 대상인 국민은 수혜자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수혜자가 아니더라도 언론, 홍보, 광고 등의 채널을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을 인지하고 접하지 못했다면 모를 수밖에 없다. 갭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 국민 대상의 활동을 하거나 홍보를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런데 기업의 사회공헌이 홍보를 위해서인지, 실질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인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최재호 사회공헌을 홍보 목적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지지와 인정을 받으려면 많이 알려져야 한다. 기업의 브랜드나 경영 전략과 부합되는 임팩트 있는 전략적 사회공헌을 가지고 가면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서브 프로젝트를 동반해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진정성을 떠나 기업이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캠페인 차원에서도 홍보는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들의 사회공헌 인식이 세대별로 다양한데, 기업도 세대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 최근 2030세대에 집중한 CSR 전략을 수립하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협력해 우호적인 CSR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인 CSR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되고 있다. 어려운 시기지만 기업의 활동에 국민의 기대가 있으므로 이런 연구를 계속해 반성도 하고 잘하는 건 칭찬하며 가야 한다. 우수사례를 분석하고 전문가 집단의 포럼이나 콘퍼런스를 통해 알려야 한다.

정유진 커뮤니케이션은 언제, 어떻게 하느냐와 목적이 중요하다. 대부분 기업이 사회공헌을 할 때 시작과 결과를 홍보한다. 그런데 홍보의 가장 임팩트 있는 시점은 따로 있다. 오랫동안 진정성 있게 조용히 해왔던 것을 한번에 모아 성과와 반성 등의 노하우와 애로점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했을 때 훨씬 더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다. 국민의 인식도는 이해도와는 다르다. ‘사회공헌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는 국민은 기업 사회공헌의 목적이나 동기를 ‘기업 이미지나 브랜드 제고’로 보지 않고 ‘우수인재 유치’, ‘정부와 사회의 압력’, ‘기업 리스크 예방’ 등으로 정확히 보고 있다. 반대로 이해도가 낮은 국민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기업이 왜 사회공헌을 해야 하는지 공감이 되는 거다. 그래서 국민의 인식도보다는 이해도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박혜연 트리플라잇 Project Developer
박혜연 트리플라잇 Project Developer

박혜연 100대 기업의 공시 데이터를 받아보니 투명성 차원에서 사회공헌 자료를 공개한 기업은 58개였고, 프로그램 차원에서 정량적 성과까지 제대로 표시하고 있는 기업은 59%, 그리고 왜 하는지 목적을 밝힌 기업은 39% 정도였다. 국민 모두가 다 알 필요는 없겠지만 이 문제를 같이 풀어가고 있는 주체들이 결과와 임팩트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 될 필요는 있다.

사회 기업 사회공헌이 국민이 바라보는 시각이나 사회문제에 어느 정도 근접해있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분석한 소셜 갭 리포트는 유의미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장기적인 분석으로 이어지면 좋겠다. 글로벌 사회공헌 실현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SDGs 목표와 세부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SDGs에 대한 국민인식 수준은 어떠한가? 특히, 국민이 바라는 목표와 기업이 집중한 목표에 차이가 있었다. 소셜 갭에 대한 의견과 극복 방안이 있다면?

김민석 국민의 SDGs 인식도 조사결과 ‘매우 잘 알고 있다’는 0.7%, ‘잘 알고 있다’는 1.9%로 나타났다. 오히려 모르는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국민을 떠나 기업도 모르는 곳이 많을 거다. 이는 다른나라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우리나라와 독일, 일본은 기업 복지가 강화되다 보니 기업이 상당 부분 많은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국민의 니즈에 대한 해결주체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이은경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 국민이 최우선으로 꼽은 SDGs 목표는 8번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양질의 고용 및 일자리 증진’으로 전체에서 13.5%를 차지했다. 글로벌 조사와도 비슷한 결과다. 국민들은 SDGs 8번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는지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할 것이다. 다만,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고 근로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 중소기업·협력사와 상생에 대한 기대가 많은 것 같다. SDGs 목표가 이제 10년 정도 남았는데 다른 아시아 국가나 해외 선진 국가에 비해 인식이 낮기 때문에 SDGs를 왜 하고 어떤 관점과 방향을 가지고 할 것인지 국민의 인식도 자체를 높이는 작업과 고민이 필요하다.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

최재호 SDGs에 대한 국민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이 전략적으로 CSR, CSV, SDGs를 연결해 프로모션 해야 한다. 기업의 역할이 전략적인 CSR이라면 기업 재단은 롱 텀의 사회공헌을 하는 쪽으로 역할을 나눠가면 좋겠다. 기업은 진정성만 가지고 사회공헌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재단과 기업이 밸런스를 맞추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전략적인 CSR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정유진 기업에게 SDGs 목표가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사회공헌을 하려고 할 때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할지를 봐야 할 텐데 SDGs는 목표별로 전 세계적으로 어떤 이슈가 심각하고 해결됐는지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가 나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SDGs 목표별로 달성 성과를 체크하며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은 유행어처럼 잘못 생각하면서 어떤 데이터를 중심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관심을 잘 못 기울이는 거 같아 아쉽다.

사회 국민 인식 수준과 갭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인데 아직은 다소 부족한 것 같다. 기업이 코로나 등 위기 상황에서 전략 구조를 바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민이나 지역사회가 인식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을 함께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사회공헌백서에는 기업 사회공헌 미래를 위한 시사점으로 ‘혁신과 가치를 담은 사회공헌으로 갭 해소’, ‘지속성·진정성을 통한 사회공헌 임팩트 창출’, ‘신규 사회공헌 발굴 및 연계로 기업 역량 및 자원의 전환’,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사회공헌 기회 창출’의 4가지를 제시했다. 끝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기업 사회공헌 실천 전략을 제언해 준다면?

정유진 기업이 사회공헌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경제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임팩트가 큰 기업일수록 사회공헌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이러한 부정적 임팩트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낮추기 위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지 고민하는 사회공헌을 한다는 차원의 접근이 중요할 것 같다. 아울러 사회공헌의 개념을 확장해 우리가 기업 시민으로서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고민이 더 필요하다. 임팩트 워싱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소통하면서 그 과정을 효과적으로 확산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박혜연 연구 작업을 하면서 15년 이상 된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전체의 13%가 넘어 놀랐다. 기간이 축적된 만큼 궁금했다. 수많은 수혜자들과 스토리가 있을 텐데 그것들이 복기되고 거기서 오는 인사이트들이 외부에 소통된다면 추후 생겨날 신규사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기대가 들었다. 국민이 기업 CEO가 돼서 코로나 사회공헌 예산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답변 중 협력사 지원에 14.6%, 고객지원에 9.7%를 배분했다. 또 전체 우수 프로그램 톱10중에도 협력사 관련 프로그램 3개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를 보고 외부에 있는 사회소외계층도 중요하지만 내부 이해관계자의 직원, 파트너기관, 공급망 안에 있는 주체들을 기업들이 잘 돌보고 그것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잘 알려준다면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회공헌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은경 유엔글로벌콤팩트 실장
이은경 유엔글로벌콤팩트 실장

이은경 국민들이 사회공헌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것은 기업이 왜 사회공헌을 하고 이 기업이 어떤 기업가 정신과 철학, 비전을 가지고 이런 일을 하는 지가 설득이 안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결국 경영전략과 비전을 벗어난 동떨어진 사회공헌은 의미가 없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사회공헌을 봐야 한다. 고객과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해 세대별로 타기팅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사회공헌 전략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제품 서비스나 밸류체인,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등 실질적인 변화에 호응하고 열광한다. 이런 부분이 통합적으로 관리되어야 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끝으로, 이제는 코로나와 같은 전 지구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CSR이나 ESG, SDGs 등은 세계시민의식으로 같이가야 한다.

김민석 기업 사회공헌의 명분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국가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기업에 부탁하면 기업에는 훌륭한 명분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가치 창출 등은 평가를 통해서 하지만 궁극적으로 기업이 제대로 인정받으면 더 열심히 사회공헌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업의 사회공헌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남들보다 비교해 못하면 욕을 먹는 분위기인데, 오히려 칭찬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법 준수, 윤리경영 등 기본적인 것을 잘 지키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 기업 관계자로부터 ‘진정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겉과 속이 같은 것이 진정성이라 생각한다. ‘공’과 같은 기업의 활동이 필요하다. 공은 360도 어느 방면에서 보더라도 같은 모습인데 속성상 굴러다니기 때문에 불안정하다. 융통성 있게 필요한 곳에 굴러가 제 역할을 해야 하고, 주변에서는 굴러다니는걸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전략적 사회공헌을 알아서 잘 하되 겉과 속이 같게 기본을 지키면서 가치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사회에서는 이런 기업을 지지하고 응원한다면 코로나로 인해 힘들지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최재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공헌 실천 전략은 이해관계자를 명확히 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공헌은 의미가 없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국민이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히 기업의 이해관계자를 특정해 적합한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자본을 모을 수 있는 건 기업뿐이고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국민들도 기업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는 것 같다. 앞으로는 기업이 업과 연계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하면 좋겠다. 업과 관계된 이해관계자를 파악하고 관련된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했을 때 가장 임팩트 있고, 기업이 사회공헌을 왜 하느냐에 대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나아가 기업이 업과 연계된 이슈에 대해 그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역할로 진화해가면 좋겠다. 그런 방향이 글로벌한 트렌드가 아닐까 한다.

사회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A to Z를 다 바꾸고 있다. 사회공헌 분야도 새로운 방법과 전략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제는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지역사회의 아픔을 함께하는 공감이 필요한 시기다. 지역공동체의 연대와 협력만이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복지사회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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