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과정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수뇌부가 경쟁적으로 대한노인회를 방문, 어르신들의 표심을 잡으려했다. 그러나 안필준 대한노인회장은 "우리는 여당도 야당도 아니다. 노인복지를 잘하는 사람이 우리 편"이라고 했다.

5·31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대한노인회 위상이 한껏 높아졌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수뇌부가 경쟁적으로 대한노인회를 방문, 어르신들의 표심을 잡으려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의 원죄를 의식한 듯 '효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까지 했다. 230만 회원을 거느린 대한노인회의 세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안필준 대한노인회장은 이러한 거대정당의 구애가 싫지 않은 표정이다. 그러나 안 회장은 "우리는 여당도 야당도 아니다. 노인복지를 잘하는 사람이 우리 편"이라고 했다.

안필준 대한노인회장은 5·31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당들의 구애가 잇따른 것에 대해 노인사회의 위상강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필준 대한노인회장은 5·31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당들의 구애가 잇따른 것에 대해 노인사회의 위상강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필준 대한노인회장은 5·31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당들의 구애가 잇따른 것에 대해 노인사회의 위상강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대한노인회를 비롯한 노인단체에 쏟는 정성이 대단했다. 열린우리당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광역의회 비례대표 2번을 주기까지 했다.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3년동안 회장으로 있으면서 대한노인회의 위상확립을 위해 노력했는데, 비로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중앙당차원에서 우리의 요구를 반영한 노인복지 공약을 내놓은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만큼 노인들의 역량이 강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매번 선거때만 되면 정당이나 후보자가 구애를 해왔지 않은가. 공약을 어떻게 실현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선거가 4회째를 맞지만 거당적으로 공약을 내세운 것은 처음이다. 우리는 이 같은 공약을 잘 실천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실천은 없고 입으로만 하는 사람을 가려낼 것이다. 우리는 전 지역의 지회장들이 후보로부터 '공약을 지키겠다'는 서약서를 받았다. 주민소환제도 도입됐다고 하니, 약속을 지키지 못한 단체장이나 의원들을 불러서 혼내줄 생각이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서 약속한 공약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열린우리당은 효도하는 정당, 효도하는 지방자치, 효도하는 정부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여기에는 어르신들의 왕성한 정치참여를 위해 광역의회 비례대표 2번에 65세 이상 어르신 배정, 자아실현과 경제적 독립을 위한 노인일자리 창출, 경로당 활성화·노인수발보험법 제정 등 어르신들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에 서약했다. 한나라당은 노인버스비 인상, 경로당 전담관리관 300명 충원을 약속했으나 광역의회 비례대표 2번 할애는 거부했다. 다만 '노인복지청' 신설에 대해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노인 인구가 400만명이 넘지만 표가 결집되는 양상은 아닌 것 같다. 아쉽지 않은가.

"노인단체가 정치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여당도 야당도 아니다. 노인복지를 잘하는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면 그만이다. 그것은 각각의 노인유권자가 판단할 일이지, 대한노인회 차원에서 '누구 찍어라'고 나설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그동안 노인들이 고향사람, 성이 같은 사람을 찍는 경향이 있었으나, 그렇게 투표하지 말고 정책을 보고 찍으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노인회의 위상은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나라에 크고 작은 노인단체가 200여개에 달하고 있지만 회원이 있는 곳이 어디 있는가. 대한노인회는 5·31 지방선거를 계기로 유일 노인단체라는 것을 대내외에 일깨웠다. 자부심을 갖는다."

안 회장은 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은 알맹이가 없는 것이라는 등 현 정부의 노인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안 회장은 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은 알맹이가 없는 것이라는 등 현 정부의 노인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안 회장은 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은 알맹이가 없는 것이라는 등 현 정부의 노인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5만2000여곳에 달하는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대한노인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유명무실한 경로당도 많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에 건의한 경로당 전담관리관 배치요구도 경로당 활성화의 일환이다. 경영능력을 갖춘 관리관 300명을 중앙과 시·도, 시·군·구에 배치해 경로당 운영과 관리를 맡길 생각이다. 경로당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역할이 관리관들에게 주어질 것이다. 그리고 전국의 경로당 가운데 1만개는 당장 없애야 한다. 운영비만 타먹고, 놀고 있는 경로당은 심사를 통해 정리해야 한다."

-대한노인회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가 노인일자리 창출이다. 잘 되고 있는가.

"정부가 노인일자리 8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중 우리가 3만개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중점을 두는 것은 노인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다. 싼값에 노인들을 팔아넘길 수는 없지 않은가. 경비나 주차요원은 더 이상 노인일자리의 대안이 아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 대한노인회는 어르신 정보화 순회강사, 지하철 도우미, 산불감시대, 환경지킴이, 실버홈도우미 등 지역특성에 맞는 일자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취업노인들의 만족감은 물론 취업률 추계를 보더라도 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모색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솔직히 노인들은 고령화가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한다. 고령화는 축복인데 오래살지 말고 죽으라는 얘기냐. 저출산과 고령화가 연동되는 것도 못마땅하다. 저출산과 고령화 대책을 세트로 묶으니, 겉도는 것 아니냐."

-고령화 대책으로 노인수발보험제도가 2008년 7월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법안 내용에 만족하는가. 만약 불만족스럽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노인수발보험법은 현 정부가 요란하게 떠들어 홍보하고 있지만 알맹이가 없다. 치매와 와상 등 중증노인이 80만명 있는데 시행 첫해에 10만명만 수용한다면 나머지 70만명은 어떻게해야 하는가. 이것이 어떻게 바람직한 대책인가. 노인복지사업 14개가 모두 지방으로 넘어갔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기없는 노인정책을 회피하고 있다. 국가의 고령화 대책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출산 대책을 어떤가.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애를 낳고 싶어하는 환경을 조성하면 되는 것 아닌가. 보육시설 몇 개 짓고, 보육비 몇푼 쥐어준다고 애를 낳겠는가. 가임여성들이 애를 낳을 수 있도록 의욕을 북돋워야 한다. 정말 국가에서 아이를 키워준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회장께서는 지난 2월 재선됐다. 당시 내세운 공약은 무엇이며, 지킬 자신은 있는가.

"공약 실천여부는 지난 3년동안의 업적을 보면 잘 알것이다. 노인 5만명 취업, 95% 이상 지회 컴퓨터 보급, 중앙회 건물 초현대식 개조, 철도요금 할인, 경로당 운영비 인상 등을 이뤄냈다. 앞으로 4년 임기동안 대의원들에게 약속한 각 지회의 사무국장 인건비 인상, 경로당 활성화, 지회장 연수확대, 각 회장 지방의회 진출 적극 지원, 전국노인문화체육대회 연 1회 개최, 신뢰받는 노인회 육성 등은 꼭 실현하겠다. 지켜보라."

안 회장은 역대 정부의 노인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현 유시민 복지부 장관의 업무수행 평가도 유보했다.
안 회장은 역대 정부의 노인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현 유시민 복지부 장관의 업무수행 평가도 유보했다.

안 회장은 역대 정부의 노인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현 유시민 복지부 장관의 업무수행 평가도 유보했다.안필준 회장은 지난 1990년대 초반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에게 "역대 정부의 노인복지정책 성적을 매겨달라"고 하자, "성적까지는 모르겠고, 김영삼 정부는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다. 김대중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만들어 노인 10%에게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해줬다. 노무현 대통령은 의지는 있는 것 같은데, 참모들의 의지가 없다"고 했다.

"유시민 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잘 하고 있느냐"고 질문하자 "전직이 현직을 평가하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느냐"며 답을 피했다.

◇안필준 대한노인회장 프로필
△1956년 육군 소위 임관(육사 12기) △1978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 △1984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2001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고관리자과정 수료 △1987년 육군대장 예편(1군 사령관) △1991년 보건사회부 장관 △1994년 일본 동경대학 객원연구원 △1998년 일본 토호의대 의학박사 학위 취득 △1998년 일본 토호의대 외래 교수 △1998년 한석건강연구소 소장 △2003년 제13대 대한노인회장 △2004년 청와대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자문위원 △2006년 제14대 대한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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