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영 씨는 매일 빼곡하게 작성하는 보육일지를 통해 아이들을 돌보며 자신을 돌아본다.
정은영 씨는 매일 빼곡하게 작성하는 보육일지를 통해 아이들을 돌보며 자신을 돌아본다.

정은영 씨는 매일 빼곡하게 작성하는 보육일지를 통해 아이들을 돌보며 자신을 돌아본다.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주관하는 '제29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 정은영(여·31) 씨는 시설아동들의 언니이자 엄마, 또 자상한 선생님을 자처하는 아동지킴이다.

정은영 씨는 대전 '평화의마을 아동복지센터'에서 가정해체 등의 아픔으로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60여명의 아동 가운데 11명과 함께 울고 웃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정 씨가 아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학습지 교사를 거쳐 빈민촌 공부방의 청소년부 교사를 한 후부터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시절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운영하는 빈민촌 공부방을 통해서 왠지 모를 기쁨을 발견하기 시작했던 것.

"일은 힘들고, 매일매일 아이들과 부딪히는 일 투성이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왠지 모를 기쁨이 샘솟아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앞으로 나의 갈 길이 이런 사회복지 분야구나 …. 그리고 어려서부터 내 삶의 밑바탕이었던 시설에서의 생활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온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정씨 역시 중학교를 졸업하던 때인 1988년. 개인적인 이유로 이곳 '평화의마을'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정은영 사회복지사는 시설에서 자란 부모 밑에 태어난 아동이 또다시 시설에서 자라야 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 그래서 시설에 있는 아이들이 하루 빨리 그룹홈이나 가정 위탁, 혹은 입양이 되어 행복한 가정 속에서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이 정씨의 소원이다.

이런 이유로 정씨가 2002년 4월 이곳에 온 이후 하루도 빼지 않고 작성하고 있는 보육일지는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 1호다. 아이들의 보건상태와 발달상황, 학습지도, 정서교육, 대화 내용들을 빼꼭하게 적어놓고 있는 이 보육일지는 아이들 삶의 축약 보고서이자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 없다.

"아이들과 하루의 삶을 마치고 작성하는 일지는 제 삶과 우리 아이들의 가치있는 역사가 되고 있어요. 일지를 쓰다보면 내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반성하게 되고, 또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지 정리가 됩니다. 일지를 쓰면서 아이 한 명 한 명 떠올리게 되고, 내가 아이에게 소홀하거나 잘못 대한 점 등을 반성하게 됩니다"

이번에 부상으로 받은 최신 노트북은 지난 4년간 기록한 아이들의 일지를 글로 엮어 책을 펴내는데 사용할 참이다.

앞으로 문화치료나 심리치료쪽으로 더 공부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자유로운 영혼이 되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정씨.

"'부모는 아이의 몸을 키우지만, 아이는 부모의 영혼을 키운다'는 말이 있듯이 나의 영혼을 키워주는 우리 아이들에게 감사한다"는 말로 정씨는 수상의 소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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