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보완적 전문성 보유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으로 시너지 창출 가능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가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윤한득 CJ대한통운 차장, 박재민 농협중앙회 국장, 배진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 나석권 SK사회적가치연구원장, 이철용 캠프 대표가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했다.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가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윤한득 CJ대한통운 차장, 박재민 농협중앙회 국장, 배진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 나석권 SK사회적가치연구원장, 이철용 캠프 대표가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했다.

국내외 임팩트 생태계 이해관계자들이 혁신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을 도모하는 장이 열렸다.

2020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가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넥스트 노멀 시대를 위한 컬렉티브 임팩트의 변화’를 주제로 열렸다.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는 2018년부터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주제로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와 SSIR 한국어판을 발행하는 한양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국제 행사다. 올해는 SSIR, 한양대학교,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했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컬렉티브 임팩트는 사회문제 해결이나 혁신을 목표로 정부, 지자체, 기업,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힘을 모으는 것을 뜻한다. 참석자들은 넥스트 노멀시대에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로써 컬렉티브 임팩트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글로벌·학제간 컬렉티브 임팩트 현황 진단 △컬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본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민관협력 분야에서의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 공유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의 컬렉티브 임팩트 인재 육성 전략 등 총 4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이중, 민관협력 분야에서의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 공유에서는 나석권 SK사회적가치연구원장을 좌장으로 박재민 농협중앙회 국장, 배진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 윤한득 CJ대한통운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이철용 캠프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해 주목 받았다.

역할 명확히 하고 각자 영역에서 전문성 갖춰야

배진희 부장은 기업 간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컬렉티브 임팩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발표했다.

배 부장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트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회문제에 직접 개입하는 것

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정부, 비영리단체, 타기업의 자원을 모아 내부 자원과 외부 자원을 연결하면 보다 효과적인 소셜 임팩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사회공헌활동을 비영리단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단순히 프로그램을 위한 협력이 아닌 그 결과를 가지고 정부 정책에 참여하거나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보다 높은 단위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외부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아니라 내재화도 필요하기 때문에 내재화를 위한 직원 교육에도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배 부장은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로 동남아시아의 우버인 그랩, 한국 씨티은행과의 협력을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고용 위기를 겪고 있는 그랩 드라이버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기초적인 디지털 역량 교육부터 커리어 개발을 위한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씨티은행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각각 금융교육,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협약을 통해 한 대상자에게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과 금융지식 교육 멘토링을 같이 제공하는 협업 모델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 부장은 “기업이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략을 세웠을 때 이를 잘 해결할 수 있는 비영리단체를 찾는 것이 어렵다”며 “컬렉티브 임팩트를 위해서는 각자의 영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명확하게 하고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한동안 기업이 사회공헌 사업에 있어 차별성에 집착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공동의 어젠다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차별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좀 더 오픈된 마인드로 협력을 고민해 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긴 호흡으로 협력·연대하면 사회적 변혁 이룰 것

필리핀 마닐라 인근 지역에서 도시 빈민의 일자리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 ‘익팅’을 운영하고 있는 이철용 대표는 국제개발활동에서 겪은 컬렉티브 임팩트 사례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통행이 금지되고 원자재 수급 중단, 거래 업체 도산 등으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코이카 등 한국에서 재원을 조달해 현지 노동자들에게 일감으로 마스크, 방호복 등 방호 용품을 생산하도록 했으며, 4~5개월 동안 30만장 이상의 면마스크와 3만개의 방호복을 생산해 필요한 빈곤지역, 의료기관에 배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개발현장은 컬렉티브 임팩트가 중요함에도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하자 현지의 모든 인력이 철수하고 사업이 중단됐다”며 “현지와 재원을 가진 기관과의 협력이 종속적인 형태를 갖는 경우가 많은데, 평등한 협력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컬렉티브 임팩트를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스템을 만들 때 기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기술을 풀어나갈 수 있는 건 결국 사람이다. 다양한 임파워먼트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고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컬렉티브 임팩트는 다자간 협력하다 보니 주체 간 속도가 다를 수 있다. 그런데 그걸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긴 호흡을 가지고 협력·연대하면 우리가 바라는 사회적 변혁을 함께 이루어나가는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문제 해결 넘어 사회적 변화 유도 가능

박재민 국장은 농협중앙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관협력 사회공헌 중 ‘농업인 행복버스’와 ‘국민과 함께하는 농촌봉사활동’을 소개했다.

그는 “2007년부터 도서·오지 등 복지 접근성이 열악한 농촌으로 찾아가 의료진료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2015년부터 농식품부와 협력해 의료진료사업, 장수사진촬영, 문화예술공연, 무료 법률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가 입국하지 못해 농촌에 일손 부족이 심각해지자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협력해 농촌일촌지원사업을 진행했다. 협의회는 지속가능한 봉사활동을 위해 기업체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농협은 봉사활동 수요처 발굴 및 농가 연계, 봉사 장비 및 물품 지원 등의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상호 보완적 전문성을 보유한 사회공헌 기관과 협력하면 참여기관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했을 때보다 협력을 통해 무궁무진한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협력은 개별기관의 변화도 유도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상호 협력이나 상호 존중하는 문화도 만들 수 있다. 우리의 작은 노력이 사회문제 해결을 넘어서 사회적 변화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농협은 컬렉티브 임팩트 영향력 극대화를 위해 사회공헌 전문기관 등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체계적·주기적인 사회공헌을 통해 참여자뿐만 아니라 수혜자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끝으로 “협력하다 보면 기관 간 문제인식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고 소통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성원 간 협력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외부기관과 협력할 때 시스템이나 사업방침에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동의 어젠다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 활성화돼야

윤한득 차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지역상생모델 ‘실버택배’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실버택배는 택배 기사들이 아파트 내에 드롭포인트를 만들어 택배를 놓고 가면 실버배송원이 친환경 전동카트를 이용해 인당 2~3개 동을 전담해 택배를 배송하는 시스템”이라며 “급격하게 진행되는 노령화와 업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아파트 택배 관련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중 택배 밸류 체인을 개선해 시니어에게 적합한 모델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차장은 이 과정에서 컬렉티브 임팩트를 통해 이해관계자 협력 기반의 안정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니어 일자리 창출은 우리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서울시, 보건복지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시니어클럽협회 등과 연계해 행정 및 예산 지원부터 시니어 채용 및 교육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협력을 통해 실버택배는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성과로 2019년 UN 지속가능발전목표 확산 가속화 대표 프로젝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 차장은 “실버택배 모델을 진화·발전시켜 국내뿐만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글로벌 실버택배를 도입하고 참여자도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임팩트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컬렉티브 임팩트 성공을 위해서는 선명한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공공의 어젠다를 뽑아낼 수 있고 그 어젠다를 통해 명확한 KPI와 측정 가능한 지표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공공의 어젠다를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콘퍼런스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덧붙여 “컬렉티브 임팩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만큼 실패의 가능성도 더 높을 수밖에 없다”며 “실패 요인을 줄이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 수 있도록 공공의 플랫폼, 공공의 역할, 공동의 선명한 문제의식을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같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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