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차 대표자회의 개최…정책 및 사례 공유하고 발전 방향 모색

제24차 한·일·대만 대표자회의가 10월 28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각국의 커뮤니티케어 정책과 사례를 공유했다.
제24차 한·일·대만 대표자회의가 10월 28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각국의 커뮤니티케어 정책과 사례를 공유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지역사회 돌봄에 대한 중요성 부각

한국·일본·대만은 공통의 사회문제와 주요 관심분야를 논의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각국의 사회복지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표자회의를 격년으로 열고 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고 있는 3국의 민간사회복지기관 대표자회의는 10월 28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회관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로 전환해 진행됐다.

올해 회의는 ‘커뮤니티케어: 사례와 정책’을 주제로 정했다. 저출산·고령화 가속에 따라 지역사회에서의 돌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각국의 커뮤니티케어 현황과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향후 나아갈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3국의 커뮤니티케어 정책 분야를 논의했다. 대만 국립중정대학교 에드워드 밍주 우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만의 장기요양 2.0 커뮤니티케어 정책’을 소개했다.

그는 “대만 커뮤니티케어 정책은 사회서비스 구조를 바꾼다기보다는, 사회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노인, 장애인, 지체장애인, 정신장애인 등 특정 집단을 케어하는 것으로부터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에 따르면 대만은 1998년 노인요양서비스 강화 3개년 계획을 시행했다. 2000년대 노인장기요양보험 시스템 도입을 위해 시범운영을 거쳐 2007년 장기요양 1.0 정책, 2016년 장기요양 2.0 정책을 시행 중이다.

우 교수는 “과거에는 가족이 돌봄의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장기요양 2.0 정책을 시행하면서 각 분야 돌봄 시스템의 변화가 있었다”며 “지역사회 기관을 활용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외국인 요양사도 2017년 기준 24만4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계에서는 시장이 이끄는, 혹은 지역사회가 이끌어가는 장기요양서비스 두 가지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 기관 활용한 서비스 제공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 코헤이 코마무라 교수는 ‘포용적 지역사회 실현을 향해’를 타이틀로 발표했다.

코마무라 교수는 “일본은 출생률 감소, 고령화, 인구 감소라는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겪고 있다”며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중이며 2020년 50%에 달하는 고령인구는 2065년 6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80대 부모가 50대의 자녀를 돌봐야 하는 ‘8050문제’ 등 지역사회 문제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용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지역복지서비스,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의 새로운 위협, 그리고 지속가능개발 목표와 연계된 사회복지정책과 서비스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마무라 교수는 “2020년 일본 전사협의 사회복지 비전은 지속가능개발목표와 연계한 ‘No one left behind(그 누구도 홀로 남겨두지 않겠다)’”라고 설명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협업 노력 △사회복지 인력 확충, 사회복지서비스 향상, 사회복지단체의 역할 강화 등 다양한 실천방법 확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강화 △포용적 사회에 대한 이해 제고 및 국민의 참여 유도 △재난에 대비한 사회서비스 등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뮤니티케어 정책은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체계

한국에서는 홍선미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커뮤니티케어-한국의 새로운 케어모델’을 설명했다.

홍 교수는 “한국의 커뮤니티케어 정책은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체계”라고 소개했다.

그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 및 돌봄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병원과 시설중심 돌봄서비스의 한계가 발생함에 따라 커뮤니티케어를 도입했다”며 “2018년 로드맵 마련을 시작으로 2019년 6월부터 재가 및 지역사회 중심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탈원화·탈가족화로 지역중심 돌봄체계 구축 △취약계층을 위한 다분야 포괄 사회서비스 제공 △보편적인 이용체계 구축 △지역사회 중심의 사회서비스 제공 등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커뮤니티케어 과제로 △기존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를 벗어나 지역사회 서비스 수요에 따른 유형과 수급기준 완화 △지방정부 및 지역단위의 합리적 서비스 운영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지역사회 주민 지원하는 안전망 서비스 구축

두 번째 세션에서는 3국의 커뮤니티케어 사례를 공유했다.

일본 사이타마현 사회복지협의회 마이코 이나미 생활지원부서장은 ‘사회복지재단의 지역사회안전망 구축’을 소개했다.

그는 “사이타마현 사회복지협의회와 사회복지기관이 연합한 사회복지재단은 지역사회 주민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사업자금은 사회복지재단의 사회공헌 활동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나미 부서장은 “사이타마현 사회복지협의회는 2014년 ‘Sai-no-kuni’의 사회안전망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상담 등을 통한 구직을 지원하는 것인데, 올해 8월까지 2457건의 상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안전망 사업은 협의회를 중심으로, 상담소·사회복지 사무소 등 관계기관, 사회복지기관, 대상자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미 부서장은 구체적인 사례로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던 대상자에게 다른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87명이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으며 △입지 않는 유아복을 기부받아 한부모가정과 저소득가정, 다문화 가정 등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하는 사업을 통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760점의 의류를 467명의 대상자에게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상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서비스의 탄력적인 운영을 통해 ‘No one left behind’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국립타이페이대학 펜링첸 사회사업학과 교수는 ‘재난, 커뮤니티 및 젠더’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그는 “대만이 1999년 9 월 규모 7.3의 지진, 2009년 태풍 모라꼿으로 심각한 재난피해를 입었다”며 “지역사회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남성보다 여성이 재난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펜링첸 교수는 그 이유로 △수영 등 생존스킬이 비교적 부족하고 △여성은 본인 외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돌보는 데 노력하며 △여성복은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있어 재난상황에서의 재빠른 대응이 어렵고 △정보가 부족한 것을 꼽았다.

또한 그는 “여성은 남성 가장을 잃음으로써 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사회적으로는 재난 후의 사회적 혼란, 가족 붕괴, 복구기간 중의 타격 등에 영향을 받는다”며 “재난 상황에서 여성은 비교적 복구지원을 적게 받으며, 복구기관 중 의사결정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역사회의 젠더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비대면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서비스 운영

한국을 대표해서는 김정미 행복한 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장이 ‘커뮤니티케어 재가노인복지 사례’를 발표했다.

김 센터장은 “커뮤니티케어 중 재가노인지원서비스는 경제적·신체적·정신적·사회적 이유로 일상생활 유지가 곤란한 복지사각지대 취약 및 위기노인에게 전문사례관리를 비롯한 상담, 자원연계, 일상생활지원 등의 서비스를 통합적·연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며 “주요서비스는 노인맞춤돌봄, 독거노인응급안전서비스, 방문요양서비스를 비롯한 지자체 특화서비스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커뮤니티케어 재가노인복지 서비스로 △기초생활수급자인 노인에게 방문간호, 취약노인 식사배달서비스, 방문 요양서비스 등을 제공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사회 은둔형 대상자에게 개별상담, 위기개입, 긍정적인 심리적 지원을 통해 다시 사회적인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했으며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해 독거노인응급안전서비스(IoT)를 실시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관할 경찰서와 소방서의 긴급출동을 연계하고, 보호자 상담을 통해 이후에도 지속적인 효과가 나타나게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대면이 불가해 커뮤니티케어 실천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면 상황에도 활용할 수 있는 ICT 기반의 전주시 지역치매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커뮤니티케어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공식 유튜브 채널 ‘나눔채널 공감’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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