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준수하며 거주지 중심의 다양한 복지서비스 펼쳐야

심윤무 논산시청 100세행복과 주무관
심윤무 논산시 100세행복과 주무관

포스트 코로나는 2020년 3월 월스트리트저널과 세계경제포럼 등의 칼럼에서 사용되면서 널리 인용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8 가지로 △드라이브 스루 증가 △교육업계 패러다임의 변화(원격수업 보편화) △재택근무 활성화 △생필품 및 음식 배달 증가(로켓 배송, 새벽 배송과 같은 비대면 배달) △언택트 문화 확산 △바이오 산업 성장 △IT 기술 발전 △친환경 소형차 선호(대중교통 이용 감소)를 선정했다.

이는 사회복지현장에서 주민 접점으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직공무원도 비껴갈 수 없는 주제이다. 그렇다고 이런 일에 모두 우리가 나설 필요는 없다. 사회복지직공무원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환경 조성, 따뜻한 동고동락 공동체 복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살피는 역할에 전념해야 한다.

사회복지직공무원은 시군구청에서는 사회복지행정가의 역할을, 읍면동에서는 사회복지행정가와 사회복지실천가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공무원 사회복지사로서 개개인 모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회와의 관계를 돕고, 당사자가 관계 안에서 자신의 독립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달라진 일상과 환경…위기는 선택이자 기회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비대면 일상과 새로운 변화는 방송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TV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미니콘서트, ‘비긴어게인 4’에서 가수 헨리의 문화비축기지 연주, ‘놀면뭐하니’에서 유재석의 치킨 나눔. 이 세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라는 점이다. 또 많은 가수들이 콘서트를 언택트 공연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된 방송과 공연 문화가 사회 변화를 발 빠르게 예측한다고 했을 때, 사회복지현장의 다가올 미래의 모습도 그려진다.

차를 소유하고, 스마트폰 등으로 정보력이 있으며, 아무 때나 시간을 내어 이런 곳을 찾아가고, 언택트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는 사람들에겐 코로나19로 변한 세상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반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생활이 어렵거나, 공공부조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차를 소유하지 못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해 정보가 부족하며, 시간이 곧 생계로 이어지는 경제 취약계층에겐 상상조차 못하는 일이다.

이반 일리치는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에서 ‘위기(Crisis)’는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위기’ 속에는 변화가 임박해 어떻게든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을 담고 있다.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 모두 위기의 순간만은 아닐 것이다. 알 속에 있다는 위기의 순간을 인식했을 때, 이는 알 밖의 세상을 상상하게 되는 기회로 이어진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 지금, 타인과의 접촉으로 발생하는 감염 위기가 더욱 신경 쓰이는 시대, 이 시대가 기회일 수 있다. 코로나19로 행정의 변화도 요구받고 있다. 비대면, 비접촉 행정이다. 2020년 6월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정부혁신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 행정 서비스와 관련해 본인인증, 신청, 납부, 처리결과 확인까지 모든 과정이 스마트폰으로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 상황은 우리 사회복지직공무원에게도 기회일 수 있다. 사회복지직공무원의 역할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행정의 변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 멀어지는 사회복지현장에 대비해야

인류 문명의 성장은 서로 기댄 만큼 발전해온 역사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사는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와 감염병에 취약한 계층(빈곤층, 여성, 아동, 장애인, 이주여성 등)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욱 고립되게, 외롭게, 힘들게 만드는 용어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 복지행정이 주를 이루면서 가정폭력, 벼랑 끝에 몰린 경제적 취약계층의 극단적 선택, 이웃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낯선 사람과 접촉을 피하라 하고, 경로당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도 제한하고, 사회복지직공무원도 자주 만날 수 없으니 그들의 삶은 더욱 팍팍하고 힘들다.

비대면이 권장되는 시대로 사람 사이가 멀어지는 사회복지현장에 대비하기 위해 사회복지직공무원이 힘써야 할 일은 무엇일까? 만나지 않고 문 앞에 또는 유선으로 안부를 묻는 일, 반찬을 가져다주는 일,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전달하는 일 등 비대면 사례관리를 지속하면 될까?

이럴 때일수록 더욱 공동체를 가꾸어야 한다. 공동체의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도록 소통해야 한다. 접촉의 두려움이 혐오를 만들고, 혐오는 불안이 만들고, 불안은 아이러니하게도 접촉이 없어 만들어진다. 다른 이와의 관계가 없거나 있는 관계도 취약하니 이해와 공감이 있을 수 없다(김세진(2020) ‘코로나 이후 사회복지사로서 더욱 힘써야 할 일’ 중에서).

정부가 제시한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거주지 중심의(생태 체계적 관점) 소규모 만남 주선, 제3의 공간(경로당, 마을회관, 모정 등) 마련, 제3의 인물(사회복지공무원 등)과의 상담, IT 기기를 활용한 사업(저소득층 스마트폰 등 휴대용 전자기기 보급, 유튜브 교육 등)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복지사사무소 ‘구슬’ 김세진 소장은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 사회복지현장도 혼란 속에 있지만 변화한 환경에 당사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사회복지공무원의 네 가지 자격을 <표>와 같이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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