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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 혁신하고 지역복지공동체 구축해야
  • 승인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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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안전망의 현재와 미래’ 주제로 토론회 열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안전망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9월 7일 제21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사회보장체계 및 사회서비스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매년 사회복지의 날 진행되는 정책토론회는,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청중 없이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날 홍경준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최균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각각 ‘밀린 과제와 닥친 도전, 한국 사회보장 혁신방안 모색’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서비스의 방향과 지역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회보장 혁신 방안 모색

홍경준 교수는 코로나19 위기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도전에 대응해 한국 사회보장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혁신형 K-사회보장’으로 명명하고, 현재의 고용보험을 소득 기반 보험으로 개혁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 사회보장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사회보장이 확장됐고 사회부조도 다양화됐다”며 “전체 예산에서 사회복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히 높아졌지만 생활보장체제의 혁신이나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에 덧붙여 최근 코로나19라는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하면서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그 변화로 △개인, 가구, 정부의 형태 변화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확산해온 탈세계화의 흐름 강화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 필요성 증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가속화 등을 꼽았다.

홍 교수는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겠지만 중단기적으로는 고용 충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심 주변의 고용 임금 격차는 더 커질 것이고 고용 충격은 주로 저학력, 여성, 임시일용직, 소규모 사업체에 집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코로나19 위기와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는 중장기적으로 소득분배의 악화와 한국 생활보장체제의 이중화 문제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홍 교수는 이를 위한 대안으로 ‘(가칭)혁신형 K-사회보장’, 즉, 사회보장 개혁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가야 할 혁신의 길은 ‘혁신형 K-사회보장’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공정성 확보 △적용 대상의 보편화 △사회 위험의 범주 재분류 △고용 중심 사회보험을 소득 중심으로 전환 등 네 가지 원칙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혁신형 K-사회보장의 출발점은 이미 정책 어젠다로 올려져 있는 고용보험 개혁이

돼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사업장 중심 보험료부과 방식에서 탈피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자본소득 등 모든 소득에 정율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K-사회보장의 거버넌스는 국세청 기반으로 디지털 시스템화하고 단순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서비스 방향과 지역사회의 역할

최균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파편 사회로의 이행이 더욱 가속화되고 개인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진단하고, 향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의 방향을 ‘지역복지공동체 구축’으로 제시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하면서 국민들은 ‘기존에 구축돼 있던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 있다”며 “사회안전망의 구조적 한계로 많은 국민이 사회적 고립과 같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고 삶에 고통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소득 한계계층이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라며 “어르신들은 ‘외로움이 코로나보다 무섭다’라는 탄식을 하고 있고, 영유아를 양육하고 있는 가정에서는 ‘돌봄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긴급 재난상황에서 사회복지시설과 지역사회와 같은 사회서비스 체계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이용시설은 서비스가 중단됐고, 생활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상태에서 시설 봉쇄로 더욱 고립화됐다. 지역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고민하는 전문가가 없었고 지역사회를 조직화하고 자원을 동원하는 시민사회의 주체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사회서비스 방향과 지역사회의 역할에 대해 “지역복지공동체 구축 및 체계화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는 집합주의 문화, 공동체 문화가 붕괴되면서 더욱더 개별화된 각자도생 사회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지역복지공동체 구축은 사회서비스의 생산・소비・분배, 사회서비스 관련 고용 창출, 복지자원 동원 및 배분 등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지역복지공동체 구축을 위해서는 법적・행정적 제도 기반 마련, 공공과 민간의 역할 재배분, 민간 활성화를 기본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 구축 방안으로는 △사회서비스 제공 방식을 전환해 시설로 찾아오는 서비스에서 찾아가는 서비스 개발과 확대 필요 △맞춤형 통합서비스 개발을 통한 지역통합돌봄체계 활성화 △지역사회에서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주체 설정 △지역사회 내 가치 있는 사회적 노동 개발 및 조직화 △지역사회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해소 △긴급 상황에서 지자체 차원의 개입 및 지원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조례 제정 등을 제안했다.

민관협력 통해 민간참여 활성화해야

이날 토론에는 최병호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원장, 이재모 영남대 새마을국제개발학과 교수, 이원재 LAB2050 대표, 장영신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정책연구실장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최병호 원장은 “현재 사회보장체계 중심이 사회보험인데, 사회보험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각 부처 간 얽힌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며 “30~40년간 이 분야에 종사하면서 느낀 건, 우리는 항상 이상적인 제도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스스로도 반성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기초생활선에서 부족한 사람에 대한 지원이 충분한 급여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는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며 “이제는 홍 교수가 제안한 것처럼 새로운 K-사회보장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모 교수는 “최 교수가 사회서비스 기본 방향으로 민관협력을 통한 민간참여 활성화를 강조했는데 이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며 “대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복지분야에 있어서는 공공영역인 대구시와 민간영역인 사회복지협의회가 협력해 ‘대구형 복지’를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활성화의 중심에는 사회복지협의회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

해서는 사회복지협의회가 기초 지자체까지 의무로 설치될 수 있도록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고, 자원 확보를 위해서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의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복지서비스 구축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정책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사회서비스 모델 개발할 것

이원재 대표는 “20년 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도입되면서 우리나라 복지에 큰 진전이 있었지만 이 제도를 통해 국민이 수급자와 수급자가 아닌 사람으로 나누어졌고 이는 후세대에 공정성의 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기본소득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요술 방망이는 아니지만 사람에게 자격을 부여하고 나눠서 차별하는 결과를 낳지 않기 위해서는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연구소는 소득공제 등을 없애 누진과세를 강화함으로써 그 재원으로 기본소득제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급은 조건 없이 보편적으로 하지만 나중에 세금으로 회수될 때는 누진적으로 회수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저소득자에게 더 많이 가는 경제적 의미에서의 선별 급여가 된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기본소득과 관련한 여러 논점에 대해서는 기간을 설정하고 랜덤 샘플링을 통해 정책 실험을 해보고 그 근거를 토대로 토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장영신 실장은 “현 정부 들어서 공공성을 강화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사회서비스가 양적으로많이 성장했지만 서비스 중복 현상 및 복지사각지대라는 과제는 여전하다”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해 사회서비스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 교수가 강조한 지역사회 중심 복지 플랫폼은 ‘지역복지공동체’라고 생각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지역사회 중심의 복지 플랫폼이 구축돼야 사각지대를 줄이고 지역사회에서 모든 주민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실장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공공은 서비스 기준을 정하고 준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민간의 자발성과 혁신성을 촉진하는 새로운 사회서비스 생태계’인 한국형 사회서비스(K-SS) 모델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형 사회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개발도상국 등에 전수하고 국제무대에서 롤 모델이 되도록 발전시켜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제시된 대안들을 바탕으로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