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자선기관 수는 약 5만7000개로, 고용된 직원만 1300만명에 달하지만 78%의 기관이 코로나19로 인해 수입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선기관 지속가능성 위기는 지역사회와 클라이언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호주의 자선기관은 지역사회와 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2018년 호주 자선·비영리기관 위원회(ACNC)에 등록된 기관 수는 5만7000개 이상이며, 이곳에 고용된 직원은 1300만명으로, 호주 전체 고용인 10명중 1명 이상에 해당된다. 또한, 호주 국민 7명 중 1명은 자선기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선기관의 연간 예산은 1550억 달러로 호주 국내 총생산량(GDP)의 8%를 초과한다.

자선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교육, 보건, 스포츠, 여가, 노인 요양, 종교, 예술, 문화, 동물보호 그리고 환경보호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이는 자선기관이 호주 지역사회 주민의 삶의 질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0년 발간된 코르티스(Cortis)와 블랙스랜드(Blaxland)의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이언트가 자선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 둘째, 주택 값 및 임대료 상승과 노숙문제 그리고 셋째, 부족한 정부 임금보조금이다. 또한 자선기관 종사자 중 80%는 클라이언트가 점점 더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이들의 빈곤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코로나19로 인한 공중보건의 위기가 지속되고, 경제 복구를 위해 노력하는 현 시기에서 클라이언트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 욕구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선기관의 경제적 지속가능성

호주 자선·비영리기관 위원회의 2018년 호주 자선기관 보고서(ACNC, 2020)에 따르면 기관 예산의 55%는 직원 임금이 차지한다. 자선기관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고용된 직원을 유지하고, 자원봉사를 지원하며, 기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선기관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기관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선기관이 경제적 충격에 얼마나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2020년 6월 소셜벤처 오스트레일리아와 소셜임팩트센터는 1만6000개 자선기관의 재정상태 보고자료를 바탕으로 코로나19가 자선기관의 재정상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예측 보고서’를 내놓았다.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전인 2018년 자선기관의 재정 상태를 살펴보면 자선기관의 67%는 순이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25%는 연간 순이익이 5% 미만으로 그 규모가 매우 작은 편이다. 반대로, 33%의 기관은 연간 순이익을 전혀 내지 못하고 적자 상태를 겪고 있었다. 소규모의 순이익을 내거나 적자를 면치 못하는 기관은 전체의 58%에 해당하는데, 이들의 재정상태가 위태로운 상황임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이러한 기관의 경우 경제위기를 경험할 때 기관의 지속가능성은 낮아진다고 예측됐다.

자선기관의 수입원을 살펴보면 자선기관 수입의 48%는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인데, 여기에는 정부가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를 위탁받아 제공하는 기관의 지원금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큰 규모의 기관이 더 많은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수입의 35%는 서비스나 상품을 판매한 수익금이고, 5%는 기부금, 그리고 2%는 투자 수익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자선기관 재정에 미친 영향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여파가 자선기관 재정에 미친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아직 어렵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많은 서비스와 이벤트가 취소됐고, 한정된 자원으로 기존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원봉사자 수가 급격히 줄고, 감소된 수입으로 직원에게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자선기관은 운영상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0년 4월 말 기준, 170개의 자선기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Australian Council of Social Service, 2020), 85%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이 기관의 서비스 전달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78%는 수입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응답기관의 19%는 수익이 15~30% 감소했고, 18%는 30% 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특히, 사회적기업의 경우, 수익이 평균적으로 51%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추세는 자선기관이 기존의 클라이언트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새로운 클라이언트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유동 자금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큰 우려가 아닐 수 없다.

기부금은 자선기관의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이다. 2020년 아우어 커뮤니티(Our Community)에서 350개 자선기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기관의 67%는 기부금이 크게 감소했다고보고했고, 15%는 앞으로 기부금이 더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재정분석가인 맥러드(McLeod)는 2020년 내 기부금은 7.1% 감소하고, 2021년에는 11.9% 더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자선기관들은 정보제공, 위탁서비스, 식량지원, 임시주택, 노숙자 지원, 정신건강, 재정상담 등의 서비스에 대한 지역사회 욕구가 상당히 늘어났다고 했다. 문제는 많은 자선기관의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서비스에 대한 욕구는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호주 사회서비스 의회에 따르면 호주 정부에서 국가 위기를 선언하고 사회 봉쇄를 시행한 기간(2020년 4월 기준), 온라인상에서 ‘사회서비스’를 검색한 횟수는 120% 증가했다고 한다. 식량지원에 대한 검색은 40% 증가했고 사회보장서비스 관련 검색은 30% 증가했다.

예를 들어 푸드뱅크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클라이언트는 4월 기준 50% 증가했다. 일부 자선기관에서는 직원과 자원봉사자를 위한 개인보호장비를 구입하고,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거나 대체서비스를 마련하느라 서비스 이행에 대한 비용이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서비스 욕구가 증가하고 서비스 제공을 위한 비용이 추가되면서 자선기관에서 감당해야 하는 재정적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선기관 내 인건비는 평균적으로 전체 예산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부분의 자선기관이 직원을 지속적으로 고용하기 어려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아우어 커뮤니티는 자선기관의 35%가 코로나19 이후 직원을 줄였고, 8%는 직원을 줄일 계획이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2020년 2월 이후 65%의 자원봉사자가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80% 이상의 자선기관이 서비스 제공에 있어 자원봉사자에게 의존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봉사자 감소는 기관 운영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Biddle와 Gray, 2020).

코로나19, 정부 지원금과 자선기관의 지속가능성

정부에서 제공한 코로나 긴급 지원금(Corona Supplement)과 고용지원금(Jobkeeper)은 많은 자선기관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여전히 39%의 자선기관은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했고, 33%의 자선기관은 코로나19로 인해 기관의 지속가능성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는 수익금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많은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단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Our Community, 2020). 호주 연방정부는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4월부터 고용주에게 2주마다 1500호주달러를 고용지원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자선기관도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의 15% 감소를 경험했다면 신청할 수 있다.

위의 그림은 코로나19 이후 자선기관의 재정이 유지되는 경우(시나리오 1), 수익의 20%가 감소했을 때(시나리오 2), 그리고 수익이 20% 감소된 상태에서 고용지원금이 지원됐을 때(시나리오 3) 기관의 재정 상태를 추정해 비교한 것이다. ‘재정 안정’은 수익을 창출하며 운영되는 상태를 의미하고, ‘재정 취약’은 적자를 내며 운영되고 있지만 현재 기관 자산으로 적자를 최대 6개월까지 만회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재정 위기’는 적자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고 발생하는 적자를 6개월간 만회할 수 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다. 시나리오 2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의 20%가 감소한 상태에서, 정부의 고용지원금이 없는 경우 재정이 취약해지는 자선기관은 71% 이르고, 재정 위기에 처하는 기관은 17%다. 이는 전체 자선기관의 88%가 지속가능성에 어려움을 겪음을 의미한다. 정부 고용지원금을 받을 경우, 재정 취약 비율은 44%, 재정 위기는 9%가 된다. 정부 고용지원금이 있어도 10개 기관 중 1개 기관은 6개월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선기관의 지속가능성 위기는 직원의 실직 위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기관의 수익 감소는 그 규모가 작다 하더라도 줄어든 수입에 지출을 맞추기 위해 직원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기관 수익이 15% 떨어질 때 65% 실직이 보고됐다(Australian Council of Social Service, 2020). 직원 감축은 불가피하게 자선기관의 활동과 서비스에 의존하는 지역사회와 클라이언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호주 경제가 이전의 상태로 복구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자선기관은 현재 처한 상황에서 기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변화를 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자원안에서는 이를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 방법을 전환하는데 필요한 지원금이 배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부를 다시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기관 차원의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정부의 고용지원금은 자선기관을 재정적으로 유지하고 직원 고용을 지속하게 돕고 있다. 정부는 2020년 9월 중순 종료 예정이던 고용지원금을 2021년 3월까지 연장시키되 지원금을 순차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자선기관은 지역사회와 개인의 안녕에 기여함으로써 국가 경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를 고려해볼 때 자선기관에 대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으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고 향상시킨다면, 자선기관이 호주 사회가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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