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 희생과 노력으로 집단 감염 위기 극복

김서형 가톨릭요양센터 사회복지사는 “힘든 상황에서도 열정과 따뜻함으로 누군가의 손과 발이 되어 주는 모든 사회복지종사자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서형 가톨릭요양센터 사회복지사는 “힘든 상황에서도 열정과 따뜻함으로
누군가의 손과 발이 되어 주는 모든 사회복지종사자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진료와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의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을 표현하는 국민 참여형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복지 현장에는 의료진만큼이나 취약계층 보호와 지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회복지종사자가 있다. 이들은 감염병 고위험시설에서 대상자와 동고동락하며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다.

지난 3월 지역 감염이 급증했을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한 노인·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복지시설이 자발적인 예방적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가족과 떨어져 대상자와 함께 생활한 사회복지종사자의 희생과 노력으로 집단 감염이라는 큰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취약계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사회복지종사자.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생활인이 의지할 곳은 시설과 종사자뿐…코로나19 겪으며 책임감 더 커져

정근섭 마야정신요양원 사무국장
정근섭 마야정신요양원 사무국장

경북 영천의 장애인 거주시설인 마야정신요양원. 이곳에서 입소자의 요양 생활을 지원하고 있는 정근섭 사무국장(60세, 남)은 32년여 지역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신을 절제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에 따라 사회복지를 전공했다는 정 사무국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사회복지종사자로서의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입소생활인의 면회, 외출, 외박이 제한되면서 이들이 믿고 의지할 곳이 시설과 직원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시설 내에서 이루어지는 생활지원, 프로그램 지원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 지난 3월에는 요양원의 거의 모든 직원이 가정을 뒤로하고 생활인들과 함께 요란하고도 힘든 2주간의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수십 년 복지 현장에 있었지만 시설에서 모두가 함께 생활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정 사무국장은 “부족한 생활공간에서 숙소를 정하고 필요한 경우 텐트를 마련해 숙소를 만들기도 했다. 힘들고 두려웠지만 감염병 예방이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견뎌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생활인들은 모든 내·외부 프로그램, 일상생활, 병원 진료, 가족 연계 등이 제한되자 정신적 긴장과 심리적 불안감이 고조됐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생활시설은 야간 프로그램이 없지만 격리 기간 동안 직원과 직원, 직원과 생활인 간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탁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활동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정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가장 힘든 순간은 ‘입소생활인이 아플 때’였다고 했다. 정신과적 혹은 신체적 건강 문제로 입원치료가 필요하거나 응급 상황 시 코로나19 검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해서 치료가 늦어지기도 했다고.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종사자들은 격리 공간을 확보하고 지역사회 및 행정기관에 협조를 의뢰하는 등 입소자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임했다.

그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정부와 지자체, 개인 및 기업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후원해 코호트 격리 기간을 감염자 없이 잘 이겨낼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마야정신요양원은 지금도 입소자 면회·외출·외박을 제한하며 체온 체크, 방역 활동 등을 매일 실시하고 종사자 야외 활동 자제를 통해 입소자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정 사무국장은 “모든 사람이 방역 수칙을 준수해 코로나19를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하면 좋겠다”며 “사회복지사가 행복하고 웃으면 우리사회도 행복하고 웃을 수 있다고 한다. 조금 힘들어도 최선을 다하자”는 응원을 건넸다.

그는 앞으로도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열정으로 두루 베풀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참된 사회복지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휴원 및 폐쇄 상황에서도 취약계층 어르신 건강 우선적으로 살펴

김서형 가톨릭요양센터 사회복지사
김서형 가톨릭요양센터 사회복지사

김서형 사회복지사(31세, 남)는 2016년 대구 남구의 장기요양기관인 가톨릭요양센터에 입사했

다. 4년 동안 입소 어르신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김 복지사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회복지종사자로서 참담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요양원이나 장기요양기관은 대면 서비스가 가장 기본으로 요구되는 곳이어서 휴관이나 비상 운영체제로 전환되는 것이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감염에 취약한 어르신의 건강을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야 했고, 적절한 대응 방안과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찾기까지 모든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관에서는 모든 종사자의 위생 관리에 힘썼다. 전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시설 자체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김 복지사도 위생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 타인과의 대면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의 활동이 잦은 시간대는 외출을 삼가는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대구는 코로나19 감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어서 더욱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그는 “시설 부근에서 일명 ‘슈퍼전파자’가 나왔다는 뉴스가 며칠 동안 SNS를 통해 들썩이면서 타지에 있는 지인까지 걱정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수급자와 보호자 의견을 듣고 필요한 부분을 설득하는 등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 쉬운 과정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 복지사는 센터가 휴원 및 폐쇄되던 당시 취약계층 수급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처방전 내용을 꼼꼼히 설명하고 적절한 시기에 약을 복용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장기요양기관 특성상 완전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비대면 서비스를 수급자 생활 속에 접목시키는 것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

김 복지사는 “사회복지사가 대단한 직업은 아닐지 몰라도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누구보다 최고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사회복지사가 아닌 인간적인 모습으로 때로는 아들과 손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속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사회복지종사자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열정과 따뜻함으로 누군가의 손과 발이 되어 주는 모든 사회복지종사자를 응원한다. 쉽지 않겠지만 힘을 내 코로나19 위기를 잘 헤쳐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늘도 사회복지종사자는 코로나19와 싸우며 취약계층 지원과 지역 복지 공동체 실현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들의 헌신과 노력에 고마움과 존경을 전한다. 사회복지종사자 덕분에, 우리는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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