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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투영된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과제
  • 승인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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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사무총장
이상진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사무총장

장애인활동지원은 2006년 장애인지원종합대책 일환으로 추진됐다. 2007년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시범사업을 거쳐 2010년 「장애인 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장애인활동법)의 제정으로 법적 근거를 갖는 장애인 분야 사회서비스의 핵심 사업이 됐다. 장애인활동지원은 활동보조사가 수급자인 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신체활동, 가사활동, 사회활동 지원을 통하여 장애인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서비스다.

장애인활동지원은 수급자인 장애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보조인, 활동 지원기관 3자간으로 구성되나, 현실은 이들 구성원 어느 한 쪽도 만족하지 못해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이를 반영하듯 개원한지 불과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21대 국회에서 장애인활동법 일부개정안이 8건이나 발의됐다. 본고에서는 장애인활동법 일부 개정안 발의를 계기로 장애인활동지원제도와 관련된 현장의 이슈를 살펴본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주요 이슈

장애인활동지원은 활동지원사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6세 이상, 65세 미만의 장애인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자립생활을 돕는 제도이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운영방식은 이용자에게 이용 바우처를 지급해 서비스 제공기관을 선택하는 수요자 지원방식으로 장애인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일반적인 사회복지시설에 운영비 전체 또는 사업비 일부를 지원하는 기관지원 방식과 구별된다. 운영방식의 차이에 따라 장애인활동지원제도 관련자 간에 불만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주된 내용은 ① 수요자인 중증장애인은 65세 이후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로 전환되어 제공받는 서비스가 줄어든다는 것과 ② 활동지원 서비스의 낮은 수가에 따라 활동지원사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이다.

65세 이후 노인장기요양보험 적용 대상자로 전환

장애인활동법은 활동지원급여 신청자격 기준으로 ①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이 어려운 장애인 ② 6세 이상인 사람 중 65세 이후에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장기요양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람 ③ 활동지원급여와 유사한 급여를 받거나 보장시설에 입소하지 않은 자로 규정하고 있다(법 제5조). 즉, 장애인활동법은 65세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장기요양급여를 받는 것으로 하고, 장기요양급여 등급 외 판정을 받은 경우에 한하여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65세 이전에는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제공받고 그 이후에는 장기요양급여를 받기 때문에 서비스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요양급여는 노인에 대한 일반적인 요양과 보호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장애인활동급여는 중증장애인의 필요와 욕구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여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수요자 중심의 제도로 두 제도의 목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연령을 기준으로 서비스 제공체계를 달리하는 것은 장애인활동지원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사회보험인 장기요양보험제도로 전가하는 구조이다.

전환에 따라 서비스도 획기적으로 줄어

장애인활동지원급여가 노인장기요양급여로 전환되면 중증장애인이 받는 급여가 감소되거나 내용이 제한된다. 예컨대, 재가급여의 경우 장애인활동지원급여는 최대 648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으나, 장기요양급여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최대 149만8000원으로 크게 감소한다. 또한 장기요양급여는 장애인활동급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본인부담금이 높고 서비스 시간이 줄어들어 장애인의 자립과 일상생활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수단적 일상생활능력과 장애능력을 중시하여 급여를 제공하나, 노인장기요양제도는 신체기능, 인지기능, 행동변화에 중점을 두고 급여를 제공하는 근본적인 차이로부터 연유한다.

                                                   <표1> 장애인활동지원제도와 노인장기요양제도 비교

출처:보건복지부, 2020년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처:보건복지부, 2020년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 국민건강보험공단

21대 국회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8건의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그 중 5건이 수급권자가 장애인활동지원급여와 노인장기요양급여 중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는데 있다. 현행과 같이 65세 이상의 장애인활동 수급권자를 일률적으로 장기요양 수급권자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표2> 21대 국회 장애인활동법 개정안

21대 국회 장애인활동법 개정안
21대 국회 장애인활동법 개정안

장애인활동지원 수가 현실화

「장애인활동지원 급여비용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른 2020년 활동보조 수가는 시간당 1만3500원으로 활동지원사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기 어려워 고용노동부의 일자리안정자금에 의존해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다. 주된 이유는 수가산정 시에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 준수가 가능한 금액으로 활동지원인력에 대한 급여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춘숙 의원안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활동지원 급여비용에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을 반영한 금액을 최저 기준으로 하고, 이 기준에 매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급여비용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활동지원사의 급여는 서비스 질과 상관관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서비스 수가는 근로기준법을 100% 준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법개정을 통해 시급히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활동지원사의 급여를 고용노동부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및 기획재정부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장애인활동지원 수가를 현실화할 수 있는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는 2021년도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수 있는 적정수가를 현행 1만3500원 대비 11% 인상한 1만5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야

장애인등급제는 장애인의 욕구와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적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개편하기 위해 2015년부터 3년간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2019년 「장애인복지법」의 개정으로 폐지됐다.

주요 골자는 신청자격을 모든 등록장애인으로 확대하고 급여체계를 종전 4등급 체계에서 15등급 체계로 세분화했으며, 서비스 재(再)판정제를 폐지하고, 지원시간도 최대 480시간으로 늘렸다. 그러나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현실은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이 지원에서 배제되거나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또한, 적정하지 못한 활동지원 수가로 활동지원사의 열악한 처우와 이에 따른 인력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점은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존재 이유로부터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장애인이 활동지원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논의는 장애인활동지원의 근거법에 따라 누가 재정을 부담할 것인지, 얼마만큼의 급여를 제공할 것인지, 수가 결정에 따른 활동지원사의 처우 및 서비스제공기관의 경영상의 어려움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러한 논의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운영하는데 있어 부차적인 문제라 할 것이며, 어떻게 하면 장애인에게 더욱 적정한 활동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여 장애인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로 방향성을 선회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장애인과 활동지원사를 연계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활동지원사의 부족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로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과의 대면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서비스라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장기화 되었을 때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의 효율적인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모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