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숙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박노숙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박노숙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6월 4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정기총회에서 총 282표 중 172표를 획득,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선한 박노숙 제8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한국노인종합복지관 부회장을 비롯해 경기도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목동실버복지문화센터장, 한국노년학회 이사를 역임하는 등 노인복지계 통으로 불린다.

6월 29일 취임식을 가진지 한 달째 되는 날, 박노숙 제8대 한국노인복지관협회장을 만났다.

서울 여의도협회 집무실에서 만난 그의 첫인상은 ‘평범하다’였다. 하지만 이내 나눈 몇마디 대화에서 알 수 있었다. 강단 있어 보인달까? 단단해 보인달까? 알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노인복지 패러다임 변화 요구 속 ‘어깨 무거워’

취임 한 달여 남짓,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을 그에게 늦게나마 취임소감을 물어봤다.

“취임소감이라… 너무 오래전 얘기인 것 같아서(하하하)… 흔히들 어깨가 무겁다고 하지 않나.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책임감이 많이 느껴지는 자리다. 주변에서 코로나19 등 사회복지현장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노인복지 플랜을 짜야하는 어려움이 많겠다고 걱정해 주시는데, 회원들과 함께 즐겁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겠다.”

그가 말했듯 사회복지환경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노인복지법 개정 등 노인복지현장의 현안도 산적한데다, 고령화, 일자리 등 노인을 둘러싼 사회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거기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언택트’가 이슈화되며 사회복지현장의 서비스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노협 회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마음을 먹었던 일이라, 시기는 상관없는 듯하다. 다만 경기도노인복지관협회장을 하면서 너무 재미있게 일했던 기억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하지 않나. 경기도협회장 경험도 있고, 한노협 부회장도 지냈기 때문에, 단위가 커지긴 했지만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한다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마하게 됐다.”

경기도노인복지관협회장의 경험이 그를 지금의 이 자리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의 경험은 선거공약에 오롯이 베어들었고, 그리고 그 공약이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답은 현장에 있다. 지방출장이 많은데, 다녀보면 지역별로 보조금 편차가 심하다.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서 서비스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는 것이 문제다. 어디에 살든 최소한 똑같진 않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역별로 보조금 편차 심각해”

그래서 그는 ‘보조금의 지역편차 해소’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미 경기도노인복지관협회장 당시 지역별 편차가 심했던 경기도권역의 보조금 편차 해소라는 결실을 맺은 전적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박회장은 “경기도협회장때도 하니까 되더라”며 “경기북부와 남부지역 보조금 차이가 크게는 10배까지 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2011년 당시 평택의 경우 2억5000만원, 일산 덕양의 경우 25억원 수준이었다고.

그는 “같은 노인복지관이지만 어떤 곳은 보조금이 넉넉해 하고 싶은 사업을 마음껏 하고, 어떤 지역은 인건비도 채 되지 않는 보조금으로 기관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보고, 많은 관장님들이 마음 아파했다”며 회상했다.

결국 그는 경기도지역 노인복지관장들의 뜻을 모아 보조금 지역편차 해소를 위한 정책TF를 구성했고, 경기도 전역에 대한 전수조사와 연구는 물론 꾸준히 보조금 인상을 요구한 결과, 2016년 경기도지역 일괄 5억2000만원의 보조금을 따내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지방을 다녀보니, 비단 보조금의 지역편차가 경기도만의 문제는 아니더라”며 “복지관 기본사업 19개에 지자체 사업, 프로포절 사업까지 합하면 20개나 훌쩍 넘는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인력 최소 14명은 확보돼야 한다. 보조금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회장은 조만간 지역별 복지관 보조금 편차 해소를 위한 수요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요조사를 통해 적정한 수준의 보조금을 산출하고, TF를 구성해 행동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그는 특히 복지관의 보조금 편차 해소가 저출산·고령화 되어 가고 있는 지역사회를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구의 도시쏠림 현상으로 지방의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지역경제가 악화되는 것은 결국, 젊은 세대들이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서 뿌리 내리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배경이 된다. 지역의 균형발전을 통해 젊은 세대들의 도시쏠림 현상을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인프라가 갖춰진 사회복지 영역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즉, 노인복지관 등 지역내 사회복지서비스 기관에 대한 투자로 젊은 세대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면 젊은 세대의 도시쏠림 현상이 완화되는 동시에, 저출산·고령화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회장은 “복지나 경제, 모든 분야는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다”며 “사회복지에 대한 투자와 안정화는 지역의 균형발전을 가져오고, 이는 또 나아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문제 해소에도 기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대를 통한 세력화도 강조했다. 결국, 이 또한 톱니바퀴처럼 여러 기관과 관계자들이 맞물려 나아가야한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의 연대를 통한 정책사업 전담인력의 처우개선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복지국가 특별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활성화하기 위한 연대, 노인기초연금제도의 개혁 진행을 위한 시민사회와의 연대 강화 등이다.

노인복지법 전부개정…노인복지 기본법으로서 기능 회복

풀어야할 숙제는 이뿐 아니다. 노인복지계 숙원사업이었던 ‘노인복지법 개정’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노인복지법은 1997년 전부개정 이후 약 20여년 간 46차례에 걸쳐 일부개정안을 반복, 체계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과거 보호가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조치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고령화시대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에 따라 협회는 2012년부터 연구사업 등을 통해 노인복지법 개정을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5월 기동민 의원에 의해 개정안이 발의되는데 그쳤다.

협회는 노인복지법 전부개정을 통해 체계적인 노인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인정책종합계획 및 시행계획의 수립 근거를 마련하고, 영역별로 다양한 노인정책의 추진근거를 보완하는 동시에, 전체적인 체계와 조문을 정비해 고령화시대에 걸맞은 노인복지 정책의 기본법으로 기능을 갖추겠다는 의지다.

그는 “노인복지법 개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만큼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돌봄’과 ‘여가’, 어느 쪽으로 맞추느냐에 따라서 정책 방향도 많이 달라지게 된다. 최근에는 ‘돌봄’이 이슈가 되며 맞춤돌봄, 커뮤니티케어로 포커스를 맞춰 전부개정안을 준비해왔다. 이는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상황에도 가장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다.

커뮤니티케어로 사각지대가 없어질 수 있을까?

박회장은 “아니다. 이전에도 맞춤돌봄서비스는 존재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고 직시했다.

그는 “어제 홍성을 다녀왔는데, 노인인구비율이 31%다”며 “그 중 외롭고 소외된 어르신이 또 얼마나 많겠나. 이럴 때면 책임감이 느껴진다. 어떻게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아동수당이 지급되며,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잘 다져져 있다는 것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여기에 개인의 가난, 경제적 결핍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식, 경제적 어려움이 결코 창피함이 아니라는 ‘의식의 전환’이 더해지면 사각지대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는 것.

임기 내 공약 이행해 ‘사회안녕’ 이바지할 것

그는 “경제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다”며 “그런 상황에 처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며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그로 인해 고독사가 발생하고, 송파세모녀 사건과 유사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부가 행복의 척도가 아니다”는 박노숙 회장.

그는 “가난해도 웃을 수 있게 만드는 것, 가난해도 부끄럽지 않게 만드는 것이 노인복지가 해야할 일”이라고도 했다. 또한 음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햇볕 한줄기 쬘 수 있게 양지로 끌어올려주는 것,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막아주는 것이 복지라고도 했다.

박회장은 마지막으로 “임기 내 공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모든 분야가 톱니바퀴처럼 얽혀 있는 공약을 통해 ‘사회의 안녕’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밑거름부터 다져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어르신들이 건강한 사회, 웃음이 절로 나오는 지역사회’를 만들겠다는 박노숙 회장의 포부가 실현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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