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무연고 생활인 사망 시 잔여재산 처리 방안
  • 승인 2020.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구글+
네이버밴드
네이버블로그
네이버폴라
핀터레스트
URL복사

김규식 한국정신요양시설협회 정책위원
김규식 한국정신요양시설협회 정책위원

정신요양시설의 무연고자 현황

정신요양시설은 가족의 보호가 어려운 만성 정신질환자를 요양 및 보호함으로써 이들의 삶의 질 향상 및 사회복귀를 도모하는 시설로 2020년 현재 전국에 59개가 운영되고 있다(「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정신건강복지법 제3조). 한국정신요양시설협회에 따르면 2019년 12월말 현재 정신요양시설에 입소한 생활인은 9234명으로 이중 약 2031명(22%)이 무연고자로 부양의무를 가진 친족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정신요양시설 입소인 중 10년 이상 장기생활인은 4340명(47%)으로 시설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노령화의 진전에 따라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연고 생활인의 잔여재산 처리

정신요양시설에서 무연고 생활인이 사망하는 경우 잔여재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절차나 규정이 없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정신요양시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시설에서 발생되고 있다. 특히, 잔여재산 처리비용이 잔여재산에 비해 많이 소요되는 경우 사회복지시설에서 잔여재산 처리비용을 부담하여 처리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복지시설에서는 잔여재산을 법률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임의로 후원금 처리, 시설회계로 이체 또는 통장을 계속 보유하여 사회복지시설 지도·점검에서 지적사항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여 제21대 국회에서는 무연고 생활인이 사망한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잔여재산을 처리하여 사회복지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은 「민법」에 따른 상속재산을 분여(分與)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잔여재산이 남는 경우 「민법」에 따라 국가에 귀속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로 귀속할 수 있도록 하여 잔여재산을 사회복지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주된 골자로 한다. 잔여재산의 귀속권자를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한 것으로 사회복지시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연고 사망자의 재산처리를 위한 절차적 특례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연고생활인 잔여재산 처리 절차 및 비용

한국정신요양시설협회에 따르면 정신요양시설에서의 사망자는 2015년 97명, 2016년 141명, 2017년 95명, 2018년 99명이며 최근 5년 간 연 평균 사망자는 104명이다. 매년 평균 100여 명의 생활인이 사망하고 있으나, 「2020년 정신건강사업안내」는 사망자의 유류(遺留)금품 관리에 대해 「민법」 조문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고 있어 현실적으로 사망자의 잔여재산을 처리하는 지침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복지재단은 2017년 「무연고자 사망 시 상속재산 처리절차 안내서」를 배포하기도 하였으나 이 또한 「민법」에 따른 일반적인 처리에 관한 내용으로 사회복지시설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동 안내서를 기준으로 사회복지시설에서 무연고자가 사망한 경우 잔여재산처리 절차 및 관련 비용은 다음과 같다.

서울복지재단,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2017), 무연고자 사망 시 상속 재산 처리절차 안내서, 재구성
서울복지재단,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2017), 무연고자 사망 시 상속 재산 처리절차 안내서, 재구성

「민법」에 따른 무연고자의 잔여재산 처분은 통상 2년여의 시간을 필요로 하며, 복잡한 절차로 인해 전문적인 법률지식 없이 수행하기는 어렵고, 제반비용보다 잔여재산이 적은 경우에는 시설에서 처리하기에는 어려워 지방자치단체로 처리를 의뢰하기도 한다.

무연고 생활인의 잔여재산 처분에 대한 특례 도입

무연고생활인의 잔여재산은 재산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으로 전문적인 법률지식이 없는 사회복지시설의 종사자가 직접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변호사를 선임하여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잔여재산이 제반비용보다 적은 경우에는 이마저도 할 수 없어 시설에서 보관하다가 감사에서 처분을 받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무연고생활인의 잔여재산 처리를 위한 어려움을 해소하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① 보건복지부는 사회복지시설의 무연고 생활인의 장례 및 잔여재산 처리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여야 한다. 정신건강사업 안내와 같이 「민법」 조문을 나열하는 것으로는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소 서울시복지재단의 '무연고자 사망 시 잔여재산 처리 안내'와 같이 생활시설에서 무연고자 잔여재산을 처리할 수 있는 공통된 치침을 마련하여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여야 한다.

② 무연고자 잔여재산은 궁극적으로 국가재산에 편입됨으로 사회복지시설에서 무연고자의 재산을 처리할 것이 아니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비용 하에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사회복지시설에서 발생하는 무연고자의 잔여재산 처리에 있어 지방자치단체에 국가와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과 취지를 같이 한다.

③ 사회복지사업에 있어 일반법의 지위를 가진 「사회복지사업법」에서 사회복지시설에서 발생하는 무연고자의 재산처리에 관한 「민법」상의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무연고 생활인의 잔여재산이 일정 금액 이하인 경우 「민법」상의 절차를 간소화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나 특별연고자인 사회복지시설에 귀속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 정신요양시설에서 무연고 사망자의 잔여재산 처리와 관련한 애로점을 살펴보았다. 무연고 사망자의 잔여재산 처리 문제는 비단 정신요양시설의 문제만은 아니며 생활시설에서 겪는 공통적인 문제이다. 「사회복지사업법」 일부 개정안은 무연고 생활인의 잔여재산을 국가에 귀속하는 것과 같이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하여 사회복지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실제 무연고자의 잔여재산을 처리하는 절차적 어려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회복지시설의 무연고자 재산처리에 대한 절차적 특례를 함께 논의하는 것 또한 고려해볼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