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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이타마현 와코시의 지역포괄케어 성과
  • 승인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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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포괄케어는 규격화된 정책 시스템이 아닌, 지역욕구를 기반으로 한 사회복지실천의 성격이 강하다. 이번 글에서는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지역포괄케어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우리에게 주는 실천적 함의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와코시는 사이타마현 남부에 위치한 도쿄의 위성도시 중 하나로 인구 8만1868명, 고령화율 17.5%인 도심인근 중소도시이다. 일본 내에서는 지역포괄케어의 우수사례로 종종 소개된 곳인데 개호보험의 요개호인정률(등급 판정률)이 10% 이하로 전국평균의 절반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개호보험 서비스 이용이 억제되면서, 개호보험을 운영·관리하는 시의 재정 부담을 덜어줌은 물론, 시민의 보험료 상승 억제라는 재정적 측면의 성과도 가져왔다.

실제, 와코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2018~2020년 개호보험료는 4598엔으로 전국평균 5514엔보다 1000엔 정도 낮으며, 개호보험과 연동되어 운영되는 시정촌 분담금 또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철저한 욕구파악 △명확한 과제·목표설정 △커뮤니티케어회의 △자체 개호예방 프로그램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조기발견·치료 위한 철저한 욕구파악

개호보험제도에서는 요개호상태가 되기 이전에 조기발견·치료를 목적으로 한 2차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와코시에서는 우편 설문조사와 방문조사를 겸한 고령자 전수조사를 통해 2차 예방 대상자를 철저히 파악·관리하고 있다.

우편을 이용한 설문조사는 고령자의 서비스 이용의향과 선호하는 서비스 종류뿐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실태파악에 중점을 둔 문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ADL(일상생활동작능력), IADL(수단적 일상생활동작능력), 지적능동성, 사회적 역할, 고립, 낙상·골절, 구강상태 및 영양섭취, 인지기능, 발 건강상태, 사회참여, 심신건강, 개호예방 관심도 등 총 12개 항목, 112개 질문으로 구성된 조사표로 일상생활과 심신의 건강상태를 파악한다.

회수된 설문지에 공백이 많거나 무응답 대상자에게는 우편을 통해 재조사를 하고, 재차 무응답 시에는 개별 방문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무응답 대상자에 대한 재조사 및 방문조사는 스스로 설문지 작성이 어렵거나 인지능력 결여 등 고위험군의 고령자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문조사는 실제로 학대사례, 다중채무, 영양실조, 치매 등 고위험군의 소재파악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년 전체 고령자의 3분의 1씩 우편조사를 실시해 3년을 주기로 전 고령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조사결과는 본인동의를 얻은 후 와코시 개호예방 정보시스템에 등록되며, 각종 상담 시에 상담이력, 심신상태, 생활환경, 지원 상황 등의 정보가 해당 담당자에게 공유된다. 한편, 이러한 지역고령자에 대한 종합정보는 시내 각 권역의 개호예방프로그램과 서비스 공급량을 결정하는 판단 근거로도 활용된다.

해결과제·목표 설정의 명확화

개호서비스 이용을 위한 케어플랜 사정단계에서부터 서비스 욕구가 개인적 요인과 관련된 것인지 환경적 요인과 관련된 것인지에 대한 탐색을 통해 해결과제를 명확히 설정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어, 장보기지원이 필요한 어르신의 경우 일반적으로 요양보호사의 동행 또는 휠체어를 이용한 지원활동이 제공된다. 와코시에서는 이러한 사례에 대해 장보기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본인의 운동능력저하나 인지능력저하와 같은 개인적 요인인지 혹은 교통수단의 불편함 등으로 인한 환경적 요인인지를 명확히 한다. 검토결과가 개인적 요인인 경우는 운동기능향상에 초점을 맞춰 개호예방사업을 누가 언제 어떻게 실시할지 등 실천계획과 그에 상응하는 평가지표가 제시된다. 한편,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는 교통수단 지원과 같은 주변 환경 정비, 비공식 자원의 활용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추가된다.

와코시에서는 해결과제를 설정할 때, 시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생활기능평가표를 이용한 지원계획 작성을 통해 개입 전후의 생활 및 건강 상태에 대한 예측과 평가를 실시한다. 또한, 생활자립도를 기준으로 자립생활에 필요한 해결 과제의 우선순위와 기간별 도달목표가 설정된다.

목표달성 기간이 지나면, 케어매니저를 중심으로 서비스담당자 회의에서 이용자의 심신 상태를 파악해 지원의 효과 및 목표달성 여부를 평가한다. 단기목표가 달성된 경우는 장기목표를 위해 새로운 단기목표를 설정해 지원 내용을 결정하고, 목표달성 실패 시에는 내용을 수정해 새로운 플랜을 작성한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개호보험서비스 이용 종료로 이어진다.

커뮤니티케어 회의 통한 효과적인 사례관리

와코시는 개호보험제도 도입 당시부터 다직종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통합지원을 강조해 커뮤니티케어 회의가 활발히 운영되어 왔다. 커뮤니티케어 회의에는 시청복지과 직원, 지역포괄지원센터 직원, 케어매니저, 서비스제공기관 직원, 영양사, 치과위생사, 약사, 물리치료사, 의사 등 30명 이상의 의료·보건·복지·행정 전문직들이 참석한다. 커뮤니티케어 회의에서는 신규플랜, 갱신플랜, 지원곤란사례로 나누어 사례검토 및 슈퍼비전이 이루어진다. 사례 담당자인 케어매니저와 지역포괄지원센터 직원이 사례발표를 하고, 참석자들은 사례발표 내용과 미리 제출된 이용자정보, 생활기능평가서, 위험요인 확인표 등을 참고해 사례평가를 한다.

사례별 할당 시간은 20분으로, 대상자개요·케어플랜설명(4분), 지원방침설명(4분), 질문·의견(10분), 정리(2분)의 순으로 진행된다. 또한, 각 사례의 해결과제와 관련요인을 사전에 명확히 제시하도록 하여, 해당시간 내에 사례공유와 논의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유도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의 사례회의가 건당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짧은 시간배분이다. 하지만, 사례검토를 위한 사전정보 공유와 개입상황에 대한 가시화 등을 통한 효율적인 회의 운영을 통해 많은 사례를 보다 효과적으로 다룸으로써 서비스제공 담당자들이 장시간 구속되지 않게 배려하고 있다.

커뮤니티케어 회의는 다직종 연계를 통한 슈퍼비전을 통해 개별사례에 대한 효과적인 사례관리를 지원한다는 실천적 성격이 강하다. 또한 지역사회의 각종 전문직들이 정기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타 직종의 전문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일상적 연계를 통해 실천력을 높이는 다직종 연계 연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커뮤니티케어 회의는 개별사례 검토과정에서 제시되고 가시화된 지역사회의 공통과제 및 지역자원 등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케어시스템 구축을 위한 논의로 이어져, 지역 의제화나 자체 사업 구상과 같은 정책제안 기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다양한 자체 개호예방 프로그램 운영

와코시에서는 지역고령자의 요개호상태 악화방지와 사전예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방 프로그램으로는 식생활개선 사업, 가정방문 구강케어 사업, 풋 케어 사업을 들 수 있다. 식생활개선 사업은 균형 잡힌 식단구성에 대한 상담과 지도, 개호서비스 제공기관과 연계한 식재료 확보·조리를 통해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건강악화를 예방하는 사업이다. 가정방문 구강케어 사업은 치위생사가 가정에 방문해 양치습관, 연하기능문제, 틀니 사용법 등에 대한 지도를 통해 저작기능과 연하기능 향상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한다.

풋 케어 사업은 하중분포 측정기를 이용해 양 발의 균형상태를 분석하고 낙상방지를 위한 근력운동을 지도하며, 보행 시 저해요인이 되는 내성발톱이나 티눈 제거 등을 실시한다.

와코시 지역포괄케어 실천사례의 시사점

와코시 지역포괄케어 실천사례의 특징과 그 의미를 정리해보자. 우선, 와코시의 고령자 욕구조사는 우편과 가정방문을 통한 전수조사를 통해 지역고령자의 서비스 욕구를 파악함은 물론, 치매노인이나 사회적 고립 등의 고위험 대상자를 조기발견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활용된다. 욕구조사가 ‘리서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 지원대상자를 발굴하는 ‘아웃리치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케어플랜 수립 및 개입과 관련해서는 문제해결과 관련된 개인·환경적 요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체계적인 사례관리를 위해 전 과정에서 목표설정과 평가를 위한 다양한 척도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실천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되는 기제들의 활용을 통해 개입 및 지원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효과적인 사례공유를 꾀할 수 있어 실천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커뮤니티케어 회의 운영방식을 보면, 개별사례관리라는 일차적 목적 이외에도, 다직종 연계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 나아가 지역사회의 공통적 과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기반 케어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책제언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구축에 있어서도 예방을 통한 조기발견과 개입, 찾아가는 서비스, 보건·의료·복지의 연계와 인력양성, 과학적 사례관리 등은 중요한 논의과제라 할 것이다. 향후, 양국 실천사례의 상호 교류를 통해 보다 깊이 있는 논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