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장

이중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장
이중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장

이중규 회장은 “연합회가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러한 부분을 감안할 때, 연합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내부 결속이라 판단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소통과 화합의 길을 가려 한다”고 밝혔다.

먼저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바란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전국 3만7000여 개의 어린이집을 대변하는 법정단체다. 우리 연합회는 보육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전문지식 및 기술의 개발·보급, 어린이집의 균형적인 발전, 보육교직원의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보육정책 방향과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정부와 국회 등에 요청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 열린 ‘전국 대의원 정기총회’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제13대 회장에 취임했는데 소감 한 말씀을 부탁드린다.

“먼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제13대 회장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매우 뜻깊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한마음으로 저를 지지해주신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로지 대한민국의 미래는 아이들에게 있다는 신념으로 보육환경 발전만을 생각해 왔다. 이러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헌신해 보육환경을 지금보다 더 질적으로 성장시키고, 연합회 회원들이 안정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취임하면서 가장 강조한 공약이 있다면 무엇인지?

“근래 내부적인 분열과 반목 등으로 인해 연합회가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할 때, 연합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내부 결속이라 판단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소통과 화합의 길을 가려고 한다. 잘못을 지적하고, 대적하여 싸워 이기는 ‘명장’이 아닌 마음을 어루만지는 ‘덕장’이 되고자 한다. 또한 배려와 섬김의 자세로 연합회 임원진 및 회원과 수시로 교류하고, 연합회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해 청렴한 단체로 재구축할 것이다.”

현재 연합회가 당면한 주요 현안 중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지?

“최근 전 세계의 모든 영역이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육현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코로나19보다 저출산과 비현실적인 보육료 문제로 더 심각한 어려움을 이미 수년전부터 체감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로 어린이집에 재원하는 원아가 급격히 줄고 있으며, 지난해 폐원한 어린이집이 1800개소나 되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보육료 현실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무조건 많이 지원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최소한 정부에서 3년마다 조사하고 있는 표준보육비용 수준만큼은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육료 현실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보육의 질은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보육료가 현실화가 돼야 교사의 처우, 보육환경, 보육의 질도 높아지게 되며, 그래야 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다. 아이들은 하루 시간의 80% 이상을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함께 보낸다.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 없이 질 높은 보육, 행복한 보육은 사상누각이라고 본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반드시 보육료 현실화는 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정국으로 전국의 일선 어린이집에 어려움이 많을 텐데 현재 상황은 어떤지, 그리고 연합회에서 염두에 둔 대처 방안은 무엇인지?

“부모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불안하니까 가정 양육을 하겠다고 퇴소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재원 아동수 기준으로 보육료가 지원된다. 아동 현원이 줄면 당연히 보육료도 감소하게 되므로 이로 인해 교사 인건비를 맞추기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보육프로그램을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부식을 보내는 등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퇴소 요청을 하는 부모가 추가로 있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보육하라는 정부의 권고로 긴급보육을 시행하고 있다. 지역 간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정원의 80% 이상까지 아이들이 나오는 곳이 많아 이미 어린이집은 정상보육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보육교직원은 근무시간 중 마스크를 쓰고 보육에 전념하면서 아이들의 건강 유지 및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의 보육정책 및 제도 등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정부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보육정책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부모들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선호하다 보니 이에 부응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확충을 할 수밖에 없지만 어린이집 이용률 40% 달성이라는 공약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문제점도 대두되고 있다. 어린이집을 신축할 경우 예산이 많이 소요돼 장기임차 등 새로운 방안으로 기존의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정책도 병행한다. 전환된 일부 어린이집은 원장, 교사, 시설은 거의 변동 없이 이름만 국공립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국공립어린이집이 진정한 공보육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와 같은 연령대의 유아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구분 없이 공통의 누리과정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그러나 같은 나이지만 여건과 환경에 따라 유치원을 다니거나 어린이집을 다니기도 한다. 소관부처도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돼 있다. 유아교육과 보육과정은 동일하지만 부모가 부담하는 비용이 다르고 교사들의 급여도 차이가 난다. 이로 인해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원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 정부는 유보통합추진단을 국무조정실내에 설치하여 운영한 바 있다. 현 정부가 들어서 추진단은 해체되었고 유보통합은 언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정부는 격차해소를 국정과제로 삼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이원화 체제하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격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시설 간 격차 해소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공정한 출발을 위해서도 유보통합은 완성돼야 한다.”

저출산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육교직원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하신다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이들의 보육에 전념하고 있는 보육교직원 여러분에게 감사와 함께 격려의 말을 전한다. 흩어지고 찢어진 상황에 처한 현재의 보육계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협조가 꼭 필요하다. 싸우고 서로 헐뜯는 집안과 나라는 누구도 도우려 하지 않는다. 우리가 분열되면 보육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보육계가 하나가 돼야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고 보육환경의 획기적인 개선도 가능하리라 본다. 오로지 보육교직원과 아이들만 바라보고 섬김과 봉사의 자세로 회장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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