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모두를 위한 통합 돌봄 모델 만들어 갈 것

송석호 진천군청 주민복지과장
송석호 진천군청 주민복지과장

2020년은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를 커다란 혼돈의 세상으로 만들었다. 2019년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된 후 급속도로 확산되며 전 세계 각국으로 전파됐다.

그러던 중 2020년 1월 29일 정부는 우한의 우리나라 교민을 철수시키며 수용시설로 진천군 소재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아산시 경찰 인재개발원을 선정해 발표했다. 지역주민의 격렬한 반발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이어졌다. ‘왜 진천이어야 하는가?’였다. 행정안전부 장관, 보건복지부 차관이 방문해 주민 설득에 나섰으나 경운기·트랙터 바리케이드, 계란 세례 등 주야간 집회로 반발은 극에 달했다.

이후 도지사와 군수의 담화문 발표, 대화를 통한 지속적인 설득과 철저한 방역관리 약속으로 1월 31일 반대 시위 현수막이 ‘We Are Jincheon’으로 바뀌었다. 지역이기주의라고 비난하던 전국 도시들도 응원의 목소리로 화답했다. 그 속에는 나눔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있었다.

전국에서 답지한 수많은 후원금품은 수용을 거부하는 진천군민을 원망한 우한교민과 지원인력, 지역주민에게 돌아갔다. 어린이집 이용 아동과 학생, 경로당을 이용하는 지역 어르신 중심으로 구하기 어려운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지원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지시설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위문품을 나눠드렸다. 결과적으로 재난구호는 지역복지로 연결된 것이다. 감염병 사각지대인 복지시설과 취약계층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재난이 장기화 되면서 실직, 휴직, 휴업 등 지역경제도 어려워졌다. 정부와 정치권은 정부재난지원금 지원을 결정했고 그 임무는 주민의 재난구호와 복지를 담당하는 우리부서에 맡겨졌다.

코로나19 이전의 사회로 영영 돌아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사회적 염려 속에 재난후원금품 지원, 격리자 생계지원, 긴급재난지원 등 가뜩이나 민원에 시달리며 묵묵히 복지를 담당하던 직원들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내며 새로운 복지를 경험했다. 현장의 복지 직원들 노고에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복지의 변화…‘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제 복지업무를 담당한 지 30여 년이 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1년 12월 30일 제정된 「생활보호법」을 근간으로 복지 정책을 이어왔다. 그리고 1999년 9월 7일 제정되어 2000년 10월 1일부터 시행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다. 기존의 서류 중심 복지업무가 전산화되며 본격적인 스마트시대를 열었다.

1991년 난생처음 공직을 시작하며 「생활보호법」과 10년을 지냈다. 종이서류에 기안하며 쌓인 서류를 일일이 검토하고 지원을 결정했다.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어려운 이웃들과 소통하고 가능하다면 무엇이라도 동원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다녔다. 아날로그 시대의 정이 있었던 것 같다.

2000년 법이 바뀌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되며 복지공무원들이 할 일이 많이 없어지겠구나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얼마나 어설픈 생각이었던가 하는 생각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주·부식을 지원하던 생계구호와 의료보호가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해산·장제급여, 자활급여로 세분화되고 승차권을 지급하던 노인복지가 노령연금을 거쳐 기초연금으로 확대됐고 복지관과 경로당을 중심으로 여가시설 기능보강과 각종 프로그램 운영, 돌봄 지원으로 확대됐다. 보장구를 지원하던 장애인복지도 장애수당, 장애연금, 재활지원 등 여러 정책을 만들어 냈고 소년소녀가장을 지원하던 아동복지도 보육지원, 돌봄의 선택적 지원을 한다.

단순 이웃돕기도 주민생활지원, 희망복지, 동네복지, 맞춤형복지, 허브화복지, 사례관리로 문제의 발굴과 해결을 지원한다.

사회복지에 처음 입문하면 누구나 접하지 않을 수 없는 구호가 있다. 비버리지 보고서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이제 그런 복지사회 속에 살고 있다. 우리 진천군 복지직 공무원은 복지 아날로그 시대 5명에서 지금은 53명이 근무하고 있다.

‘삶이 풍요로운 휴먼시티’ 만들 것

우린 스스로 진천군을 강소군(強小郡)이라 말한다. 이 기회에 우리 군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싶다. 언젠가 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글이다. 진천군의 면적은 407.25㎢로 전국의 0.4%, 충청북도의 5.5%에 해당한다. 3만7697가구, 8만7421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작은 자치단체에 불과하지만 경쟁력 있는 강한 자치단체로 평가되고 있다.‘사람 중심의 친환경 미래도시’ 생거진천의 복지비전은 태아에서 죽음까지 책임지는 ‘삶이 풍요로운 휴먼시티’다.

지금 전국의 자치단체들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는 진천군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진천군은 인구증가율 2019년 3.66%로 도내 1위(전국 5위), 1인당 지역총생산(GRDP) 9299만원으로 도내 1위, 고용률 도내 1위, 재정자립도 충북 군단위 1위(전국 군 단위 3 위)의 경제지표로 인구 15만명의 명품도시 건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러한 경제 성장은 고스란히 군민의 복지에도 반영되고 있다. 진천군의 2019년도 일반회계 세출 총 예산은 전년대비 13.05% 증가한 4233억9900만원을 본예산에 편성했고 그중 26.52%인 1122억8300만원을 복지예산에 반영했으며, 본예산증가율보다 높은 21.15%가 증가돼 아동복지, 장애인복지, 노인복지, 여성복지, 소외 저소득층 생활안정 등 군민의 복지증진을 지원하고 있다. 보건, 고용, 특별회계를 포함한 복지예산 1000억원 시대를 운영하고 있다.

공공복지와 더불어 민간이 참여하는 진천군사회보장협의체, 읍면사회보장협의체 등 민관 복지전달체계의 허브화와 민간 기업·기관·단체의 기부 릴레이는 함께하는 동네복지의 탄탄한 기반을 만들고 있다.

진천군은 2010년 이후 복지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왔다. 공공복지전달체계 개편과 각종 직영 또는 위탁 공공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민간법인·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복지시설·센터 등을 지원하며 복지 인프라를 구축해오고 있다.

또한 사람 중심의 삶의 질 향상과 복지욕구를 반영한 민선7기 복지4개년계획으로 포용적 커뮤니티케어 서비스 제공, 미래세대를 위한 희망시티 조성, 가족을 위한 해피시티 실현, 활력 넘치는 실버시티 조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동네복지 실현, 마음껏 일하는 드림시티 실현, 삶이 풍요로운 평생복지문화 확산을 위해 7개 추진 전략에 41개의 중점 추진사업을 사회보장계획에 담았고 복지 R&D사업으로 지역사회 통합 돌봄사업을 만들어 미래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

진천군의 복지는 행정 중심이 아니다. 나눔과 배려가 함께하고 군민이 참여해 만들어 가는 지역공동체 복지의 구현이다. 많은 지표에서 나타나듯 진천군의 미래는 밝다. 사람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 중심의 삶이 풍요로운 휴먼시티’ 진천군에서 산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천군은 ‘삶이 풍요로운 휴먼시티’를 복지비전으로 삼고 있다. 사진은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한 진천군 관계자들
진천군은 ‘삶이 풍요로운 휴먼시티’를 복지비전으로 삼고 있다. 사진은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한 진천군 관계자들

새로운 복지 ‘지역사회 통합 돌봄’

마무리하며 ‘생거진천형 커뮤니티케어’를 소개하고자 한다. 진천군은 2019년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인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2019년 하반기부터 2년간 국비를 포함한 총사업비 44억6000만원을 투입해 선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가는 생거진천형 커뮤니티케어’는 5 개의 유형별 대상자를 지원한다. △만65세 이상 노인으로 요양병원에서 입원 기간이 최근 1년 이내 181일 이상인자 중 퇴원 후 지역사회 복귀 또는 퇴원 예상 대상자 △만65세 이상 노인으로 요양병원에서 입원기간이 최근 1년 이내의 180일 이상인 자 △75세 도래자 및 장기요양등급 내외자 △노인성 만성질환 대상자 △거점돌봄센터 중심 마을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거, 돌봄·요양, 보건·의료, 거점돌봄센터의 분야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거분야는 어르신 맞춤형 주거환경개선, 케어안심주택 운영 등, 돌봄·요양분야는 어르신 가사간병지원, 거동불편 어르신 이동지원, 스마트 안심생활 지원, 케어팜(Care Farm) 운영 등, 보건의료분야는 방문진료, 안심복약지도, 만성질환예방, 맞춤형 운동지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거점돌봄센터에서는 건강관리 동네복지사를 운영하며 지역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이 같은 노인 지역사회 통합 돌봄사업은 노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아동 등 취약계층과 더불어 지역사회 모든 주민에게 제공될 수 있는 돌봄모델이 되리라 생각한다.

‘행복하게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다가 행복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Well-Birth, Well-Being, Well-Dying)’은 모든 사람이 꿈꾸는 인생의 목적이자 목표일 것이다. 이 목표를 향해 진천군의 복지는 계속 진화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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