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형 한국학교사회복지학회장

배진형 회장은 “학교사회복지사 국가자격제도 시행에 따라 법령 마련 및 운영, 체계별 교육, 운영 매뉴얼 작업 등에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진형 한국학교사회복지학회장
배진형 한국학교사회복지학회장

먼저, 학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한국학교사회복지학회는 한국의 학교사회복지 개념이 차츰 도입되던 1997년 5월 한국학교사회사업학회라는 명칭으로 창립됐다. 학교사회복지 실천현장과 실무를 사회복지 이론과 지식, 가치 차원에서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후 20여 년 동안 매년 춘·추계 학술대회와 등재학술지 발간, 학교사회복지 실무자 협의체인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와 긴밀하게 연계·협력하며 학교사회복지 교육, 새로운 지식 분야의 조사연구, 현장 실무자 지원을 위한 자문, 워크숍, 국내외 관련 기관과 단체들과의 교류 등으로 실천역량 증진을 위한 이론 발전에 기반을 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학교사회복지’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학교사회복지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개인을 둘러싼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기인한 어려움이라고 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학생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심리·사회적 문제는 교사 외에 다양한 전문가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 학교사회복지는 학교 내에서 전문능력과 자격을 갖춘 학교사회복지사가 학생-교사-학부모-가족-학교-지역사회를 대상으로 개별 학생의 심리·사회적 어려움, 학생을 둘러싼 다양한 상호작용 및 어려운 상황을 초래하는 조건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의 한 전문 영역이다. 모든 학생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상의 교육환경과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학교사회복지 관련 현황과 우리나라에 학교사회복지가 도입된 계기는?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 약 7만4000명의 학교사회복지사가 활동 중이며 학교사회복지 위상이 높아지고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학교사회복지사로 일하기 위한 자격은 각국에서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보다 나은 학교생활과 적응을 위해 건강한 교육을 방해하는 각종 어려움을 파악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음은 공통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학교사회복지는 1980년대 후반 현대고등학교 김혜래 교사가 심리상담 및 진로상담 전문가와의 다학제적 협력을 통해 학생을 지원한 것을 그 뿌리로 한다. 이후 다양한 연구 및 시범사업을 거쳐 도약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지방자치단체학교사회복지사업, 위스타트학교사회복지사업, 위프로젝트, 하이원학교사회복지사업 등을 통해 발전해 왔다. 이들의 전문성 담보를 위해 협회, 학회와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공동운영하는 민간자격시험제도를 통해 2020년 현재 1452명의 1급 학교사회복지사를 배출했고, 2019년 5월말 현재 교육복지사를 포함해 819명의 학교사회복지사가 활약하고 있다.”

오는 12월 학교사회복지사가 국가자격제도로 전환된다. 어떤 의미가 있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으로 그동안 민간자격으로 발급되던 1급 학교사회복지사가 정신보건 및 의료사회복지 영역과 더불어 국가자격제도로 전환되게 됐다. 이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및 지자체 학교사회복지사업 내에서 활약한 많은 학교사회복지사들의 전문성을 자리매김하고 앞으로의 학교사회복지 영역에서의 교육체계를 재정비하는 중요한 계기로 여겨진다. 그동안 학교사회복지는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에서 실시하는 1급 자격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보수교육과정을 비롯해, 협회와 학회의 협력을 통해 수퍼바이저 교육 및 실습 교육 등에 대해 꾸준히 연구를 축적해 왔다. 특별히 학교사회복지 실습은 타 영역과는 다르게 일주일에 두 차례 실습 출석을 의무화하고 여러 학교가 연계해 지도하는 등 전문성 높은 훈련을 해 온 바 있다. 이러한 축적된 노력은 국가자격제도 시행과 더불어 학교사회복지 영역의 전문성 향상, 정체성 증진, 공통의 교육훈련과정을 내실화하고 영역 내 전문성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만큼 학회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 같은데?

“학교사회복지 영역은 수련제도가 이미 정착되어 있는 정신보건, 의료 영역과 다르게 새롭게 자격제도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주관해 갈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학교사회복지사 1급 수련교육, 현장에서 1급 학교사회복지사를 교육할 수퍼바이저 교육 및 1급 자격 유지를 위한 보수교육 등에 필요한 연구를 함께 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교사회복지를 포함한 ‘영역별 사회복지사 자격제도 연구’ 등을 지원했으며, 학술대회 연구를 통해 교육 내용 체계화를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도 법령 마련 및 운영, 체계별 교육 및 운영 매뉴얼 작업을 위해 협력하고자 한다.”

5월 23일 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장기적인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발표자 및 토론자, 진행을 위한 최소 인원이 참여한 온라인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됐다. 온라인 창구를 마련해 실시간 의견과 질문을 댓글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학회원은 물론이고 현장 학교사회복지실무자 등 1870명이 참여했다. 학술대회는 ‘도약! 학교사회복지사 국가자격 수련 교육과정, 전문성으로 답하라’를 주제로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눠 발표가 진행됐다. 첫째, ‘학교사회복지사 수련 이론교육과정개발’ 연구를 통해 수련제도에서 훈련받는 수련생들의 전문성 담보를 위한 커리큘럼을 다뤘다. 두 번째로 ‘학교사회복지 보수교육 과정개발’을 발표해 국가자격을 취득한 학교사회복지사들의 지속적인 역량 강화를 위한 훈련과정을 소개하고 자격증소지자에 대한 전문 책임감을 유지하고자 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학교사회복지사 수련 수퍼바이저 교육과정개발’ 연구를 통해 새로운 국가자격제도 운영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수퍼바이저에 대한 교육의 틀을 제시했다.”

현재 학교사회복지학회의 현안은 무엇인가?

“학교사회복지사 국가자격 관련 법령 마련 지원 및 운영에 있어 효과적으로 학교사회복지사협회와 협력하는 것이다. 수련제도의 교육 운영 시간 및 주제를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해 이번 학술대회를 발판으로 연구된 내용을 정교화 하여 실제 커리큘럼으로 체계화하는 작업도 포함된다. 학교사회복지사 수련, 보수, 수퍼바이저 교육 및 운영 매뉴얼 작업도 지원할 계획이다. 각 영역의 대상 선정, 관리 등에 대한 세세한 행정 지침이 정리되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학회의 본질적 역할인 학회원들의 관심과 협력 증진, 학교사회복지 관련 조사 연구, 학회지 발간과 발전 지원,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학교사회복지사 역할 정립과 이에 필요한 연구, 학교사회복지 학부 교육과정 체계화, 학교사회복지 강의 교수자 발굴 및 네트워킹, 타 학회 및 기관, 관련 단체와의 교류, 국제적 네트워크, 학회 홈페이지 관리 및 기능 보강을 통한 접근성 강화 등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한다.”

학교사회복지사가 현장에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학교사회복지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들의 활동과 노력은 참으로 대단하고 효과가 드러나고 있는데 분야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과 이권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결국 학교 사회복지사는 2차 세팅에서 다양한 전문가와 협력하고, 학생들의 교육목적 달성을 방해하는 조건에 개입하며, 학교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학교 내외부와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장에서는 나 홀로 일하는 전문가, 복지영역에 대한 제한적인 소통의 상황 등이 도전이 되지만, 이는 다학제적 협력과 적극적인 외부 자문 및 협의체 운영 등을 활성화 시키는 계기가 되기에, 쉽지 않은 여정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씩 내딛고 소통하며 치열하게 해결책을 찾아나가고자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학교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및 위상 강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해준다면?

“이번 국가자격제도 시행이 학교사회복지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강화·확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사회복지사들은 지금까지 학생들의 삶의 질 향상과 권리 옹호에 힘쓰며 다각적 네트워크를 통해 보다 행복하고 적응력 높은 학교생활, 자존감 증진에 노력해왔다. 또한 미래를 향해 동기부여 되는 매일을 함께 만들어 나가며 필요한 지원을 적극 찾고 연계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그동안 다양한 사업과 법제화를 위한 노력이 여러 번 시도되고 중단되어 좌절돼 왔지만,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가로서의 학교사회복지사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다양한 학생서비스 팀의 구성원으로 제도화의 물꼬를 틀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이를 위해 학회와 협회 그리고 관련된 모든 사회복지인과 예비사회복지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질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학교사회복지실은 학생들에게 주로 쉼터로 인식돼 있지만, 사실 ‘숨을 쉴 수 있는 숨터’라고 고백했다는 어느 학생의 말이 떠오른다. 학교사회복지실이 상담실로, 놀이터로, 쉼터로 기능하며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 학생이 주인 되고 전문가들이 협력하는 참 ‘숨’을 쉬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우리 협회도 학교사회복지실이 학생들과 학교사회복지사, 그리고 학교 전체와 사회 및 국가로 이어지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협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앞으로 시행되는 학교사회복지사 국가자격제도에 많은 관심 가져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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