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구 한국실명예방재단 이사장

강윤구 한국실명예방재단 이사장
강윤구 한국실명예방재단 이사장

지난 2월 제20대 한국실명예방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소감과 근황을 말해 달라.

“창립 이래 근 반세기 동안 오로지 국민의 눈 건강 지킴이 역할을 수행해 온 재단의 책임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또한 그동안 재단이 쌓아온 업적을 이어가면서 더욱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는데 막중한 소명의식을 느끼고 있다. 2월 초순 취임 이후 후원 모금 활동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녀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외부 활동에 크게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선 재단의 조직 활성화와 담당 사업별 직무의 유기적인 호환을 위해 전반적인 내부 시스템을 정비 중에 있다.”

행정고시 16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하다 보건복지분야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에서 근무하던 중 1988년 1월 국민연금제도 도입을 앞두고 1987년 6월 보건복지부에 국민연금국이 생기면서 보건복지부로 전출하게 됐다. 처음에는 국민연금 재정을 관리하는 기금관리과장을 맡았고, 이후 계속해서 보건복지부에 재직하면서 보건과 복지 여러 분야를 거쳐 일하다 2004년 7월 차관을 끝으로 그만두게 됐다.”

한국실명예방재단은 1973년 창립 후 국민의 시력보호와 실명예방을 위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왔는데 그동안의 성과는?

“197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취약한 보건의료 환경 하에서 각종 전염병이 많았고 안질환도 많이 발생해 실명에 이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 당시 우리나라 실명인구의 반수 이상은 예방이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뜻있는 안과 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실명예방사업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73년 10월 재단 창립 이후 2019년 12월 말 현재까지 약 935만명의 취학 전 어린이에게 자가 시력검진을 실시했으며, 그 가운데 이상 증상이 나타난 약 46만명에게는 안과 정밀검진을 받도록 했다. 60세 이상의 저소득층 노인 5만1661명에게 백내장 등 수술비를 지원함으로써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전국 무의촌 취약지역 노인 18만6480명에게 무료 안 검진을 실시해 노인성 안질환을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100세 시대에 건강한 시력을 가지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눈 건강교육을 위해 17만4586명에게 안 보건 교육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국내뿐 아니라 저개발 국가의 눈 건강 증진 사업 등 해외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저개발국가의 실명예방사업에도 기여할 목적으로 2013년 3월 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병원에 안 클리닉을 설립해 상시 운영하고 있다. 연 2~3회 백내장 등 수술 봉사팀을 파견해 무료로 개안수술을 실시함으로써 시력회복은 물론 눈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7년여 동안 1만5652명에게 무료 안 검진사업을 실시했으며, 632명에게 개안수술을 실시해 밝은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줬다.”

현재 재단의 최우선 당면 과제는 무엇이며 해결방안은?

“재단은 눈 건강증진 사업을 영위함에 있어 60세 이상 어르신에게는 정부 지원금으로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국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11~59세 저소득층 질환자에게는 후원자의 기부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로 후원의 손길이 더욱 줄어들고 있어 지원 요청자의 수요를 50%도 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공공 보건의료기관, 기업, 단체 등 법인은 물론 개인 후원자에 대해 후원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23년 재단 50주년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방향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향후 국민의 눈 건강증진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크게 두 개의 축을 근간으로 실명예방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첫째,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노인성 3대 안질환인 황반 변성, 당뇨성 망막 병증, 녹내장 등의 예방에 실효성 있게 대처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전국 11개 안과 병의원이 없는 군단위 취약지역에 ‘안과 의사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노인 무료 안 검진’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둘째, 12~18세 청소년의 근시를 사전 예방토록 힘써 나가겠다. WHO는 2019년 10월 세계 시력의 날에 ‘한국 청소년의 근시 문제가 세계 최악의 수준’이라고 언급하면서 ‘대도시에 거주하는 청소년의 경우 약 97%가 근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단의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근시와 같은 시력장애는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거나 시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재단은 취학 전 어린이 실명예방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어린이 눈 건강 교실’을 운영해 취학 전 바른 눈 건강 습관과 생활규칙을 몸에 배도록 하고 병행해 시력검사도 해줌으로써 이상유무자 발견 시 안과 진료 안내 등으로 조기에 안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기관장으로서 내부 직원과의 소통, 그리고 전국 14개 지부와의 협력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사장 부임 이후 직원들과는 담당 사업별 현안 과제와 대책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 개인이 갖고 있는 애로 및 건의 사항에 대한 의견도 함께 나눴다. 앞으로 구성원 모두가 소통을 넘어 공감할 수 있도록 조직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전국 14개 지부와의 협력체계는 매년 4월과 11월 지부장 회의를 통해 연간 90회 정도 실시하는 무료 안 검진 사업에 대한 평가와 발전방향에 대해 협력하고 있으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안 검진사업이 지연됨에 따라 적정한 실시 시기 등을 협의하기 위해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데 이사장님은 워라밸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어 가려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오랜 조직생활에서 몸에 밴 긴장감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넉넉함을 위해 한 박자 늦춰가는 지혜를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1975년 공무원으로 시작해 보건복지부 차관, 대통령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등을 지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성과는?

“현재의 재단 이사장에 이르기까지 45년여의 조직생활 중 거의 대부분을 공직에 몸담아 온 탓인지 매번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그 자체로써 보람을 느껴왔다. 이러한 매 순간 일에 대한 성취가 가장 큰 성과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또한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해 달라.

“우리나라는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고 각종 미디어 기기가 범람해 국민들의 눈은 피로해 가고 있는데, 눈 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과 실명예방사업을 위한 지원 정책이 미국, 호주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현실이다. 이에 재단은 50여 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직을 재정립하고 필요 예산을 확충해 국격에 맞는 초일류 실명예방재단, ‘Eye Love Foundation’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눈은 인간의 장기 중 가장 먼저 노화가 시작되는 부위다. 한번 잃은 시력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홀히 관리하고 있는 분들이 너무도 많다.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도 경험했듯이 사전적인 예방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소외된 이웃을 위해 애쓰고 있는 사회복지종사자와 자원봉사자 여러분께서도 눈이 건강해야 봉사에 헌신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눈 건강관리 습관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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