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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장애인의 복지서비스 확대하자
  • 승인 202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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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형 나사렛대학교 휴먼재활학부 교수
우주형 나사렛대학교 휴먼재활학부 교수

우리나라 고령장애인의 현실은?

2017년에 이미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에 들어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빨라 25년 후인 2045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세계 최고인 나라가 된다고 한다(통계청, 2019.9.). 특히 장애인의 고령화는 비장애인구의 고령화 속도 보다 훨씬 빠르며, 2019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7장애인실태조사’는 우리나라 장애인구 중 65세 이상이 46.6%라는 놀라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사회의 고령화 측면에서 볼 때 장애인의 경우에는 이미 심각한 초고령화가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고령장애인은 장애와 노화로 인해 야기된 위험이 중첩되는 ‘이중위험’ 상태에 놓이게 되기에, 노화로 발생되는 어려움에 대한 치료적인(또는 요양중심의) 접근뿐 아니라 장애로 발생되는 제반 차별적인 환경과 요인에 대한 지역사회에의 참여와 활동 및 인권중심의 접근까지도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장애인은 노인과 장애 영역에서 소외되는 복지사각지대에 빠져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나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모두 고령장애인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상태로 제공되고 있어서 제도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탈락된 장애노인들에게 ‘노인돌봄종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본인부담금이 높고, 서비스 이용시간이 적어 이용을 꺼리고 있는 상태이다. 장애인복지관이나 장애인복지사업에서 고령장애인을 대상으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나 이는 장애인과 노인을 포괄하는 전 생애주기를 포함하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으로서 고령장애인만을 특정하여 실시하고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고령장애인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중위험(double risk)’의 문제다. 장애인의 노화로 인한 변화는 기존의 장애에 노화에 따른 변화가 중첩되어 ‘이중위험’으로 나타난다. 기존의 장애상태로 인해 신체, 심리사회적 측면에서 어려움을 가지고 있던 상태에 더해 노화로 인한 제측면의 변화가 중첩되어 나타나기에 장애 개인이 갖는 어려움의 정도는 배가된다.

둘째, ‘조기노화(premature aging)’ 현상이다. 장애발생 후 일정기간이 지난 뒤 비장애인의 경우보다 이른 시기에(보통 15~20년 정도) 나타나는 신체, 심리, 기능, 사회심리적인 변화(노화)를 의미한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장애발생 이후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노화가 약 20년 정도 일찍 시작된다고 한다. 즉, 장애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45~55세에 노화가 시작되며 신체기능적인 변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40세부터 ‘조기노화’가 진행되며, 다른 유형의 장애인 중에서도 50세부터 노화가 시작되는 경우가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조기노화와 이에 따른 이차 장애 상태는 이전(기존) 장애에 대한 대처방법과는 다른 지원이 필요하며, 장애예방은 여기에서도 중요하게 적용할 수 있다. 즉 1차 손상이후 2차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장애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이차적 현상(secondary condition)’ 증가다. 장애유지 기간이 길수록 이차적 건강문제가 더 많이 나타나고 생활만족도는 더 낮다. 후기 소아마비 장애인에게는 순환계 질환율이 4배, 당뇨가 5~6배 더 많이 나타난다. 고령화된 뇌병변 장애인에게서는 골절이 5배 더 많이 나타나며, 보행이 불편한 장애노인의 약 70%가 골다공증이 나타난다. 고령 청각장애인은 농인으로 살다가 시각장애 등의 중복 장애가 생기는 등 이차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갖고 있다. 고령 척수장애인은 비고령 척수장애인에 비해 87.8%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으며, 만성질환 보유 개수는 2.57개에 달했다. 또 신장장애인의 경우엔 투석 합병증으로 인한 시력 저하로 낙상에 의한 골절 위험이 높고, 장기간 투석으로 인한 건강 악화, 장기간 병원 내원과 일상생활 활동저하로 인한 심리적, 정신적 건강 악화가 악순환이 된다.

넷째, 심리적 스트레스와 우울감 증가다. 고령장애인은 기존의 장애조건과 노화로 인해 심리적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2~3배로 높아지고, 이는 생활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며, 사회활동 참여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령 척수장애인의 경우 32.8%가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고, 33.65%가 자살 생각이 비고령 척수장애인(15.2%)보다 2배 이상 높았으며, 실제 자살을 시도했던 경험도 8.1%로 나타났다(2018 척수장애인 욕구·실태조사보고서).

결론적으로 고령장애인은 장애유지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조기노화와 이차적 장애가 진행되며, 이로 인해 신체 기능적인 측면(ADL, IADL)에서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주관적 신체건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고 전 생애기간 중 노년기를 준비할 수 없기에 나타나는 우울감과 스트레스의 증가, 직업을 포함한 사회적 활동에서의 제약이 높고 삶의 만족도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장애인의 복지 대책은?

현재 정부의 고령장애인 제도는 장애 유형별 ‘조기노화’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 장애인 정책의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기초연금·노인장기요양보험·노인돌봄종합서비스 등 주요 고령장애인 사회서비스들의 대상자 선정 기준이 모두 만65세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어 장애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한 현재 ‘고령장애인에만 특화된’ 법률과 제도가 전무하고, 돌봄제공자에 대한 규정 및 관련 정책이 없으며, 각종 급여를 소득기준으로 선정하는 것도 문제이다. 장애수당의 경우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장애인연금은 월수입의 별도 기준을 정하여 수급자를 선정한다. 따라서 장애 유형별 특성을 파악하고 연령 기준과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

장애유형별로 살펴보면, 고령 시각장애인의 경우엔 지역 내에서 경로당 등을 이용할 수 없고, 고령시각장애인에 특화된 주간보호센터 등의 시설도 없어 고령 시각장애인이 활용할 수 있는 복지인프라는 전무한 실정이다.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만65세 이상의 고령 시각장애인은 49.3%이며, 출현율은 52%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복지서비스는 부족해 전국에 시각장애인복지관은 15개소로 이중 7개소가 서울·경기·인천에 몰려 있다. 미설치 광역지자체가 6개 지역이며, 설치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관할 지역이 광범위해 실질적 서비스 제공은 복지관 인근지역으로 한정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고령 시각장애인에게 일상생활을 최대한 자립적으로 영위하도록 지원해야 하며, 복지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상태임을 감안해 고령 시각장애인의 지역사회 생활을 최대한 가능케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고령 청각장애인의 경우, 취업의 어려움, 심리 사회적 어려움, 가족 관계 등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부처의 업무에 수화통역이 제공돼야 한다. 또 갑작스런 소리와의 단절, 보청기라는 기계음에의 적응, 심리적 안정을 돕는 광역시도 청각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치 및 프로그램 지원도 필요하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 취업의 어려움, 심리 사회적 어려움 등 일상생활의 어려움뿐 아니라, 10명중 9명은 복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현실이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청각장애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나라 고령화의 또 다른 모습으로서 함께 극복하고 해결해야만 하는 사회적 문제로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척수장애인은 고령 비율이 60%가 넘기 때문에 이들의 건강관리를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중요한데 현재 등록장애인 중 척수장애인을 따로 분류하기가 어렵고, 이들의 정확한 실태를 알 수 없다. 척수장애인협회에서 실시한 척수장애인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척수장애인이 지체장애인의 5%, 전체 장애인의 2.5% 정도로 추정되며, 이 수치는 언어, 안면, 자폐성 장애인보다 오히려 비율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척수장애인 분리통계 등 객관적 통계를 기반으로 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척수장애인의 경우 초기재활의 중요성이 매우 높음으로 스스로 당당히 노후의 삶을 준비하고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도록 균형 잡힌 종합적 사회복귀 훈련이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노화현상이 조기 진행되고 있음으로 노령연령 기준을 비장애인 대비 15~20세 하향 조정하여야 한다. 또한 소득보장, 보건의료, 주거 등 전수조사를 근거한 고령 발달장애인 및 가족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도입하고, 고령 발달장애인 및 가족지원 서비스 계획 수립 및 연계, 미래계획 등 수립 전담기구를 지정해야 할 것이다.

고령 신장장애인의 경우,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쉼터 및 단기보호시설도 마련돼야 한다. 50대에 발병한 신장장애로 인해 가족 해체, 잦은 입원, 건강 악화 등을 경험하고 삶의 저하, 심경의 급작스런 변화, 대화단절 등으로 인한 사회결여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또한 혼자서 생활하는 고령 신장장애인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집안일이나 영양불균형 등 가사 문제가 많이 발생되고 있어 고독사처럼 응급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신장장애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신장장애인의 경우 활동지원제도 이용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오랜 투석으로 2차 합병증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잦은 입원과 활동량 부족으로 근력손실이 와 부축을 하지 않을 시 이동의 어려움이 있어서 활동지원사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활동지원을 받기 어려운 판정기준으로 활동지원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편 고령장애인을 위한 시급한 현안 중의 하나는 현행 활동지원제도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개선이다. 활동보조서비스 이용자가 65세 이상이 되면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외 판정을 받아야 활동보조서비스를 계속해서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활동보조서비스를 다시 받는 것이 쉽지 않다. 왜냐하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는 이와 같은 생활환경을 반영한 추가급여가 없기 때문에 급여량이 하락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하락 폭이 매우 크다.

두 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차가 존재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65세 이전에 장애가 발생해 장애인으로서 노년기에 접어든 고령장애인에 대해서는 활동지원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활동지원제도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는 국민장기요양보험제도로 개편해 방문간호와 대인수발서비스는 여기에 편입시키고, 이동지원 및 가사지원서비스는 활동지원제도를 통해서 지원하는 것이 장애인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이외에도 독일의 경우처럼, 노령연금 수급연령을 장애인의 경우 기대수명에 차이가 있으므로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성 고령장애인의 노후대비를 위한 차별화된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

‘두세대 보호’ 위한 사회정책 준비해야

고령장애인은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지원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장애인복지와 노인복지가 공유 지점 없이 ‘복지프로그램 사각지대’로 존재하고 있다. 고령장애인은 장애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개별적 특성이 있어, 이는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실생활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 되느냐와 연결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고령화된 장애인은 장애의 중증·중복화의 가능성이 높다. 장애와 노화 두 가지가 결합된 이중위험에 직면하여 살아가며, 어릴 때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2차 장애도 수반한다. 따라서 장애노인의 경우 일반노인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이에 따른 예산책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이미 1990년대부터 ‘2세대 요보호대상자(two-generation geriatric families)’라는 용어가 나왔으며, 장애인과 노인의 공유영역을 계속 찾아나가고 있다. 이는 장애인 자녀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돌보던 부모도 고령화됨으로써 장애당사자와 고령화된 부모, 즉 두 세대를 돌보아야 하는 ‘두세대 보호(two-generation care)’의 사회문제가 발생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두세대 보호’의 사회정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