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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에서 건강과 복지 한번에"…부산 마을건강센터 가보니
  • 승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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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보건 소외 '반송2동'…'건강허브'로 탈바꿈
건강·복지 업무 연계…주민들도 사각지대 발굴
지난 25일 찾은 부산시 해운대구 반송2동 행정복지센터 1층에 조성된 마을건강센터[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1월 25일 찾은 부산시 해운대구 반송2동 행정복지센터 1층에 조성된 마을건강센터[사진제공=뉴시스]

"건강 관리는 병원이나 의사 선생님이 할 일이라고 생각했을 때엔 끼리끼리 모이면 술이나 마셨어요. 하지만 이제 주민들이 만나면 함께 걷거나 이웃을 돌봅니다. 마을의 풍경이 변한거죠."

지난 10월 25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반송2동 행정복지센터. '마을건강센터' 조성 전후로 반송2동의 건강지표가 얼마나 개선됐느냐는 질문에 지역 주민은 이렇게 답했다.

반송2동 동주민센터 민원실 옆 12평(약 40㎡) 남짓 공간에 '마을건강센터'가 들어서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센터가 바꾼 건 고작 수치 한 두자리가 아니라 1만2426가구 2만5914명이 사는 '마을의 풍경'이었다.

보건소 유무에 지역주민 건강수준 '격차'

반송2동은 1960년 후반 국가 정책에 따라 조성된 이주 지역이다. 1990년엔 영구임대아파트 2단지가 형성되면서 노인과 장애인 등 저소득 인구가 집중됐다. 실제 반송2동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가 해운대구 전체 수급자의 34.8%를 차지한다고 한다.

문제는 건강 격차였다. 시(市)나 구(區)마다 보건소가 설치되지만 모든 동네 주민들이 보건소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보건소가 있는 동과 그렇지 않은 동 사이 건강 수준이 달라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보건소는 보건소와 가까운 분들만 이용하고 있어 다른 지역 주민들에 대한 예방 서비스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며 "보건소가 없는 지역은 건강 수준도 낮고 질병 예방 서비스를 받는 비율도 낮다"고 말했다. 지역보건법 상 건강생활지원센터가 있지만 이 또한 센터가 건립된 지역과 다른 지역 간 접근성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부산시는 2007년부터 동(洞)마다 지역보건의료기관으로 마을건강센터를 설치하고 있다.

반송2동 마을건강센터를 찾는 주민 상당수가 민원 업무를 위해 동 주민센터에 방문한 이들이다. 차례를 기다리거나 업무를 마치고 난 뒤 잠시 마을건강센터에 들러 스트레스나 혈압 수치 등을 측정해 본다. 결과가 나오면 간호사로부터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물리적 공간은 12평에 불과하지만 반송2동 마을건강센터의 경우 혈압계, 체성분측정기, 광센서 활용 스트레스 측정기, 혈당기, 콜레스테롤 간이 측정기 등을 두고 있다. 혈압 측정은 물론 치매 검사도 가능하다.

보건소에서 파견된 팀장과 간호직 공무원 1명을 포함해 마을간호사 1명 등 간호·상담 인력이 상주하고 있어 전문적인 건강 진단이 가능하다.

진단뿐 아니라 건강 관리 업무도 맡는다. 당뇨교실, 고혈압관리, 치매예방부터 걷기, 댄스 같은 다양한 건강 관리 동아리 활동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마을건강활동가 1명, 신체활동 전문인력 1명 등도 항상 근무하도록 했다.

주민센터와 한 공간에…건강관리에 복지제도 연계

마을건강센터는 여기에서 한 발 나아가 건강과 복지를 아우르는 보건복지 '허브' 역할까지 맡는다.

동 주민센터 내에 설치돼 있어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업무와 연계하기 쉽다. 반송2동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을 책임지는 복지팀은 물론 그 외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맞춤형 복지팀이 마을건강센터와 함께 움직인다. 건강 상담을 받던 사람에게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복지제도 도움이 필요하거나 반대로 사례관리 대상 중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온 사람을 부서 칸막이 없이 관리할 수 있다.

마을건강센터를 찾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사회복지 공무원이 되기도 한다. 동아리를 결성한 주민들은 단순히 동아리 활동에서 멈추지 않고 혼자 사는 노인 등을 돌보며 고독사 예방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진짜 지역 주민이 원하는 복지 정책도 가능하다고 주민들은 자랑한다.
  
걷기 동아리에 참여 중인 한 주민은 "내 건강도 지키고 이웃 간 친선도 도모하고 봉사활동까지 할 수 있어 좋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골목과 골목을 다니다 보면 혼자 사시는 분들이 길가에 앉아 술을 드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분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끼를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마을건강센터들은 풍경뿐 아니라 실제 건강지표들도 개선해 냈다.

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에 따르면 마을건강센터가 설치된 32개 동 전체 인구(53만326명)의 30% 가량(15만8164명)이 건강 측정을 하고 만성질환자 등록을 마쳤다. 센터가 있는 지역 주민의 고혈압 조절율은 6개월 평균 15.0%로 보건소(6.6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보건소 6개월 평균이 9.94%에 불과한 당뇨 조절률은 21.84%에 달한다.

부산시는 마을건강센터를 2022년까지 206개 모든 동에 설치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도 평소 살던 곳에서 치료와 건강 관리를 받으며 살아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바람직한 형태 중 하나로 마을건강센터를 꼽는다. 건강은 물론 복지까지 연계할 수 있는 확장성에 주목한 것이다. 별도 시설을 짓지 않아 비용 면에서도 효과적이다. 반성2동 마을건강센터 한 해예산은 6000만원 정도다.

복지부는 이미 마을건강센터처럼 동 단위 건강생활 지원센터를 설립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나성웅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에 많은 우수사례가 있지만 여기 반송2동 마을건강센터는 복지와 동 주민센터 업무를 연계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바텀-업(bottom-up) 형태의 소규모 건강증진 사업을 분석해 이를 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기사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