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중 1명이 비만…올바른 식품정보 전달 교육 필요

미국에서는 비만에 대한 위기의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85년부터 30년에 걸쳐 시행한 비만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비만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미국인 4명 가운데 1명이 비만으로 드러났다. 또한 과체중이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고혈압 및 암을 포함한 심각한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공공보건 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매년 5명 중 1명이 비만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비만에 대한 의료비용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비만환자 의료비용으로 3440억 달러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미국 내 총 의료비용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 4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자치구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35%이상의 비만율을 보이고 있고 성인 개인이 한 해 동안 비만치료에 사용한 금액도 800달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매년 50개주와 컬럼비아 특별자치구 및 기타 자치주에 대한성인비만지도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 지도에서는 인종·민족 및 각 주별로 성인 비만율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현황에 따르면 특정 주에 비만 정도가 편중돼 있으며, 비만정도는 해가 갈수록 미국전역에서 악화되고 있다.

2016∼2018년의 비만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인종과 민족별로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났다. 먼저 2개 주에서 비 히스패닉계 성인의 비만율은 35% 이상이었고, 9개 주에서 히스패닉 성인의 비만율은 35% 이상이었다. 그리고 29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에서는 비 히스패닉 흑인 성인의 비만율이 35% 이상이었다.

특히 미국 전역에 걸쳐 성인의 20% 이상이 비만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콜로라도 및 하와이 2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에서 성인의 20∼25%가 비만이었다. 17개 주와 괌 자치구에서는 성인의 25∼30%가 비만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앨라배마, 아칸소, 아이오와,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미주리, 노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등 9개 주에서 성인인구의 35% 이상이 비만을 겪고 있었다.

지역별로는 남부(33.6%)와 중서부(33.1%)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았으며 북동부(28.0%)와 서부(26.9%)가 그 뒤를 이었다.

교육 수준별로는 고등학교 학위 미만의 성인에게서 비만이 가장 높았으며(35.0%), 고등학교 졸업자(33.1%), 전문대학(33.0%) 및 4년제 대학졸업자(24.7%) 순으로 비만율이 감소했다. 나이대로는 청년층의 비만율이 중년층 비만율의 절반이었다. 18∼24세 성인의 경우 비만율이 18.1%로 가장 낮았고, 45∼54세의 성인층에서 비만율이 36.9%로 가장 높았다.

대형식료품 체인점 등장과 식품사막의 확대

미국에서는 비만의 주원인 중 하나로 식품사막(Food Desert)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식품사막이란 지역사회 내에 채소나 과일 등 건강한 식량원이 부족해져 설탕이 함유된 주스나 인스턴트식품 섭취 등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이 생겨나는 현상으로 건강한 식품원이 부족한 지역 및 사회에서의 삶을 말한다.

연방질병통제센터에서는 식품사막을 ‘저렴한 과일, 채소, 곡물, 저지방 우유 및 건강한 식이를 구성하는 기타 식품에 접근할 수 없는 지역’으로 정의하고 있다. 식품사막은 식품유통이 부족한 시골이나 대도시 중심부의 저소득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정크푸드 섭취에 의존하게 되면 쉽게 비만하게 되고, 비만으로 인해 만성질병이 발생해 전반적인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식품사막이 확대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대형 식료품점 체인이 출현하면서부터 식품사막이 확대됐다고 본다. 대형식료품점에서는 다양한 유기농 농산물과 건강식품을 제공하지만, 운영 및 부대비용 발생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대도시의 중심부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매장을 개설하게 된다. 이러한 식료품점들은 소비자들이 주로 차로 도달이 가능한 대도시 근교지역에서 운영되며 저소득 지역에 매장을 개설하는 것을 꺼려한다.

반면, 패스트푸드 체인점 및 편의점은 시골이나 저소득 지역이라도 일정 수의 소비인원만 충족하면 개장할 수 있고 저소득층이 밀집해 있는 대도시 중심에도 많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상점에서는 일반적으로 신선한 음식이나 채소 등을 제공하지 않으며 이미 가공된 값싼 식품을 제공한다. 이는 비만인구 증가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거주 지역에서 가까운 매장에서 유기농 식품이나 신선한 농산물을 이용할 수 없다는 문제는 이러한 제품의 높은 가격과 운송비용으로 인해 저소득 지역에서는 해가 갈수록 식품사막이 확대된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낮은 교육수준과 제한된 생활환경으로 인해 비만과 그에 따른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주된 교통수단은 자동차인데, 차를 이용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에서는 건강한 식료품이 있는 상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음식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소수의 온라인 채널에서 건강식품의 중요성에 대해 공유하고 있고, 유기농 식품을 관리하는 채널을 개설하고 있으며, 또한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비만 예방 위해 가당 음료수에 세금 부과

미국 내의 각 주 혹은 지방정부에서는 비만의 원인중 하나로 지목되는 ‘설탕’이 포함된 음료수에 세금을 부과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표>는 2014년 이후, 가당 음료수에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미국 내 7개 도시의 현황을 보여준다. 이들 중 시카고 시가 포함 된 쿡카운티에서는 세금 안이 통과됐으나 1년 후 제도를 폐지했다. 볼더, 시애틀 및 필라델피아에서는 음료 1온스 당 각각 2센트, 1.75센트, 1.5센트의 세금을 부과하며 다른 5개 도시에서는 1온스에 1센트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세금을 명시한 곳 외에도 23개 주와 컬럼비아특별구에서는 식료품을 판매세에서 전부 면제하거나 부분 면제하지만 가당 음료는 식료품으로 구별하지 않아 판매세를 부과하고 있다. 가당 음료는 탄산청량음료, 스포츠음료, 에너지음료, 과일음료, 초콜릿음료, 감미료가 포함된 우유, 커피와 차를 포함하고 있으며 100% 과일주스 또는 칼로리가 없는 다이어트 음료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필라델피아 및 쿡 카운티의 가당음료 세금에는 다이어트 음료가 추가로 포함됐다.

이러한 가당 음료세제에 대해 사회복지 및 보건정책 전문가들이 옹호하고 있으며 이를 강화하기 위한 여러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는 액체의 무게(온스)가 아닌 설탕으로 무게를 이용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현재 시행되는 대부분의 가당 음료세는 설탕이 첨가된 음료자체의 무게를 기준으로 세금이 구성된다. 즉, 설탕의비율과 상관없이 무게가 같은 음료는 같은 비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음료에 들어있는 당 성분의 양이 건강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음료의 무게 대신에 설탕무게의 비율에 따라 세금을 책정하면 생산자가 음료의 설탕 함량을 줄이고 소비자도 당을 보다 덜 섭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주 전체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미국에서 시행중인 가당 음료세제는 모두 개별 도시 수준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세금을 면하기 위해 해당도시 외에서 음료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가당 음료로 인한 세금 혜택 역시 줄어들었다는 연구도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러한 세금누수를 줄이기 위해 가당 음료세를 도시지역을 넘어 주차원에서 보다 넓은 지역에 걸쳐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지리적 통합은 규정준수 및 관리비용을 줄이는 데도 용이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결국 음료를 더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이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낼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이 내야하는 세금의 정도보다는 세금이 지역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실제 세금 증가로 인한 사회복지혜택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음료 및 패스트푸드 소비에 대한 연구가 보다 면밀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비만과 건강 문제 위해 사회복지적 노력 요구

미국 내 사회복지사들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주요과제인 식품사막현상과 이로 인한 비만과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복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비만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저소득층이며, 식품사막 주변의 사회적 역학을 고려할 때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지역 사회복지사가 취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해당 지역사회 주민 교육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지식과 이해다. 저소득층 사람들이 건강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하며, 패스트푸드를 섭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의료비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 상황에 대해 교육을 실시한 후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 사회복지사의 임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식품사막 내 음식의 질이 그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사회복지사가 개별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건강한 식품에 대한 메시지를 전파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 내의 변화를 가져오기란 어렵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는 지역사회 일선에 있는 사회복지기관, 교육기관, 건강 및 의료센터, 미디어단체 등 여러 조직들과 협력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이러한 조직이 올바른 건강 식품정보와 건강한 식품원에 대한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가당 음료, 패스트푸드 등의 가공 식품이 함유하는 화학 성분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성을 인식하는 데 기초가 될 수 있다. 많은 경우, 소비자들이 식품에 첨가된 설탕, 방부제, 화학색소 및 향료의 양을 알게될 때 식품의 변화를 옹호하게 된다.

또한, 교육을 넘어 각 지역 기관과의 실제적인 협력을 통해 식품사막을 개선해갈 수 있다. 각 지역 농산물생산자 혹은 유통업자와 건강한 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서 얘기한 온라인 유통을 확대하도록 공급업자와 유통업자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의 지역사회 개발기술을 사용하여 관련 커뮤니티에 문제를 교육하고 풀뿌리 조직과 협력하여 비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식량안보와 관련한 기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이것은 정부와 민간단체로부터 식량안보 관련 기금을 늘리거나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정부부처나 민간단체와 관계를 맺고, 기금제안서를 작성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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