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돌봄 수요 증가…사회공헌활동 일환의 ‘돌봄’으로 사각지대 메워

10월 25일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2019 한국사회복지학회 추계학술대회’ 산학협력특별세션에서 ‘사회복지 4.0, 자원봉사의 가치와 전략’이 발표됐다.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을 중심으로 자원봉사활동의 효과성을 입증하고, 이를 통해 공공비용 절감은 물론 서비스 대상자와 공급자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해나가는데 주체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날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사업 참여자들의 사회통합감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현황분석 및 효과성 연구’를 발제한 김예성 한국체육대학교 노인체육복지학과 교수.

김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돌봄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곳곳에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돌봄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이를 발굴하고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활동주체로 민간자원에 기반을 둔 사회공헌활동 돌봄서비스를 제시했다.

지역사회의 돌봄 사각지대 노인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민간차원에서 봉사자를 연계해 돌봄을 제공하는 사회공헌활동 방식의 서비스가 효과적일 수 있으며, 실제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이 그 대표적 사업이라는 것.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사업은 2015년, 지역 민간자원과 노인돌봄수요를 연계시킴으로써 인구고령화에 따른 돌봄서비스 수요를 보완하고, 사회공헌활동 참여 활성화를 통해 노인돌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며, 더 나아가 우리사회 나눔문화확산을 위해 도입됐다.

2015년 2개 기관에서 시범사업으로 출발, 이듬해 전국 17개 기관으로 확대됐으며 2017년부터는 전국 50개 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다.

2019년 8월 현재 공공 돌봄서비스 적용이 어려운 노인 1만8448명에게 2만8420명의 봉사자를 연계해 총 62만4017시간에 달하는 인지활동 및 정서지원, 가사 및 일상생활지원, 주택안전관리, 복지서비스 정보제공 등의 돌봄 활동을 제공했다.

사업의 주요 참여자는 돌봄대상자와 돌봄봉사자가 있으며, 돌봄코디네이터, 돌봄활동, 돌봄포인트 등이 주요 키워드로 읽힌다.돌봄봉사자 활동을 위해서는 온·오프라인으로 어르신 돌봄은행 회원에 가입하고, 4시간의 돌봄교육을 수료한 뒤 대상자의 가정이나 시설에서 돌봄활동을 제공할 수 있다.

또 돌봄포인트는 1시간당 1포인트, 1일 최대 4포인트 적립 가능하며, 만40세 이후 본인이 적립한 포인트와 가족 등으로부터 기부받은 포인트 합계가 100포인트 이상이 되고, 만65세 이상이 됐을 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연간 200포인트 한도 내에서 사용가능하다.

다만, 만40세 이전에 적립한 포인트는 본인 사용이 불가하다. 가족 또는 제3자에게 기부하거나 VMS실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기부은행 돌봄포인트, ‘기부도 가능’

김 교수는 기부은행 사업에 대해 “민간자원을 활용해 노인돌봄수요를 충족하고 지역사회 내 나눔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큰 가치를 지닌 사업이지만 그 효과성에 대한 실증적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이라며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사업 참여자들의 사업 참여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점 만점 기준으로 돌봄대상자의 평균은 4.21점, 돌봄봉사자는 4.05점으로 나타났으며, 돌봄대상자의 경우 기부은행사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돌봄활동과 돌봄봉사자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기부은행사업 참여자들의 사업 참여만족도는 사회통합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대상자의 경우, 돌봄봉사자의 진심이 전해질 때 사회일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사회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사회통합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돌봄봉사자의 경우에도 기부은행사업을 통해 개인적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고 돌봄활동의 중요성을 인지할수록 사회에 대한 관심이 보다 높아지고 사회의 일원이자 필요한 사람이라는 의식이 강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교수는 “이런 연구결과는 기부은행사업이 사회적 통합을 증진시키는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부은행사업의 확산과 발전을 위한 제언을 내놓았다.

먼저 기부은행사업의 양적 확장과 이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피력했다.

그는 “사업 참여자들의 만족도와 사회통합 효과를 볼 때 수행기관의 개수를 확장시키고 지역사회에 골고루 분포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 지원이 절대적이며, 특히 돌봄대상자와 돌봄봉사자를 발굴하고 연계하며 지속적으로 관리해가는 실무담당 코디네이터에 대한 우선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프로그램 개발과 포인트제도 개선을 통한 질적 발전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상자와 봉사자의 욕구, 지역사회의 특성 등이 반영된 보다 참신한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기부은행 사업의 의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는 것.

더불어 포인트제도가 보다 실질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포인트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복지 4.0, 자원봉사의 가치와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10월 25일 숭실대학교에서 열렸다.
‘사회복지 4.0, 자원봉사의 가치와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10월 25일 숭실대학교에서 열렸다.

신중년을 위한 자원봉사활동모형 개발 시급

이날 급속한 인구고령화 및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신중년을 위한 자원봉사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미래고령사회 대응 베이비붐세대 및 전후세대 실태분석 보고(2013)에 따르면 베이비붐세대의 약 72.4%가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중년 자원봉사활동 프로그램 개발’을 발제한 고경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자가 70%를 넘어선다”며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자들은 은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해야 할 중요한 인적자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조사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세대의 75.2%가 취미생활 및 자기개발, 자원봉사활동 등에 참여하길 희망하는 등 사회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질적인 자원봉사활동 참여율은 연령대별로 15∼19세가 73.0%로 가장 높고, 40대 17.0%, 50대 14.2%, 60대 이상이 4.8%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 연구원은 “전문지식과 실무경력을 보유한 만50세 이상 신중년들의 전문성과 경력활용 및 자원봉사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에 대한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그 첫 번째가 ‘신중년 나눔학교’다.

신중년 나눔학교는 신중년이 예비 신중년 계층에게 은퇴준비교육을 시켜주고 각자의 재능을 나누며 서로를 교육하는 교육콘텐츠를 구성, 지역사회에 해당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재능을 기부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은퇴준비와 지식 나눔활동 등을 매개로 하는 신중년의 사회적 관계형성과 건강한 여가활동 촉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동·청소년 스포츠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나르샤 슛돌이’도 새로운 모형으로 제시됐다.

그는 “시설의 아동·청소년을 위한 축구 꿈나무 교육과 스포츠 인재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신중년 중 전문봉사자의 기술지도 봉사와 체력훈련 봉사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나아가 시설·기관 등 지역사회네트워크 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노인의 여가·취미활동을 지원하는 ‘젊게 살아가는 삶’프로그램과 인터넷 게임 중독 ALL봉사단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네 가지 프로그램 방향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전략수립이 요구된다”며 “아울러 앞으로는 신중년의 경력, 자격, 교육, 전문성 등을 기준으로 한 다양한 역할분담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의 개입으로 기부은행 등 활성화해야

이와 관련해 토론자로 나선 강영숙 군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공공의 개입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강영숙 교수는 “자발성과 무보수성 등 자원봉사활동은 민간영역에서의 순수성이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부은행에 이어 신중년의 자원봉사까지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만약 자원봉사활동에 정부가 개입을 해야한다는 논리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정당성이 필요하다는 것.

이에 따라 강 교수는 정부 개입의 정당성으로 “사회적 가치가 높은 봉사활동을 민간영역에서 확산시키기에는 확산속도가 더딜 뿐 아니라, 체계적 관리를 위한 전문가와 전문가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양안나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장은 “신중년은 무형의 자산이라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런 무형의 자산을 자원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공공의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강 교수는 또 “그동안의 자원봉사활동이 민간활동의 수준이었다면, 기부은행사업은 자원봉사에 사회공헌활동의 가치를 부여한 자원봉사활동의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보여진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특히 “기부은행 사업은 사회통합이라는 최종목표에 부합한, 효과성이 분명히 있다”면서 “더 나아가 사업이 확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부은행사업 운영의 질 고도화를 위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양열 전주 금암노인종합복지관장은 “기부은행사업은 사회통합감 증진과 돌봄서비스 수요 확대에 적절한 대안으로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포인트적립과 활용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사회공헌과 기부은행이 결합된 이 사업이 지역에서 잘 활용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현재 전주지역 민관사례관리팀인 ‘전주커뮤니티컨설팅’과의 연계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신중년층을 위한 ‘퇴직준비 아카데미, 50플러스인생학교’가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봉사에 대한 인문학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봉사학습체계를 구축하고, 봉사활동이 중요한 학습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양안나 정책연구센터장은 “2018년 도시정책지표에 따르면 50대 이상은 자원봉사 참여율은 낮지만, 지속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원봉사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즐거움을 함께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 신중년의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원선 신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생애주기별 계획 수립을 통한 기부은행사업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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